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철 작가 역사서 '환단고기(桓檀古記)'를 소설로 쓴 '소설 한단고기'를  '느티나무가 있는 풍경'에서 펴냈다.  [사진=김경아 기자]
신광철 작가가 역사서 '환단고기(桓檀古記)'를 소설로 써서 '소설 한단고기'를 '느티나무가 있는 풍경'에서 펴냈다. [사진=김경아 기자]

역사서 《환단고기(桓檀古記)》가 소설로 나왔다. 신광철 작가가 펴낸 《소설 환단고기1, 2》(느티나무가 있는 풍경)가 그것이다. 《소설 환단고기》에는 《환단고기》를 엮은 계연수(桂延壽1864~1920)를 주인공으로 하고, 엮는 데 도움을 준 독립군 대장 홍범도(洪範圖, 1868~1943 장군과 계연수의 스승이었던 이기(李沂, 1848~1909) 등이 등장한다. 후일 《환단고기》를 세상에 펴낸 이유립(1907~1986)의 아버지인 이관집(李觀楫)도 등장한다.

주인공 계연수는 평안북도 선천군 출신으로 종교인이며 역사학자이다 이기의 제자로 계연수는 1911년 3월에 홍범도와 오동진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스승 이기의 감수를 받아 《환단고기》 30권을 편찬했다.

계연수의 스승 이기는 《단군세기》를 남긴 고려말 행촌 이암의 후손으로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계연수에게 역사학에 대한 영향을 주었다. 《환단고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양도 많은 《태백일사》를 계연수에게 제공했다. 이기는 동학을 일으킨 전봉준을 만나기도 했다. 1902년부터 항일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1909년 단학회를 세우고 얼마 후 사망했다.

홍범도는 평안북도 출신으로 호는 여천(汝千). 의병전쟁과 항일독립운동기의 대표적인 장군이다. 1907년 의병을 모집 투쟁하다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1920년 청산리에서 일본군 37여단 1만 5,000여명을 맞아 싸워 3,000여명을 살상하는 대승리를 거두었다. 계연수가 《환단고기》를 편찬할 때 홍범도는 정의부 총사령관이었던 오동진 장군과 함께 자금을 지원했다. 소설에서는 계연수와 이기 그리고 홍범도가 주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소설  환단고기'. [사진=김경아 기자]
'소설 환단고기'. [사진=김경아 기자]

이관집은 행촌 이암과 일십당 이맥의 후손으로 평안도 삭주 출신이다. 소설에서는 주인공 계연수의 친구로 등장한다. 동생 이태집도 계연수와 친밀한 관계로 등장한다. 이관집이 계연수와 친했던 것은 두 사람이 함께 고구려 유적을 답사한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은 함께 광개토대왕 비문도 조사하여 탁본을 떴다.

이관집은 삭주의 유지이자 독립운동가이며 태인 백씨와 혼인했다. 백씨는 《삼성기》와 《단군세기》를 소장하고 있던 태천진사 백관묵과 일가였다. 이관집은 5남3녀를 두었는데 그 가운데 아들 유립이 후일 《환단고기》를 세상에 전했다. 이유립은 계연수와 친했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역사에 눈 뜨게 되었다.

이유립은 계연수 사망 후 《환단고기》를 보존하고 세상에 알려지게 한 실질적인 인물이다. 1919년 13세에 단학회가 주관하는 교육기관인 배달의숙(倍達義塾)에 들어가 계연수, 이덕수, 나철 같은 스승의 강의를 들으며 《환단고기》를 공부했다.

《소설 환단고기》는 두 권 가운데 1권은 ‘역사의 은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이기, 홍범도, 계연수, 나철 등이 숨겨진 우리 역사를 만나고 역사 공부하는 과정을 그렸다. 2권 ‘계연수, 스승 이기를 만나다’에서는 주인공 계연수가 이기를 만나 스승으로 모시고 이기가 계연수에게 비서(祕書) 《태백일사》를 전해주기까지 과정을 그렸다. 그리고 동학혁명의 불길이 타오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런데 우리가 《소설 환단고기》를 읽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의 말을 빌리면 “한국인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역사서 《환단고기》은 한국인의 원형, 한국정신의 원형, 한국문화의 원형, 한국인의 정체성의 근원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의미이다. 작가의 말을 더 들어보자.

'소설 한단고기'. 한민족의 피를 가진 것이 자랑스러운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소설 한단고기'. 한민족의 피를 가진 것이 자랑스러운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한국인을 만나려면 만나야 할 책이 있다. 환단고기桓檀古記다. 역사서의 어디에도 없는 한국인의 근원을 밝혀주는 책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이름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인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 이름의 의미를 가르쳐주지 않는 나라가 있다. 한국이다.

우리나라 이름은 ‘한韓’이다. 한韓의 뜻을 모른다. 배달의 후손이라고 하면서 배달의 의미를 모른다. 짜장면 배달을 빨리 잘해서 배달의 후손인 줄 착각할 수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은 모두 흰옷을 입었다. 우리가 왜 흰옷을 입었는지는 모른다. 이것이 한국인이 가진 한국역사와 한국문화를 아는 수준이다. 내가 나를 모르고, 내 나라에 대한 역사와 정체성이 없는 것이 한국이다.”

이런 문제를 단박에 풀어줄 책이 《소설 환단고기》라 생각한다.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인류문명의 출발이 동방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알게 된다. “《소설 환단고기》에서 인류의 원형문화를 만날 수 있고, 근원적인 인류의 정신세계를 연 곳이 동방임을 깨우칠 수 있다.” 이 소설을 읽고 이제 우리는 ‘미몽(迷夢)’에서 깨어나라고 저자는 ‘작가의 말’로 외친다. 소설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작가의 말’은 한국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이유이다.

한국인의 근원을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은 《소설 환단고기》 1, 2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어서 3, 4, 5권을 출간할 예정임을 예고했다. 1, 2권을 읽고 훗날 이어 나올 3, 4, 5권을 기다리는 즐거움은 옛날 읽었던 대하소설을 생각나게 한다. 소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펴보는 것은 독자의 특권이다.

마지막은 ‘저자의 말’로 대신하여 일독을 권한다.

“내 조국, 대한민국의 근원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한민족의 피를 가진 것이 자랑스러운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