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도문화로 바라본 ‘홍익’의 의미
한국의 선도문화로 바라본 ‘홍익’의 의미
  •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 k-spirit@naver.com
  • 승인 2021.06.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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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올 봄, 한국 전통사상의 요체인 홍익사상에 대해 그 개념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논의가 나와 우리 사회가 떠들썩하였다. 사실 한국의 역사문화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홍익에 관한 유·무형의 수많은 자료들이 있어 홍익이 그리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아님을 알게 된다.

필자는 한국의 고유문화인 선도문화(仙道文化)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연구자로서 선도문화 전통에서 홍익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내용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홍익의 의미에 대한 가장 원론적인 설명이 되기에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선도문화에서는 세상과 인간을 ‘생명에너지(기)’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사람에게 ‘생명에너지’는 척추선을 따라 존재하는 상·중·하 3단전(머리·가슴·배)에 자리하고 있다. 머릿속의 의식, 가슴에서 일어나는 마음, 배에 자리한 힘은 실상 상·중·하 3단전 속의 생명에너지의 작용이 상호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이해된다.

선도문화에서는 이러한 생명에너지를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과정으로 ①성통(性通) → ②공완(功完) →③조천(朝天, 천화(亻天化)의 3단계를 제시한다. 첫번째 성통은 심신단련(수행), 두번째 공완은 사회적 실천, 세번째 조천은 궁극적인 생명에너지의 회복이다.

1단계 성통은 ‘지감 · 조식 · 금촉 수행’으로 요약된다. 감정을 그치고, 호흡을 고르며, 세상에 빠지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는 단련 과정을 통해 사람의 상·중·하 3단전에 자리한 의식·마음·몸의 생명력이 깨어나 ‘밝은’ 상태가 된다.

그런데 선도전통에서는 지감·조식·금촉 수행을 통한 개체의 생명력 회복(성통)은 ‘개체 차원’으로 한계가 있으며 이것이 ‘전체사회 차원’으로 확대될 때에야(공완) 비로소 온전해진다고 본다. 개인의 생명력 회복(성통)의 과정에서 ‘개체와 전체가 다르지 않다’는 자각을 하게 되고, 사회적 실천을 통해 전체사회의 생명력을 회복해가는 과정이 2단계 공완이다.

한국사 전통에서 이러한 공완은 고조선의 건국신화인 단군사화 중에 등장하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고(홍익인간弘益人間) 이치로써 세상을 다스림(재세이화在世理化)’, 또 신라의 건국신화인 박혁거세신화 중에 등장하는 ‘밝음으로 세상을 다스림(광명이세光明理世)’ 등으로 표현되어 왔다.

성통과 공완을 통해 개체와 전체가 분리 없이 하나로 인식되고 또 실천으로 자연스럽게 지행합일(知行合一) 되는 상태가 곧 3단계 조천이다. 조천은 ‘사람이 죽어 하늘로 올라가 복을 누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의 삶속에서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삶(私)에서 벗어나, 나와 전체를 하나로 인식하는 공공(公共)의 큰 의식이 생겨나고 공(公)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다.

정리해보자면, 한국 선도문화에서는 사람의 삶은 내면의 생명(밝음)을 회복하고(성통), 나아가 생명력이 넘치는 밝은 세상을 만들며(공완), 개인과 전체의 생명(밝음)이 혼연히 하나됨을 추구한다(조천). 성통이 곧 공완이고, 공완이 곧 조천이지만, 세분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중 사회실천 단계인 공완에 대한 다른 표현이‘홍익’이다.

이렇듯 한민족 고유의 선도문화로써 바라볼 때 홍익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며, 상고 이래 선도문화의 생명적 세계관·인간관·수행관·실천관에 나온 대단히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다. 선도문화에 대한 진전된 이해를 통해, 한민족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인 홍익의 의미가 분명해지기를 바란다. 홍익사상은 비단 한민족문화의 차원을 넘어서 현재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인류문화를 공생(共生)의 방향으로 돌려놓을 대안가치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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