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 국가 엘살바도르의 토나카테페쿠(Tonacatepeque) 시(市) 한 초등학교 교실.
 “푸쉬업(push up, 팔굽혀펴기) 50개, 해냈어요!” 한 소년이 환호성을 질렀다. 한국산 뇌교육 수업 2일차에 소년이 “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푸쉬업 25개를 해서 정말 기뻤는데, 50개까지 꼭 하겠다.”라고 정했던 목표가 단 2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제 15살이지만 아기 엄마인 한 여학생은 수업 첫날 “뇌교육을 배워서 나의 아기를 잘 키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소녀는 어른들도 힘들어하는 기공동작을 끝까지 견뎌내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며 스스로 대견해했다. 초등학교 교실에 작은 희망이 시작되고 있다.

수도 부근의 토나카테페쿠 시민들은 오랫동안 잦은 내전과 폭력, 마약 남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엘살바도르 유엔대사는 이러한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가입기관인 국제뇌교육협회(IBREA, 회장 이승헌)에 해결책을 요청했다. 뇌교육은 우리나라의 정신인 홍익인간을 바탕으로 뇌과학과 교육 등을 융합하여 두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학문이며, 두뇌개발 뿐만 아니라 인성, 창의력, 집중력 등 전반적인 두뇌활용능력을 높여주는 교육법이다. 국내에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제뇌교육협회에서 뇌교육을 보급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하여 일본, 영국 등 세계 10개국에 교육상품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미국 뉴욕시를 비롯하여 15개 도시에서 뇌교육의 효과를 인정하여 ‘뇌교육의 날’을 선포했다.

 신주은 팀장은 2000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뇌교육을 알렸고, 2007년 미주 뇌교육협회(IBREA U.S.A)의 창립부터 현재까지 협회 업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신 팀장은 지난 5월 23일 동료들과 함께 남미의 엘살바도르에서 뇌교육을 알리기 위한 길에 나섰다. 전화선을 통해 15시간의 시차와 태평양의 거리차를 넘어 한국까지 건너온 신주은 팀장의 목소리는 남미의 태양만큼이나 경쾌하고 열정적이었다.

먼 엘살바도르에 한국의 교육법이 도입되었다니 반갑습니다. 어떻게 뇌교육이 도입되었나요?
 "올해 초 국제뇌교육협회(IBREA)가 유엔에서 개최했던 뇌교육 세미나에 21개 국가의 유엔대표부가 참석하였습니다. 그 중 엘살바도르 유엔대사가 특히 관심을 많이 가졌고, 이후 미주 뇌교육협회에 연락하여 엘살바도르 수도 근교의 공립학교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해왔습니다. 학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원했고, 이후 외교부를 통해서 공식적인 초청을 받았습니다."
 

▲ 2011년 첫 뇌교육 세미나가 미국,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카타르, 시리아, UAE, 엘살바도르, 에콰도르, 필리핀 등 21개국 유엔대표부 외교관들과 40여명의 NGO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뉴욕 유엔본부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엘살바도르 유엔대사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지난 5월, 뇌교육이 엘살바도르에 도입되었다.

 


지역 상황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엘살바도르의 첫 인상이 궁금합니다.
 "5월 23일에 도착해서 외교부와 MOU를 체결하고 숙소와 차량, 안전문제에 대해 협조를 받은 후 6월 3일 사전 연구데이터를 받았고, 6월 6일부터 첫 주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습니다.
 유엔대사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어서 그런지 외교부 차관을 비롯해서 다른 부서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파트너는 엘살바도르의 이민국 특히, 이민 개발파트입니다. 현재 엘살바도르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사회폭력문제가 학교에 깊이 퍼지고 있고, 학교 학부모의 50%가 갱이라 할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합니다. 낮에는 무장한 군인이 많아서 큰 사고는 없지만 현지뉴스에서 여러 건의 사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현지에서는 뇌교육이 이 문제를 개선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열악한 사회시설과 치안 문제, 뇌교육을 세계어린이들에게 전하는 것은 목숨걸고 할 만큼 가치있는 일

엘살바도르는 개발도상국이자 내전국가인데, 출발할 때 치안에 관하여 걱정하지는 않았나요?
 "오기 전에는 뇌교육을 엘살바도르에 전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느라 안전에 대한 걱정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웃음). 하지만 미국에서도 남미 폭력사건이 보도되곤 해서 지원한 사람도 뉴스를 보고 마음을 바꾸기 일쑤라 팀을 꾸리기가 힘들었습니다. 막상 도착해서 보니 총기 사건 등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유엔대사가 워낙 믿을만한 분이세요. 외교부에서도 저희를 잘 지켜줄 것이라 믿는 수 밖에… 없네요(웃음)."

 

▲ 뇌교육 수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모습. 아이들은 몸을 쓰고 뇌에 메시지를 주는 뇌교육 수업에 신기해하며 열심히 참여한다.

학생들은 외국인에게 낯선 방식의 수업을 배우는 셈인데요, 학생들의 뇌교육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이제 3주차인데, 반응은 정말 좋습니다. 열대기후 속에 에어컨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 뇌체조와 명상을 열심히 따라 합니다. 사회적으로 어렵고 생활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이 정도의 어려움을 견디는 데는 선진국 국민들보다 익숙한 것 같습니다.
 파일럿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연구를 위해서 그룹을 나누었습니다. 전체 교사 42명 중 반은 교육에 참가하고 반은 교육을 받지 않습니다. 학생 그룹은 14-16세 사이의 뇌교육 수업을 받지 않는 반과 받는 반으로 나누어 1개 반 39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3개월 후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에게 테스트를 통해 뇌교육 강사 자격증을 주고 전체 학생들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뇌교육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까?
 "뇌교육의 효과는 여러면에서 알려졌는데, 특히 엘살바도르에서는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스트레스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연성과 조화력을 높이는 육체 운동과 명상, 뇌 기반 교육을 통해 삶의 동기를 높이고 희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재는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 뇌의 중요성을 알아가는 단계입니다. 몸으로 익히고 터득하면서 뇌를 개발한다는 것에 대해 아주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우리 뇌가 몸의 근육처럼 개발될 수 있다는 사실에 선생님, 학생들 모두 신기해하고 푸쉬업(push-up)을 벌이 아닌 성장의 목표로 삼아 시행하는 것에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원리 교육에도 집중을 잘하고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정보에 대해 신기해합니다. 사람들이 아주 순수합니다."

 

▲ (위) 신주은 팀장(왼쪽 끝)과 프로젝트 연구자, 엘살바도르 교과부 담당자가 교과부 건물에서 포즈를 취했다.(아래) 교사들도 프로젝트 연구의 대상자이다. 연구에 들어가기 전 설문지를 작성하고 있다.

 

현지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학생’이네요. 유엔대표와 외교부를 통해 공교육에 도입된 것이라고 하던데,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외교부 초청으로 온 것인데, 지금은 교육부의 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첫 주에 외교부에서 갑자기 차량지원이 어렵다고 하여 당장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학교 디렉터가 교육부에 차량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지원을 받았습니다.
 교육부에서도 사람을 보내 프로젝트 기간 동안 같이 교육을 받겠다고 하였습니다. 학교가 있는 지역이 위험하고 아주 가난한 동네인데, 그 지역 보건소에서 2명이 와서 같이 교육을 받고 주민들에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사회 기반이나 경제적으로 열악하지만, 그만큼 절실한 마음이 있어 배우는데 적극적입니다."

한국, 미국이나 선진국에서 하는 수업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셨을 듯 합니다.
 "곁에서 직접 교육을 하면서 ‘이 사람들이 우리 도움이 필요하구나’하는 것과 ‘한민족의 홍익정신을 지구 위에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사회에는 고정관념이 의외로 큰데, 여기는 오히려 더 배움에 적극적이고 열려있는 마음이 있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서 특히 한국의 홍익 정신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 제가 얼마나 편하게 살아왔는가를 느끼게 되네요. 아이들에게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도 물구나무서서 걷는 연습을 밤마다 하고 있습니다. (주: 물구나무서서 걷기는 단전과 신장을 강화하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좋은 운동이라고 한다.)"

문화적 차이도 클 것 같습니다. 혹시 뇌교육 수업 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개발도상국가의 여성들은 대체로 더 어려운 여건에 있고, 남성에 의존적입니다. 카톨릭 국가인데 보수적이어서 여성 인권에 관한 문제가 선진국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첫 주에는 여학생들이 치마를 입고 계속 수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리벌리기나 서서하는 뇌체조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바지를 꺼리고 종교적인 이유로 치마를 고집하기도 했는데, 뇌교육이 특히 여성의 감정이나 육체적 장애를 덜어준다고 설득을 하였습니다. 이제 치마를 입는 여학생들이 두세 명 밖에 없습니다. 아직 완전히 마음을 열었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그만큼 우리를 믿고 의지하려 하고, 도움에 목마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신주은 팀장님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도움을 주신 다른 분들도 있으신가요?
 "먼저 뇌교육을 도입하겠다는 엘살바도르 유엔대사 까를로스 가르시아와 학교 디렉터인 에드윈 뻬레스가 의지가 확고하여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못하면 유엔에서 행사 이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뇌교육으로 세계의 정신 건강을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에 단발성의 행사에 만족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주 뇌교육협회에 케네디스쿨 출신으로 미국 내에서도 인재로 꼽히는 팀원 이사벨이 있었는데, 함께 바로 짐을 싸서 엘살바도르에 들어왔습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멕시코에서 뇌교육을 배운 카렌도 우리를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신주은 팀장(오른쪽 끝). 아이들의 눈빛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미주 뇌교육협회에 다른 직원분도 많이 계시겠지만 팀장님이 책임을 맡고 계시는데, 미국 뇌교육협회일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브레인월드 잡지와 뇌교육을 세계에 알리는 많은 일들이 있는데요. 특히 브레인월드 잡지는 연 4회 발간되는데, 미국과 해외에 출판되어 대중과 지식인들에게 뇌의 가치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뇌통합을 하는 것이지요. 노벨상 수상자를 매회 인터뷰하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에게도 굉장히 과학적면서 세상을 도우려는 정보를 알리고 있지요. 막 출발할 때 이번호 잡지를 발간하고 왔는데, 이제 곧 낮에는 수업하고 밤에는 잡지를 만드는 생활에 돌입할 것 같습니다. 하하. 미국에 직원이 있지만 당분간 제가 병행해야겠네요.”

낮에는 수업, 밤에는 잡지를 만드는 생활, 그래도 세계에 뇌에 관한 바른 정보를 알린다는 생각에 뿌듯해

사회적 제반이나 교육시설이 아무래도 많이 열악한데 현지에서 뇌교육을 전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인가요?
 “일단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모금(funding)입니다. 그리고 현재 3명의 스텝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데, 스페인어를 하는 1명의 스텝이 더 필요합니다. 유엔기관과 외부 기관을 통한 펀딩을 알아보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자금만 있으면 이 학교는 물론 엘살바도르의 다른 학교에도 뇌교육이 더 많이 알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한국 지구시민운동연합과 한국뇌교육협회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교육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지속적인 후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모금 사이트인 ‘글로벌기빙’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후원해 주실 수 있습니다. (신 팀장은 글로벌기빙 모금 페이지를 보내왔다. http://www.globalgiving.org/projects/help-children-in-el-salvador-overcome-trauma/
현재까지 모금된 금액은 $11,692 이고, 목표 모금액은 $25,000이다.)"

뇌교육이 뇌와 인간에 대한 가치를 깨워 세계로 퍼져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른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그럼요. 처음 뇌교육협회를 설립할 때 비전이 100개국에 유엔을 통해 뇌교육을 보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표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먼저 엘살바도르의 파일럿 프로그램 후 타 유엔기관에 제안서를 제출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유엔대표부를 통해서 라이베리아 교육부에서도 저희를 초청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유엔을 통해서 많은 국가들이 뇌교육을 원할 것 같습니다. 펀딩과 인재양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대비를 할 예정입니다.”

 밝고 경쾌한 신 팀장의 목소리에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열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아이들이 자신의 뇌를 깨워 가능성을 깨닫고 창의력과 생산력을 높인다면, 그들 주위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희망은 세계 다른 국가로도 번져나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많은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부러워하며 “새마을운동”과 “교육”을 가장 배우고 싶은 것으로 꼽는다. 뇌교육은 불과 50년전 세계의 원조를 받던 한국이 이제 교육과 홍익의 정신 문화를 수출하는 정신문화 선진국으로 우뚝 설 발판을 만들고 있다. 뇌교육이 유엔을 통해 학교 폭력, 집중력 저하, 인간성 상실 등 전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교육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선도해 나갈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