부여 왕릉원에서 백제 왕실 장례문화의 일면을 밝혀줄 토기 2점이 최초로 확인됐다. 

토기 2점은 땅속에 묻혀 4호분 서상총 무덤 입구(묘도)에서 최초로 발견된 토기다. 지난해 9월부터 발굴조사가 시행되었으나, 도면조차 남아 있지 않고 정비된 봉분 규모와 위치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재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조사 결과, 4호분은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과 고분의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길인 연도羨道, 무덤의 입구에서부터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 묘도墓道로 이루어진 굴식돌방무덤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무덤 입구 바닥 양쪽에서 처음 확인된 매납埋納 시설 2기 안에는 토기를 똑바로 세워 넣은 뒤 편평한 판석(쪼갠 돌)을 뚜껑으로 덮은 형태로 확인되었다. 묘도 내부 토기에 돌을 덮은 시설은 백제 고분에서 최초로 확인된 사례다.

상부구조인 봉분도 비교적 잘 남아 있어서 백제 시대 왕릉 축조 방법을 보여준다. 묘도를 쌓아서 만드는 방법으로, 다시 묘도 바닥을 파고 토기를 묻는 당시 제의 과정을 복원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토기에 담긴 내용물도 당시 제의 과정을 보다 분명히 보여줄 수 있어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과 함께 쌓인 흙에 대한 유기물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부여 왕릉원에는 1915년, 1917년 일제강점기에 확인된 6기의 고분과 1966년 보수 정비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1기의 고분도 부여 왕릉원에 정비된 채 남아있었다. 당시 고분들의 조사내용이 빈약하고, 사진과 도면자료도 매우 부족한 편이어서 백제 시대 장례문화를 파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현재까지 정비된 봉분의 규모와 위치 등을 제대로 바로잡기 위해 최신 조사·연구 성과가 온전히 반영된 왕릉의 정비·복원 안을 마련한다. 올해 3월부터는 3호분(서하총)의 발굴조사가 추진된다. 3호분도 4호분과 마찬가지로 현재 정비된 봉분의 규모와 위치가 백제 시대 봉분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어 이에 대한 올바른 정비·복원 안이 마련된다. 4호분 남쪽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어, 부여 왕릉원 내 고분의 입지와 조영 순서 등을 파악하는데도 중요할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전제 조사과정은 복원·정비 참고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하여 영상으로 제작된다. 영상은 모두가 볼 수 있게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