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현대미술을 돌아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이상봉)은 광복70주년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을 5월 23일부터 8월 23일까지 개최한다.
'광복70주년기념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 : 세기의 동행'은 제국과 식민의 역사를 거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군 근현대 역사를 공진화의 관점에서 돌아본다. 이 전시는 19세기 전통에서 21세기의 탈근대에 이르는 한국미술 거장들을 통하여 격동의 역사를 거치면서 신민에서 대중으로 거듭난 한국 사람들의 감성코드를 찾아보는 시도다.  

▲ 고희동, 자화상, 45.5x33.5cm, 캔버스에 유채, 1918년(국립현대미술관소장). <사진=대전시립미술관>

 한국 근현대사의 시대흐름에 따라 역사, 문화적 요소를 5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여 각 시대에 해당하는 작가들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근대 초기부터 동시대에 이르 기까지 한국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본다. 특히 시민과 학생들에게 친숙한 초·중등 미술 교과서에 등장하는 고희동, 나혜석,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권진규 등 한국근대미술작가들과 백남준, 이우환, 이불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을 진품으로 만날 수 있다.

▲ 나혜석, 홍류동, 목판에유채 1930년대.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이 전시는 19세기 후반의 장승업과 그의 제자들로부터 출발하여 구한말과 식민지시대를 거치고, 분단과 전쟁, 경제개발과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나타난 예술작품들을 대표작가 60여명의 작품세계로 압축하여 보여준다. 따라서 이 전시는 미술사적 맥락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전통의 계승과 혁신, 제국과 식민, 분단과 이산, 추상과 개념, 민중과 대중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시대정신을 추적한 문화사적 관점의 전시이다. 

▲ 박수근, 앉아있는여인, Oil_on_hardboard,27.8x22cm,1950년(가나아트소장). <사진=대전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의 근현대미술 소장품 40여점을 비롯하여 서울시립미술관 등의 공공미술관 컬렉션들을 대거 선보이며, 가나아트컬렉션을 비롯한 사설 컬렉션들도 대표작가의 명작들을 다수 출품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한국근현대미술사의 정립과정에서 검증받은 대표작들일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가 지향하는 한국근현대사의 문화사적 관점들을 보여준다.

한국의 전통과 근대 초기의 과정을 보여주는 ‘계승과 혁신’ 섹션에서는 조선의 마지막 화원 출신의 장승업을 비롯하여 안중식, 조석진, 김은호에 이어 이상범, 변관식, 조평휘에 이르는 전통의 계승과, 이응노, 김기창을 필두로 박내현, 천경자, 박생광 등 한국 전통을 혁신한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수묵과 채색이 공존하는 한국미술의 전통이 시대를 거치면서 계승의 관점과 현식의 관점 속에서 진화해온 과정을 잘 보여주는 구성이다.
‘이식과 증식’ 섹션은 대일항쟁기의 변화를 보여준다. 제국과 식민의 문화사는 이식된 문화와 그것을 체화한 문화로 이어진다. 한국 근대조각의 선구자 김복진을 비롯하여 나혜석, 구본웅, 이인성, 고희동 등 근대기 대표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이식된 문화를 체화하여 증식한 작가로서 박수근과 김환기, 권진규, 장욱진 등 대표작가들의 작품 다수를 선보인다. 특히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로 이어지는 대표작가 3인의 작품을 10점 안팎으로 마련한 특별 코너는 시민들이 거장의 명작을 직접 감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권진규, 영희, 1968 테라코타 32x22x35.<사진=대전시립미술관>

식민지 종결 후의 한국사는 ‘분단과 이산’ 섹션에서 보여주듯 상처의 반영과 승화로 나타난다. 이중섭이나 조양규, 이쾌대처럼 분단으로 인해 다른 남북으로 갈린 작가들을 비롯해 백남준이나 곽인식, 이우환과 같이 외국에 체류하면서 활동한 예술가들의 독특힌 이산예술을 낳는다. 특히 하정웅컬렉션의 핵심 내용인 조양규, 전화황, 송영옥, 곽인식 등의 작품은 디아스포라에 주목하여 한국의 역사적 상처를 승화한 작품들로서 주목받고 있다.
‘추상과 개념’ 섹션에서는 한국의 미술문화를 근대에서 현대로 견인한 이정표 같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추상미술운동의 대표작가로 박서보, 정창섭, 최욱경 등의 대표작을 통하여 한국적인 단색화미술을 창출한 과정과 결과를 소개한다. 개념미술 섹션에서는 아방가르드운동의 대표작가와 20세기 후반의 개념미술 흐름을 정리한다. 김구림과 박현기, 이건용, 김용익을 비롯하여 박이소와 김범의 작품은 추상과 전위를 거쳐 개념미술로 발전한 현대미술의 핵심을 보여준다. 
 
▲ 장욱진,풍경,캔버스에유채,27.8x22cm,1983년(대전시립미술관소장). <사진=대전시립미술관>

‘민중과 대중’ 섹션은 20세기 후반의 한국사회를 보여준다. 민주화시대 이후 나타난 오윤과 신학철, 강요배, 임옥상 등의 민중미술계열의 작품들은 예술과 사회의 적극적인 만남을 매개할 뿐만 아니라 격변하는 사회상을 예술적 실천을 증언해준다. 민중담론의 시대를 거쳐 후기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팝아트는 민중의 시대에서 대중의 시대로 진화한 한국의 탈근대적 사회상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시민들에게 역사적 변화를 반영하며 문화사를 새롭게 서술한 예술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대표작가의 명작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한국의 근현대미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충족할 수 있는 대형기획전시이다. 이 전시를 통하여 미술이 사회와 관계 맺으면서 동시에 독자적인 자기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 요컨대 이 전시는 한국 근현대의 문화적 요소를 5개의 키워드로 정리하고 이에 해당하는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근대 초기부터 동시대에 이르기까지의 한국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보는 대중적인 소통의 장이다.

대전시립미술관, TJB대전방송, 대전일보가 공동 주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