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는 개정교육과정을 마련하면서 21세기 미래교육의 인재상 요소로 ‘창의성과 인성’을 설정하였다. 그런데, 창의성과 인성을 ‘뇌과학’에 기반을 두고 새롭게 봐야 한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7일 고려대학교 과학도서관 5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2011 뇌교육 융합심포지엄에 참석, ‘뇌과학 기반 창의․인성 및 학습력 증진 방안’을 주제발표하는 하태민 교수를 23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미리 만났다.

▲ 27일 제1회 뇌교육 융합심포지엄에서 발표하는 하태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교수

 

스티브 잡스처럼 한국에서 대학교 중퇴해도 성공할까?

하태민 교수가 생각하는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하 교수는 먼저 창의성이 발휘되는 과정을 주목해야 된다며,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 우리 뇌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다고 말했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만든다고 생각할 때, 기존의 지식 기반 위에 새로운 연구가 나오는 것이기에, 우리 뇌의 자원이 풍부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 분야에 대한 충분한 전문지식과 동기 그리고 창의성을 인정하고 촉진해줄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서양사회에서 그런 것을 허용해주고 인정해주니깐 스티브 잡스처럼 대학교를 중퇴해도 창의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학교를 중퇴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한 도전을 허용하는 사회가 아니다.“

하 교수는 창의성은 독창성과 함께 유용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폭탄도 창의적인 산물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창의적인 산물이라고 인정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게 봤을 때, 창의성과 인성, 학습능력은 능력이다. 그 능력이 어떤 목적으로 쓰여야 하는가 중요한데, 이 부분은 내가 누구인지 묻는 가치관과 실존의식을 담당하는 자아정체성이 그것을 결정한다.”

뇌과학으로 바라본 인성의 연구에서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이 그래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인성을 ‘대인관계지능, 자기성찰지능, 실존지능’으로 봤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이해, 내가 누구인가라는 자기 정체성 이렇게 3가지 지능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교육, 몰라서가 못하는 것이 아니죠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하 교수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뇌과학의 정보가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저 같은 경우에 아이가 필요하다면 일부 학원에 보내기도 하지만, 아이가 만약 그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흥미가 없다면 저는 그것을 당장 끊는 데 주저함이 없죠. 그런 것 없이 다른 방법이 없으니깐 무조건 학원에 보낸다든가. 그런 것은 다르죠. 만약 학부모가 이런 연구결과에 관심을 두고 알게 되면 아이에게 학원에 보내거나 아이에게 공부를 얘기하면서도 다른 부분은 놓치지 않게 되는 거죠. 학습은 중요하니깐 요.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뇌과학에 기반을 둔 이러한 지식에 대해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부모님도 뇌과학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확신이 들죠. 이런 연구결과들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정서조절능력을 꼽는다. 하 교수는 정서는 정확히 인지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감정조절은 감정 자체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의 인지가 발달해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청소년의 시기에 정서조절이 안 되는 것은 뇌과학으로 보면 이해가 가능하다. 정서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23세 이상이 되어야 완성이 되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체력도 푸시업이나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조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은 있는데, 그것이 힘을 얻으려면 훈련을 해야 힘이 생기는 거죠. 창의성, 학습력, 인성 이런 것은 결과예요. 이 3가지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만히 있다가 어느 날 나타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노력이 필요해요.”

그 노력하는 과정에서 두려움과 우울감을 넘어서는 ‘시련극복능력’과 어려움에 부닥칠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하고 싶은 욕구를 미룰 수 아는 ‘만족지연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융합은 시대적인 흐름, 뇌교육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해

미국은 이미 1990년부터 “뇌의 10년”(The Decade of Brain) 이라는 구호 아래 뇌의 신비를 밝히고자 하는 연구에 집중적인 연구비 지원이 이루어졌다. 특히 뇌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뇌과학과 교육의 융합을 통해 창의․인성 함양 및 학습력 증진방안을 수립하고자 하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하 교수는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에 주목하며, “뇌과학의 연구성과를 교육에 적용하여 창의성과 인성, 학습능력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밝히게 된 것이다. 그러니깐 뇌과학과 교육은 융합연구이다. 그렇게 봤을 때, 내가 낸 결과는 창의성과 인성은 뇌의 특정 부분이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다 움직이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창의성과 인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가 탐색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 교수가 1년간의 연구 끝에 발견한 것은 ‘신체활동, 정서(정서중에서 긍정적 정서), 메타인지, 자아정체성’ 이다. 신체활동은 두뇌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메타인지는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인지’는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자아정체성’은 방향을 설정해준다. 결국, 이 4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창의성과 인성 학습능력 증진의 방안이라고 본 것이다.

“뇌교육으로 봤을 때, 이 4가지를 다룰 중요한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다. 앞으로 뇌교육 프로그램이 이 4가지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때, 창의성과 인성 학습능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4가지 요소를 증진하는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고 효과검증도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 교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