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홍익정신
신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홍익정신
  • 이화영 계산공고 교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07.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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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화영 교 사(인천 계산공고)

신라의 최치원이 쓴 ‘난랑비서’엔 “우리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이를 풍류(風流)라 한다. 이 교(敎)를 설치한 근원은 <선사(仙史)>에 자세히 실려 있거니와, 실로 이는 삼교(三敎)를 포함하는데 군생(群生)을 접촉하여 교화한다. 집에 들어오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나라에 충성하는 것은 노사구(魯司寇·공자)의 주지(主旨)요, 무위의 일에 처하여 불언(不言)의 가르침을 행하는 것은 주주사(周柱史·노자)의 종지(宗旨)이며, 모든 악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봉행하는 것은 축건태자(竺乾太子·석가)의 교화인 것이다”라고 적었습니다.

이화영 교사(인천 계산공고)
이화영 교사(인천 계산공고)

바람은 안 보이고 류(流)는 흐름이고 흐르는 길입니다. 현묘(玄妙)하다고 했으니 영적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풍류(風流)는 신(神)바람입니다. 풍류는 신바람의 길을 따르는 겁니다. 풍류의 근원이 <선사(仙史)>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으로 보아 풍류는 선인들이 수행하던 도(道)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평양은 본래 선인(仙人) 왕검이 살던 집(平壤者本仙人王儉之宅也)으로 기록하였습니다. 따라서 단군왕검은 선인(仙人)이고 풍류는 단군조선 시대부터 이어온 현묘한 도(道)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신바람이 나야 일을 잘합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바람을 타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알았기에 선조들은 힘든 노동을 할 때 노동요를 부르면서 신바람을 일으켜 노동의 고단함을 이겨냈습니다. 그리고 집단적인 신바람은 기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2002년 축구 월드컵 대회 때 한국 팀이 16강, 8강, 4강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신바람 기적을 우리는 경험 했습니다.

지금 미스터 트롯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이 트롯음악으로 위안을 받는 현상도 마치 노동요를 부르면서 노동의 고단함을 이겨내는 것처럼 음악을 통한 신바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이겨내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신바람은 무엇일까? 왜 우리는 신바람이 중요할까요? 『삼국지』 「동이전」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12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데 나라의 큰 대회이다. 연일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기를 여러 날 계속하는데 그것을 영고(迎鼓)라 불렀다.” 그리고 동예에서는 무천(舞天), 고구려에서는 동맹(東盟)이라고 불리는 제천의식이 있었습니다. 이런 제천의식은 고려시대에도 이어졌으니, 팔관회와 연등회도 불교행사가 아니라 제천행사였습니다. 제천의식은 신바람을 일으키는 행사였습니다.

제천의식은 나라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고, 가정에서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습니다. 명절에 제사 지내는 것을 차례 지낸다고 합니다. 따라서 제천의식을 우리말로 하면 차레입니다. 하느님께 올리는 제사는 참된 제사라 해서 첫 제사라는 뜻으로 ‘참된, 처음의’ 라는 뜻의 마 자를 붙여 ‘마차레’라 합니다. 우리말의 마지, 맞이는 제일 위라는 뜻으로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애가 우리의 마지입니다”의 마지나 맞이는 제일 큰 아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지’는 고대어의 치(chi)로 지도자라는 의미입니다.

‘마차레’ 발음을 한자로 표기하자니 무천(舞天)이 되었고 일본에서는 ‘마쯔리’라 하였습니다. 몽고에서도 ‘맛차레’라 합니다. 차례라는 뜻의 차는 ‘꽉 메우다‘ ‘채우다‘라는 뜻입니다. 례는 ‘비우다‘의 뜻으로 차례는 채움과 비움, 즉 채우고 비우는 의식입니다.

신바람이 나는 것을 신명 난다고도 표현합니다. 신명은 천지신명(天地神明)의 줄임말입니다. 천지신명은 예전의 우리 할머니·어머니들이 '천지신명'이라고 부르며 기도하던 바로 그 존재, 바로 하느님을 의미합니다. 천지신명은 본래 '천신(天神) · 지명(地明)'에서 온 말입니다. 하느님의 작용을 둘로 나누면 첫째 우주적 프로그램인 하늘의 길을 정확히 알고 있는 전지(全知)의 측면과 둘째, 하늘의 길 그대로 우주를 꾸려가는 전능(全能)의 측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지(全知)의 측면을 천신(하늘의 신령함)이라고 부르고, 전능(全能)의 측면을 지명(땅의 밝음)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제사문화를 통해서 후손에게 채움과 비움을 수행하는 차례를 전해주었습니다. 채움은 신바람, 신명, 하느님의 마음을 채우고 비움은 욕심을 비워서 홍익인간의 길로 나아가는 풍류 수행의 문화가 제사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옛날 선인(仙人)들이 했던 풍류수행 영성문화는 단군조선이 망하면서 점차 약해졌고 영성문화를 회복하려고 불교, 유교, 기독교를 차례로 받아 들였으나 불교식으로 또는 유교식으로 기독교식으로 변형되면서 우리 본래의 영성문화를 잃어버렸습니다. 사자는 고기를 소는 풀을 먹여야 하고 미국인은 미국인의 정신이, 일본인은 일본인의 정신이, 유대인은 유대인의 정신이 있듯이 한국인은 한국인의 정신이 중요합니다. 한국인의 정신은 홍익정신입니다. 홍익정신은 신바람이 흐르는 길, 천지기운이 흐르는 길을 타고 하느님의 마음, 천지마음으로부터 전해집니다.

국학원이 국조단군왕검 탄신일(음 5월2일)을 맞아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단군할아버지 문화축제기간으로 정하고 ‘단군할아버지 문화축제’를 개최한 것은 축제를 통해 신바람을 일으켜서 홍익정신으로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 있는 문화축제였습니다. 이러한 문화축제가 개천절에는 더욱 신명나는 큰 신바람 축제가 되길 기대합니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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