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회담 내용을 28일에 주민에게 알렸습니다. 이런 사안을 이렇게 빨리 보도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만큼 북한 내부에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국학원이 5월 8일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개최한 제178회 국민강좌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인권센터 소장(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를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사)국학원이 5월 8일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개최한 제178회 국민강좌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인권센터 소장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에 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사)국학원이 5월 8일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개최한 제178회 국민강좌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인권센터 소장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에 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이날 ‘2018년, 과연 북한은 변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안 소장은 4월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관련 주요 장면을 비롯하여, 북한 관련 사진 자료를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전망했다.

안 소장은 “지금의 북한 변화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부를 장악하였기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보고, 4·27남북정상회담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전쟁의 먹구름이 가득 찼던 한반도에서 남북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상태완화,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탈북민으로 북한 전문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안 소장은 “김정은 정권이 등장한 이후 고집스럽게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추진하다가 최근 들어 갑자기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나선 북측의 태도 변화에 한편 반가우면서도 또 한편 깊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3가지 가설로 설명했다. 첫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공격적인 군사 압박과, 중국까지 가담해 날로 가중되는 경제 제재와 압력을 협상 국면으로 일시 모면해 보려는 것, 둘째,  핵무력 완성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핵 동결이나 유예 수준에서 타협해 제재와 압박을 이완시키려는 것, 셋째,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다 돌이킬 수 없는 경제 파단에 직면할 것인지, 아니면 핵을 포기하고 민생과 경제에 중점을 두는 대담한 노선 전환을 시도할 것인지 양자택일의 기로에서 핵 포기라는 전략적 대전환을 선택한다는 것, 3가지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인권연구소 소장은  5월 8일 국학원 제178회 국민강좌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인권연구소 소장은 5월 8일 국학원 제178회 국민강좌에서 " 김정은이 본격적으로 덩샤오핑식 개혁·개방과 경제 발전 제일주의 노선을 추구할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안 소장은 이 가운데 세 번째의 경우 핵을 포기하고 경제발전에 집중하려는 전략의 대전환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안 소장은 올 4월 20일 개최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5년간 추진한 경제건설과 핵 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종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역사적 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김정은은 핵은 12차례 언급한 반면, 경제는 31번이나 강조할 만큼 당과 국가의 중심과제가 경제발전에 있다는 점을 내외에 선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안 소장은 “김정은 집권 기간을 돌이켜 보면 선군(先軍)정치가 초래한 부작용을 인식하고, 군부의 영향력을 억제하면서 당과 국가기관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민생과 경제 건설에 집중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덩샤오핑식 노선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추론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 소장은 “향후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핵 포기를 공식화하는 대신, 북한의 각계각층이 수긍하고 납득할 만한 수준의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을 제공해 줌으로써 김정은이 본격적으로 덩샤오핑식 개혁·개방과 경제 발전 제일주의 노선을 추구할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