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사회인 조선시대에는 풍요로운 나라를 꿈꾸는 마음을 담아 국가제례 때 소머리와 발굽 모양의 세발이 달린 제기인 ‘우정牛鼎’에 특별히 기른 흑우(제주도 또는 거제도)고기를 사용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소띠 해를 맞아 중요한 노동력이자 재산이던 소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1월 큐레이터 추천 왕실유물로 ‘우정牛鼎’을 선정하고 4일부터 문화재청 유튜브와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조선시대 국왕이 집전하는 국가제례에서 삶은 쇠고기를 담아 나르던 제기인 '우정'. 이는 희생을 통해 신에 대한 공경, 신이 내린 복을 아래로 널리 베풂으로써 백성의 안녕을 바라는 지극한 마음이 담겨있다.  [사진=문화재청]
조선시대 국왕이 집전하는 국가제례에서 삶은 쇠고기를 담아 나르던 제기인 '우정'. 이는 희생을 통해 신에 대한 공경, 신이 내린 복을 아래로 널리 베풂으로써 백성의 안녕을 바라는 지극한 마음이 담겨있다. [사진=문화재청]

‘우정’은 종묘에서 사용되던 제기 중 삶을 쇠고기를 제례 장소까지 옮기는데 사용했는데 우정의 경우 뚜껑에는 소우牛자가 새겨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은 현재 뚜껑 4점과 몸체 5점을 소장하고 있다.

정鼎은 세발과 두 귀가 달린 솥을 뜻하며 제기는 제물로 바치는 동물인 희생의 종류에 따라 소고기를 담은 우정, 양고기를 담는 양정, 돼지고기를 담는 시정으로 구분했다. 그중 소는 특히 귀한 제물로 여겨 종묘제와 사직제 등 가장 중요한 국가제례에만 사용했다.

국가제례 때 우정은 신에게 익힌 고기를 올려 대접하는 절차인 ‘궤식饋食’은 국왕이 친히 제사를 지낼 때에만 진행하는 신성한 과정이다. 궤식을 마치면 신에게 바친 고기는 국왕이 다시 건네받는데 이는 신이 제물에 복을 담아 인간에게 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건네받은 고기는 제례가 끝난 후 연희에서 왕과 신하들이 함께 나눠 먹거나 혹은 정성스럽게 싸서 종친들, 신하들에게 나눠주었다.

소를 비롯한 희생은 신과 국왕, 이어 백성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신에 대한 공경의 마음, 그리고 신이 내린 복을 아래로 널리 베풂으로써 백성의 안녕을 바라는 지극한 마음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