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지'속 마고여신상, 마고할미 관련 전승의 원류
'부도지'속 마고여신상, 마고할미 관련 전승의 원류
  •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 k-spirit@naver.com
  • 승인 2021.09.14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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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천지인 사상3

한국의 마고사상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선도문헌으로 『징심록澄心錄』(『요정징심록연의要正澄心錄演義』) 「부도지符都誌」가 있다. 한국의 많은 선도문헌들 중에서도 이 책자가 중요한 이유는 선도의 기철학이 마고신화의 방식으로 표현, 철학과 신화가 하나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여기에서는 ‘일기(천·지·인 삼기)’가 ‘마고여신(허달성·실달성·마고성 삼원)’의 형태로 나타나 있다. 일기(천·지·인 삼기)는 존재의 본질로서 물질화(현상화) 이전의 생명 차원이다. 남·여 성별을 논할 수 없는 차원이지만 물질화 이전의 생명 차원이기에 생명을 낳고 기르는 여성의 성질로 표현하였다.

「부도지」속의 마고여신상은 한국의 구비전승 중에 허다히 등장하는 창세신 한어미(할미, 대모大母) 전승, 또는 돌무지, 지석묘, 선돌, 큰바위, 석성石城 등 돌과 연관된 유적·유물과 결부되어 전하는 마고할미 관련 전승의 원류이다.

일반적으로 선도기학이 철학으로 분류되었다면 마고신화를 위시한 각종 마고 전승은 민속학으로 분류, 별개의 것으로 다루어져왔다. 「부도지」에서는 이들이 하나로 결합, 분리되지 않은 한국정신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기에 의미가 깊다. 일기·삼기에 대한 내용을 표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선도기학에 의하면 우주의 근원적 생명력이자 존재의 ‘본질’인 일기·삼기는 거듭 분화하면서 ‘현상’의 물질세계를 만들어낸다. 곧 선도에서는 존재의 본질인 ‘일기·삼기, 하느님·삼신, 하느님나라(신국, 천궁), 북두칠성 근방, 천부’가 소용돌이치면서 현상, 곧 물질세계가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이른 바 ‘존재의 생성’ 과정이다.

선도 전통에서는 일기·삼기의 성질과 작용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먼저『삼일신고』에서는 일기·삼기의 성질을 ‘선악善惡 · 청탁淸濁 · 후박厚薄이 없는 상태’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고전적 해석은 현대에 이르러 ‘무아無我’, ‘무無’, ‘공空’ 등으로 재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일기·삼기, 곧 ‘정보와 원물질을 지닌 기에너지’, 또는 ‘미세한 소리와 파동을 지닌 빛’은 순수한 우주의 구성 입자로서 물질적 형태가 생겨나기 이전의 상태이기에, ‘무無’나 ‘공空’의 성질을 지닌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무나 공의 성질을 지닌 일기·삼기가 흐르고 움직이는 방향은 특정의 방향으로 편향되어 흐르기 보다는 전체적인 균형과 평균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니 이를 ‘공公’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일기·삼기가 갖고 있는 ‘무無 · 공空’의 성질은 ‘전체全體 · 공公’의 성질과도 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기·삼기는 ‘무無·공空 → 전체·공公’의 성질을 지닌 약동하는 생명력 자체로서 고정된 성질이 없으며 분리가 될 수 없는 차원이다. 반면 현상의 물질계는 고정된 성질을 갖고 각각의 성질에 따른 ‘분리와 대립’의 속성을 갖는다. 이러한 물질 차원의 ‘분리와 대립’의 성격을 『삼일신고』에서는 ‘선악善惡 · 청탁淸濁 · 후박厚薄’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할 때 물질의 이면에 자리한 일기·삼기는 ‘무·공 → 전체·공’의 성질을 발현함으로써 물질 차원의 ‘분리와 대립’을 해소하고 상호 ‘조화調和’해가게 된다. 일기·삼기가 지닌 ‘무·공 → 전체·공’의 성질이 ‘조화점調和點’이 되어 물질 차원의 ‘분리와 대립’을 조화해 냄으로써 물질 차원을 움직여가게 된다. 이처럼 일기·삼기는 현상의 물질계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물질계를 조화롭게 움직여가는 ‘법칙’ 자체이다.

일기·삼기가 지닌 ‘조화調和’의 속성을 좀 더 쉽게 풀어 ‘공전을 우선하는 자전, 공평을 우선하는 평등, 구심을 우선하는 원심’으로 풀이한 해석도 있다. 선도기학은 에너지 역학力學과도 긴밀히 통하고 있으니, 향후 물리학이나 생명공학 등 자연과학 방면의 연구와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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