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한국 정말 대단하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을 통해 NGO의 희망을 보았다."
세계 평화의 심장, 유엔 본부 컨퍼런스룸에서 한국의 뇌교육에 대한 찬사가 터져 나왔다. 2008년 6월, '뇌'를 주제로 한 유엔의 첫 국제 이벤트, 국제뇌교육컨퍼런스는 유엔 NGO 행사로는 유례없이 무려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쳐 NGO 관계자에게 '기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 기적은 바로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일구어낸 것이다.
지난 4월 11일, 한국뇌과학연구원(KIBS, Korea Institute of Brain Science)의 이을순 연구원과 안승찬 연구원을 만났다. 연구소를 옮기니 어떠냐고 묻자 안 연구원이 "압구정역 옆이지만 주소는 신사동입니다. 뇌교육을 처음 시작한 곳이 바로 신사동인데, 20년 만에 UN에 진출할 만큼 성장해서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제 뇌교육 세계화를 위해 제2의 도약을 할 때죠"라며 활짝 웃는다.(KIBS는 신사동에서 대치동으로 옮겼다가 2010년에 다시 신사동으로 이전했다)
운동, 예술, 문화... 인생은 결국 뇌를 훈련하는 것. KIBS는 두뇌 활용을 연구해
그런데 연구원의 설립목적이 유독 눈길을 끈다. "강재이뇌降在爾腦". 한민족의 경전 '삼일신고 三一神誥' 신훈에 나오는 글귀로 '진리가 이미 너의 뇌에 있다. 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뇌를 연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결국, 뇌에 대한 관심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죠."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시작은 1990년 '한국인체과학연구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립자인 이승헌 원장은 인류와 지구의 미래가 '인간이 자신의 뇌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고, '상단전 개발'을 위해 뇌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세계 뇌과학계의 거장인 안토니오 다마지오, 질 테일러 박사 등과 함께 유엔에서 뇌교육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매년 국제뇌과학심포지엄을 주최하였으며, 국제두뇌올림피아드 IHSPO 창설하는 등 두뇌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7년에는 두뇌 활용 연구 및 콘텐츠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유엔협의지위를 취득하였다. (주: '상단전'은 선도에서 이르는 삼단전 중의 하나로, 머리 부근의 혈자리가 모여 이루는 에너지 시스템을 뜻한다.)

단정한 차림에 얇은 안경테, 한눈에도 딱 '학자'같은 인상의 안승찬 연구원은 1999년부터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역사와 함께했다. 안 연구원이 연구원에 와서 얼마쯤 지났을 때, 연구원의 이승헌 원장은 "안 연구원은 뇌 연구를 왜 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은 마치 화두처럼 그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그 질문은 안 연구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뇌에 대한 관심은 곧 인간과 스스로에 대한 관심, 결국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졌다.
"뇌는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의 해답을 담고 있습니다. 뇌의 본질적 의미에 눈을 뜬 사람은 교육에 시선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KIBS는 두뇌 컨텐츠 연구개발과 함께, 인성과 창의성을 계발하고 뇌의 무한한 잠재성을 깨워내는 뇌교육을 세계에 알리려 합니다."
처음 안 연구원이 KIBS에 와서 한 일은 인체의 에너지를 사진처럼 찍는 '오라컴(Auracom)'을 개발한 것이었다. 당시 기(氣) 에너지에 대한 붐이 일었는데 실제로 에너지를 본다는 사람들의 말을 종합해보니 꽤 일리가 있었다. 안 연구원은 사람의 생체, 심리 등의 상태를 측정하여 기운을 시각화하고 데이터 관리까지 하는 '오라컴'을 만들어 국제 특허를 따냈다. 그 외에도 최근 연구원에서 개발한 집중력 학습기기 아이브레인(IBRAIN)의 전신(前身)인 비알큐(BR-Q)를 만들기도 했다. 현재는 아이브레인으로 국내 최대 전자사전업체인 에이원프로와 함께 두뇌 학습기 시장에 진출했다.
"운동, 예술, 문화 등 인간의 모든 활동이 다 뇌를 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죠. 결국, 인생의 핵심은 '뇌를 잘 쓰는 것’입니다.”
점잖을 것만 같던 안 연구원이 입을 열자 마치 기자를 기다렸다는 듯 뇌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요즘은 창의적인 인재를 원합니다. 창조적인 인재 한 사람의 결정이 기업을 살리는 시대입니다. 이 창의성이 어디서 발현되겠습니까? 바로 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KIBS는 뇌파 및 인지기능 수행평가, 전문가 관찰 등으로 아이의 '잠재적 영재성’을 개발하는 영재성진단평가검사(KIBS-Gini)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은 특히, 두뇌의 상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직접적으로 계발할 수 있는 우수한 콘텐츠 개발로 주목받고 있다. 뇌파진동, HSP(고등감각인지, 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태교 프로그램, 스트레스 완화법 등 두뇌에 유익한 변화를 주어 인간의 건강, 행복, 평화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고안해냈다. 또한, 검사자의 뇌파를 분석하여 두뇌 상태를 판단하는 뇌파분석기를 만들어 특허를 따내기도 했다. 이 기기는 검사자가 뇌 운영 시스템, BOS(Brain Operating System)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가를 진단한다.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해답은 바로 '뇌', 뇌교육으로 한국 홍익정신 세계에 알릴 것
인간이 뇌를 연구하는 이유는 뇌를 잘 활용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뇌는 큰 꿈을 가질수록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한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은 가장 높은 가치의 꿈은 '홍익 弘益'이라고 제시한다.
혹시나 '인간은 홍익해야 한다.'라는 주장으로 '과학은 가치 중립'임을 고수하는 일부 과학자의 공격을 받지는 않느냐고 묻자 그는 "학계에는 원래 여러 가지 의견이 많습니다. 또 무엇이든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세계 무대에서 연구를 해왔거나 연륜이 있는 연구자는 우리가 하는 일에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한국의 철학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응원하죠."라며 신념을 전했다.
미국에 인도 요가가 널리 알려지면서, 이는 단순히 요가 매트나 운동복이 더 팔리는 문제를 넘어 미국인에게 '인도는 높은 정신문화를 가진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차후 인도인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데에 유리했던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 한민족은 일찍이 인간의 뇌에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열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KIBS는 세계에 이러한 한민족의 정신(Korean spirit), 홍익정신의 문화를 알려 평화로운 지구를 만들고, 동시에 한국을 빛내고자 한다.

유엔의 평화 정신 실현하는 뇌교육, 그 학문적 가치 알리자 "NGO의 희망을 보았다" 찬사
이을순 연구원은 유엔 본부에서 열렸던 2008년 제4회 국제뇌교육컨퍼런스를 성공리에 이끌어 낸 주인공이다. 그녀에게 행사 에피소드를 묻자 “워낙 큰 유엔행사였던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참석자를 500명으로 신청하고 출입증을 발급받으려 하는데 관계자가 "여태껏 많이 와 봐야 100명이었다"며 늑장을 부렸다. 급기야 500명을 넘기면 밥을 사기로 내기까지 걸었다.
6월 20일에 유엔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확정해 각국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있는데, 18일 오전에 갑자기 유엔 총회에 긴급회의가 생겨 행사장을 옮겨야 한다는 전갈이 왔다. 본부에서 온 연락이었기 때문에 진행자들조차 방법이 없다며 포기하려 했다. 다른 장소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유엔 행사로서의 의미가 약했다.
"처음 이승헌 원장님이 연구원을 설립한 것은 ‘인류 평화를 위해 뇌를 어떻게 활용할까?’를 연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민족과 인류를 위해 뇌교육을 27년간 연구해 왔기에 국제평화기구인 유엔 본부에서 뇌교육에 대한 강의를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무조건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당시를 회상하던 이 연구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 연구원이 백방으로 뛰어 설득시킨 끝에 다른 진행자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결국 유엔 한국 대표부와 여러 관계자의 도움을 얻어 성공리에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행사를 지켜봤던 한 유엔 직원은 "정말 많은 유엔 행사를 봤지만, 한국인이 이렇게 당당하게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감동했다."라고 전했다.
국제뇌교육컨퍼런스는 뇌교육의 가치와 학문적인 효과를 유엔 관련자들에게 전달한 계기가 되었다. 2011년에는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 외교부가 유엔을 통해 뇌교육 도입을 공식 승인하여, 내전으로 시달려 온 어린이들의 교육과 정신건강회복의 해결책이 되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뇌교육이 유엔의 평화 정신을 실현하는 교육법으로 인정받은 사례이다.

지식경제부는 2011년 '6대 미래 산업 선도기술' 중 하나로 '뇌-신경 IT 융합 뉴로툴'을 꼽았다. 뇌 활동을 과학적으로 해석하여 인지 능력과 정신 건강을 향상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주요 골자로 두뇌에 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뇌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두뇌 활용의 콘텐츠를 개발을 선도하는 두뇌활용 연구기관인 한국뇌과학연구원(KIBS)의 제2막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