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학원은 지난 10일, 서울시청 지하2층 바스락홀에서 제180회 국민강좌를 개최했다. 이번 강좌에서는 정래권 전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수석자문관이 '선진복지국가에 대비한 환경 정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정래권 전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수석자문관이 지난 10일 열린 국학원 제180회 국민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정래권 전 유엔 사무총장 기후변화 수석자문관이 지난 10일 열린 국학원 제180회 국민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외교부에 재직하면서 지구의 기후와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그는 우리나라가 선진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래권 전 자문관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청년 실업, 빈부격차, 저출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은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에 너무 성공했기에 나온 결과물”이라며 “경제성장률의 극대화를 위해 사람들이 희생하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떠안고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 환경의 문제는 극단적인 단기 경제성과 중심주의의 자연적인 논리적 귀결”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자문관은 “단기 경제성과 중심주의 즉, 미국식 자본주의는 이미 효용성이 소진되었다”고 지적하며 “2008년 금융위기로 의료, 교육, 복지 시스템은 이미 비효율과 빈부격차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왜 단기 경제성과 중심주의에 집착하는 것일까? 정 전 자문관은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낮았을 때 경제를 일으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오는 것”이라며 “경제가 무너지면 사회복지도, 환경개선도 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경제는 이미 환경과 복지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경제운용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반박했다.

정 전 자문관은 “이러한 단기 이윤 지상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제성과를 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 복지, 의료, 보육, 최저임금, 환경 등에 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경제가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래권 전 UN사무총장 기후변화 수석자문관은 대한민국이 장기적인 경제성과를 내야 한다는 국가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정래권 전 UN사무총장 기후변화 수석자문관은 대한민국이 장기적인 경제성과를 내야 한다는 국가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그는 이에 대한 대표적인 나라로 북유럽 국가들을 꼽았다. “북유럽 국가들은 무상교육, 의료비 지원, 1년 이상의 장기 출산휴가, 실직 수당, 저녁 있는 삶, 퇴직연금을 국민들에게 보장한다. 이들은 행복지수 뿐만 아니라 교육 우수성과 산업 경쟁력 등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자문관은 우리나라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더 높은 경제 생산성과 성장으로 돌아온다는 믿음"이라며 “우리나라가 더욱 성장하려면 경제운용 패러다임에 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제는 사람과 환경에 투자하여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래권 전 유엔 기후변화 대사는 외교부에서 주인도네시아 공사와 과학환경심의관, 국제경제국장 등 환경‧외교 분야에서 근무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