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영웅 서사나 잃어버린 대제국에 관한 선망 또는 로망으로 소비되기 쉬운 고구려사가 비로소 그 시절 그 나라에서 당시를 살다간 사람들의 얼굴과 몸짓으로 우리 곁에 다가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최근 펴낸 교양총서 《하늘의 자손, 고구려의 왕과 왕자들》, 《고구려를 이룬 다양한 사람들-고구려의 남자, 고구려의 여자》의 소개 내용이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출간된 교양총서 《하늘의 자손, 고구려의 왕과 왕자들》.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출간된 교양총서 《하늘의 자손, 고구려의 왕과 왕자들》. [사진=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사는 사료가 매우 부족하고 중국 역사서 속에 편파적이거나 극히 일부만 흩어져있는 편이다. 저자인 김현숙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정책실장은 《삼국사기》〈고구려본기〉를 중심으로 구구려 건국부터 발전과 갈등, 멸망과 그 후 일어난 사건에 관여한 인물들을 선별했다. 이들의 삶을 통해 고구려의 사회와 정치, 문화적 측면을 입체적으로 복원해 두 책은 ‘고구려사 입문서’의 성격을 지닌다.

한 쌍을 이루는 두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32명이다. 《하늘의 자손, 고구려의 왕과 왕자들》에서는 주몽 광개토대왕, 대무신왕, 보장왕 등 11명의 왕과 6명의 왕자들의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들의 삶과 고뇌를 담아 인간적인 측면에서 역사를 다뤘다.

제1장 〈앞장서 나아가는 지도자, 고구려의 왕들〉에서는 ‘부여 콤플렉스를 걷어낸 똑똑한 인재, 대무신왕’ ‘압록강의 소금장수, 을불이 펼친 꿈’, ‘고구려의 세종대왕, 문자왕의 삶과 그의 시대’ 등 흥미진진한 내용이 담겼다.

제2장 〈왕이 될 재목인지 그 능력을 입증하라, 고구려의 왕자들〉에서는 ‘사랑보다 나라? 그러고도 남은 건 서러운 죽음뿐, 호동왕자의 또 다른 이야기’, ‘신라 매금과의 협상 테이블에는 태자 공이 앉았다! 장수왕의 아들이자 문자와의 아버지, 조다태자’ 등이 다뤄진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펴낸 교양총서 《고구려를 이룬 다양한 사람들-고구려의 남자, 고구려의 여자》.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에서 펴낸 교양총서 《고구려를 이룬 다양한 사람들-고구려의 남자, 고구려의 여자》.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또한, 《고구려를 이룬 다양한 사람들-고구려의 남자, 고구려의 여자》 제1장 〈기상과 용맹의 대명사, 고구려 남자들의 뒤모습〉에서는 ‘주몽 곁의 남자들, 오이 마리 협보’를 비롯해 ‘역사 따라 흘러왔으나 내 곁은 빈자리뿐, 망명객 진의 허무’ ‘그들은 말갈족인가, 고구려 사람인가? 이타인과 대조영’ 등 고구려 건국부터 멸망 이후의 역사를 살다간 고구려인의 삶이 담겼다.

제2장 〈영웅을 만든 고구려 여인들, 그들을 통해 고구려 사회를 들여다 보다〉에서는 ‘고구려는 주몽이, 주몽은 어머니와 아내들이 만들었다! 유화부인, 예씨부인, 서소노’, ‘왕은 내가 세운다! 우왕후의 선택’을 비롯해 여성의 처지에서 멸망한 고구려의 유민이 겪어야 했던 비극과 고통을 담은 ‘평양성 함락 후 적에게 끌려간 여인, 옥소의 슬픈 사랑’ 등이 흥미롭다.

이 책들은 거대한 영웅 서사가 강조된 대제국 고구려의 뒤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