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 소그디아나 왕국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각국의 외국사절단을 그린 사마르칸드 아프로시압벽화에는 티베트, 당나라 사신과 함께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담겼다.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고구려 사신(붉은 사각 안)이 그려진 아프로시압 궁전벽화. [사진=문화재청]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고구려 사신(붉은 사각 안)이 그려진 아프로시압 궁전벽화.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의 보존관리 상태에 대한 현지조사 후 지난해 벽화 파편 11점을 국내에 들여왔으며, 최근 과학적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고구려 후기 의복과 외교 및 국제관계 등 한국인에게 다양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아프로시압 궁전벽화를 지난해 4월 문재인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때 직접 방문했다. 당시 문화재청과 우즈베키스탄 문화부, 과학아카데미와 문화유산 분야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4월 문재인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때 이루어진 한국 문화재청과  우즈베키스탄 문화부 간 문화유산 분야 상호협력 MOU 체결. [사진=문화재청]
지난해 4월 문재인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때 이루어진 한국 문화재청과 우즈베키스탄 문화부 간 문화유산 분야 상호협력 MOU 체결. [사진=문화재청]

후속 조치로 들여온 11점의 파편들은 전자현미경 분석, X선 형광분석 및 회절분석, 열분석 등 다양한 과학적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벽화의 제작기법과 채색안료 성분 및 광물조성, 그동안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 등을 확인했다.

분석결과 벽화시료의 모든 바탕에는 석고가 사용되었다. 안료는 청색과 적색, 흑색 안료를 사용했는데, 그중 청색은 청금석, 적색은 주토가 사용되었으며, 흑색은 납을 함유한 광물성 안료를 사용했다는 것을 새롭게 밝혔다. 흑색의 경우 대부분 먹을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채색기법과 다른 특징을 나타내 향후 중앙아시아와 한국 간 벽화 제작기술과 안료 유통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로시압 궁전벽화 보존상태 현지조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벽화파편 11점을 국내에 들여 과학적 분석을 마쳤다. [사진=문화재청]
아프로시압 궁전벽화 보존상태 현지조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벽화파편 11점을 국내에 들여 과학적 분석을 마쳤다. [사진=문화재청]

아울러 열분석을 통해 벽화 표면에 아크릴계열의 수지가 덮여있어 현대에 채색층 표면에 합성수지 재료로 보존 관리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이번 분석연구는 고대 중앙아시아 채색 안료의 재료적 특성 등 기초자료를 확보해 현지 벽화 보존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상세한 분석결과는 한국어와 영어, 러시아어 3개 언어로 정리한 책자로 제작해 향후 양국 간 심화연구 및 벽화 보존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아프로시압 박물관 궁전벽화가 고대 한국인이 한반도를 넘어 중국, 그 너머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히고 “이번에 도출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벽화 보존관리 설명서 제작, 국제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적개발사업(ODA)을 통해 사마르칸트 지역 박물관과 보존처리실 개선, 보존처리 전문가 기술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