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성벽 붕괴 구간에서 백제 시대 판축성벽(版築城壁, 판으로 틀을 만들어 토사를 교대로 펴서 마치 시루떡과 같이 지반을 단단히 만든 성벽)이 확인됐다.
 
지난해 9월 14일 공산성 북서쪽 석축성벽 일부(9m)가 붕괴되었는데, 붕괴 구간의 성벽 축조 현황을 고고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긴급 발굴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발굴조사 결과 백제 시대 판축 성벽 원형과 근대 성벽 유구까지 단계별로 확인되어 학술 가치가 매우 높다.

▲ 긴급 발굴조사 현장(왼쪽), 백제 성벽 전경(오른쪽) [사진제공=문화재청]

발굴 조사 지역은 1872년 제작된 지도에 암벽으로 표현될 정도로 암반이 많은 구간이며, 1960년대 말 사진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굴 과정에서 1950~70년대의 유물(수통, 사탕 봉지 등)이 확인됐다.
 
확인된 백제 시대 성벽의 판축부는 암벽을 ‘ㄴ’ 자 모양으로 인위적으로 깎은 후 약 3m 너비로 판축다짐하면서 조성했다. 판축된 성벽의 기저부에서 백제 시대 기와 조각이 다수 출토되었다. 이를 통해 당시 암반지역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축성(築城)작업이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백제 한성 도읍기의 풍납토성과 사비 도읍기의 부소산성 성벽에 대해서는 조사를 통해 축조기법이 밝혀졌으나, 웅진 도읍기 왕성인 공산성의 축조기법은 규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를 통하여 일부 구간에서나마 성벽의 축조기법이 구체적으로 확인됨으로써, 백제 한성기와 사비기 성벽 축조기법의 기술적 연결고리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