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전 서울 세종로 거리는 단기 4348년 개천절을 경축하는 거리 퍼레이드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국학원 주최로 열린 이 날 행사는 1,000여 명이 참여했다. 단군과 선녀 등의 복식, 만장 행렬 등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 온 명상여행단은 “Happy birthday to Korea”, "I love Korea"를 외치면서 한국의 생일을 축하했다. 

체코, 멕시코, 필리핀, 우루과이, 잠비아, 라오스, 케냐 등 주한대사관에서도 개천절 축하메시지를 보내왔다고 국학원은 밝혔다. 라울 헤르난데즈 주한필리핀대사는 “개천절의 유래는 서력기원 전으로, 오늘날까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공경할만한 문명국”이라고 말했다. 카품파 잠비아 대사는 “한국인들이 기원 전 2,333년에  임금 '단군'이 나라를 세웠다는 것을 알고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뜻을 가진 '개천절'이라는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흐뭇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개천절을 주관하는 정부는 어떠한가? 올해도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시민 3천 명이 개천절 공식 경축 행사에 참석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대다수 시민들은 개천절을 노는 날로 알고 있다. 축제다운 축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니 방송국 또한 정부 기념식을 단신으로 보도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개천절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만의 국경일 기념식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국내외에 알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바야흐로 국가브랜드의 시대가 아닌가? 외국인들에게 한국 고유의 문화로 알려야 한다. 일본의 축제인 마쓰리(まつり)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외국 관광객이 찾고 있는가? 
 
개천절은 제천문화이자 축제로 계승됐다. 단군조선 이래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의 무천(舞天) 등이 그것이다. 당시 중국인이 기록한 사서(史書)에는 “온 나라 백성이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며칠에 이어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었다”라고 한국인의 모습을 기록했다. 오늘날 세계인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한류(韓流)의 시원이 아닐 수가 없다.
 
개천절을 맞이해서 다문화 가정, 외국인 등을 초청해서 대한민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이벤트를 여는 것이다. 함께 배워보는 제천의식, 연극과 뮤지컬로 만나는 단군왕검 건국스토리, 홍익인간 백일장, 고조선 역사투어 등은 관광문화상품으로도 충분하다. 
 
정부는 개천절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만들기 위해 국민과 손을 잡아야 한다. 많은 문화단체와 시민단체가 함께한다면 더 좋은 기획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국민 또한 내년 생일이 기다려질 것이고 10월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2016년 개천절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