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직접 찬양하고 기리는 글을 쓴 것을 ‘어제찬(御製讚)’이라고 한다. ‘삼일신고 어제찬’은 발해(대진국 大震國)를 건국한 대조영(大祚榮)의 ‘삼일신고 기림글’이다.

대조영은 서기 699년, 즉위하자마자 동생이자 압록강 근처 반안군의 왕인 대야발(大野勃)에게 전란 중에 불타버린 한민족의 역사를 복원하도록 명을 내린다. 형이자 황제인 대조영에게 거룩한 명을 받은 대야발은 13년에 걸쳐 돌궐(터키)을 두 번이나 왕복하면서 잃어버린 역사를 복원하였고 여기에 삼일신고가 포함되어 있었다.

대조영은 즉위 15년 만에 되찾은 삼일신고에 그 거룩하고 신령스러운 뜻을 직접 글로 남기니 그것이 바로 ‘삼일신고 어제찬’이다. 우리 후손들에게는 실로 천행(天幸)이 아닐 수 없다.
 

▲ 삼족오 [제공=국학원]


‘삼일신고 어제찬’

“장엄 하도다, 저기 저 백두산이여! 푸르른 하늘 한가운데를 뚫고 힘차게 솟아있네. 안개구름 자욱이 모이고 무지개 상서롭게 빛남이여! 이 세상 1만개의 높은 산들의 으뜸이 되고 중심이 되는 산이로다.

하나님께서 천하를 다스리는 임금으로 내려오시니 영험한 배달의 신성한 궁전이로다. 임금께서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법칙을 세우시고 교화를 베푸시니 천하의 모든 인간 세상을 덮어서 감싸 안으시도다. 임금께서 신성한 말씀을 알기 쉽게 자세히 가르쳐 주시니 그 글들 하나하나의 보배로움이여! 큰길은 오로지 하나님의 가르침이니 힘써 익힘으로써 하나님과 하나가 되리라.

셋이 하나로 돌아가니 모든 그릇됨을 되돌려 참됨으로 돌아감이여. 영원히 밝고 늘 즐거워 모든 것이 한가지로 봄과 같도다. 이에 천지간의 올바른 법도를 밝게 아는 학자에게 주석을 달아 쉽게 알 수 있게 하니 그 깊고 오묘한 도리와 알 수 없었던 자세한 이치를 세세히 찾아냄에 꺼져 가는 등잔불의 심지가 다시금 밝아지듯 이치가 환해지도다. 깨달음이 열리며 혼돈에서 벗어나니 가운데는 없음이며 둘레는 있음이라.

상서로운 이슬은 천하를 적시고 아름다운 아침 햇빛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도다. 짐이 대업을 계승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조심하고 삼가왔으나, 사방이 막힌 듯 깜깜하고 그릇됨이 달라붙으니 어떻게 하여야 이로부터 벗어나 오를 수 있으리. 향불을 피우고 꿇어앉아 삼일신고를 읽으니 느낌과 호흡과 촉감이 이로써 고요해지고 맑아지도다.

바라옵고 비옵나이다. 부디 모습과 소리 없으신 가운데 옆에서 감싸고 도우시어 떨어짐이 없고 무너짐도 없게 하옵소서.”

- 천통(天統)1 십육 년(서기 714년) 시월 길일 제 
 

이처럼 우리의 선조들은 모든 것을 바쳐서 진리로써 나라를 건국하고, 진리로써 가르치고, 진리로써 이어왔다. 바로 국학(國學)이다. 거룩하고 거룩할 뿐이다.
 

국학원장(代), 전국민족단체연합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
 

1 천통 : 대조영 연호 699년~71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