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혹시, 저 4346이라는 숫자가 무슨 의미죠?"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기자에게 한 외국인 청년이 말을 걸어왔다. 영국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데이빗 홉슨(David Hobson) 씨는 단기 4346년 개천절을 기념해 국학원이 10월 3일 진행한 서울 광화문 광장 거리퍼레이드를 지켜보며 질문이 많았다.

▲ 데이빗 홉슨 씨는 개천절 기념 퍼레이드를 보며 "한국 관광 중 가장 흥미로운 이벤트"라고 했다. 퍼레이드 중인 시민들의 사진을 찍는 홉슨 씨.

 "웃고 있는 할아버지 탈을 쓰고 있는데 누구죠? 그리고 그 사람들 주변으로 펄럭이는 현수막에 있는 숫자 '4346'이 무슨 뜻이죠?"

 이 질문에 정식으로 답하자면 일주일을 꼬박 써도 모자랄 터, 간략하게 나마 숫자부터 설명해줬다. 숫자 '4346'은 한민족이 이 땅에 첫 나라, 고조선을 건국한 연도를 뜻하는 것이라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질문이 들어왔다. 

 "대한민국은 100년이 안 됐다고 알고 있는데 4346년이라뇨?"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나라가 세워진 것은 100년이 안 됐지만, 그 이전에 '한민족'에게는 다양한 왕조와 국가가 있었고 그 국가 중 첫번째 국가가 '고조선'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저 탈을 쓴 사람들은 고조선을 건국하고 나라를 이끌었던 47대 왕, '단군'을 뜻한다고 말해줬다.

 그러자 이 외국인, 토끼 눈을 하고 이야기를 쏟아냈다. 중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는 홉슨 씨는 세 나라 중 개천절 기념 퍼레이드가 가장 흥미로운 이벤트라고 했다. 

 "4346년 전 역사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군요. 유럽에서는 거의 기원 후의 역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그렇게나 오래된 일을 기억하고 또 이렇게 축제처럼 기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