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문화와 동아시아의 문화 다양성을 소개하는 전시와 방송 프로그램 등이 펼쳐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2일 상설전시관 세계문화관에 ‘이슬람실’을 신설해 이슬람문화를 소개하는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와 함께 공동기획·제작한 ‘위대한 유산, 동아시아’가 오는 25일부터 12월 9일까지 매주 화요일 밤 10시 45분 EBS 1TV에서 방영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이슬람실’새롭게 개관

국립중앙박물관은 11월 22일부터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에 이슬람실을 신설해 공개한다.
세계적인 이슬람 박물관인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라는 주제로 초기 쿠란 필사본 등 총 83건의 다양한 이슬람 미술품들을 선보인다.
이슬람실은 우리에게 아직은 다소 낯선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이슬람은 종교적 교리만이 아니라 다양성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문화다. 전시는 7세기부터 19세기의 이슬람 미술을 종교미술, 문화의 포용과 확장, 궁정 문화와 필사본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구성했다. 전시의 흐름을 연대기적 전개보다는 이슬람의 문화 다양성과 폭넓은 미감에 초점을 맞추어 이슬람 미술의 찬란했던 여정을 소개한다.

1부 ‘이슬람 세계의 종교미술’은 신앙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슬람문화의 본질을 다룬다. 쿠란 필사본은 양피지에 쓴 초기 필사본에서 티무르 제국의 대형 필사본에 이르기까지, 이슬람 문자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종교 공간을 장식했던 미흐랍 석판과 모스크 램프, 기도용 카펫이나 문, 타일과 같은 건축 부재들은 아라베스크와 기하학적 무늬, 서예로 장식돼 신성한 공간에 예술성을 불어넣었다.
2부‘이슬람 문화의 포용과 확장’은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 문화가 다양한 지역과 만나 역동적이고 융합적인 문화로 발전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전시 공간은 이슬람의 교류와 확장의 여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슬람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유리, 도자기, 금속공예품은 포용과 확장의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지역의 예술 전통과 기술이 만나 조화를 이룬 이슬람의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3부 ‘이슬람 궁정 문화와 필사본’에서는 화려한 궁정에서 꽃핀 예술과 학문의 세계에 주목한다. 오스만(1299-1922), 사파비(1501-1736), 무굴(1526-1857) 제국의 궁정은 행정과 군사의 중심지이자, 예술의 혁신이 이루어지던 문화 교류의 장이었다. 화려하고 정교한 카펫과 직물, 장신구는 제국의 권위와 세련된 품격을 드러낸다.
전시실 내에는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의 대표적 전시 공간인 ‘다마스쿠스 귀족의 응접실’을 미디어로 연출한 공간을 조성해 관람객들이 휴식을 취하며 이슬람 문화가 꽃피운 당시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실 출구는 세계문화관 전시실로 연결돼 관람객들은 이어지는 중앙아시아실과 인도・동남아시아실에서 이슬람과 교류하며 형성된 다채로운 세계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이슬람실 곳곳에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전시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아하! 배움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하! 감상포인트’에서는 전시품을 보며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열린 질문을 던지고,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촉각 체험 자료를 함께 제공해 이슬람 미술의 예술적 특징과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디지털 체험’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이슬람 기하학적 무늬를 조합해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보며 이슬람 미술에 쉽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기록하는 ‘위대한 유산, 동아시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와 함께 공동기획·제작한 ‘위대한 유산, 동아시아’가 오는 25일부터 12월 9일까지 매주 화요일 밤 10시 45분 EBS 1TV에서 방영된다.
‘위대한 유산’ 시리즈는 지난 2015년부터 세 기관이 협력해 아시아 각 지역의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을 기록하고 그 가치를 확산해 온 장기 프로젝트다. 지난 2017년 ‘위대한 유산, 중앙아시아’를 시작으로 2019년 ‘위대한 유산, 동남아시아1’, 2022년 ‘위대한 유산, 동남아시아2’, 2024년 ‘위대한 유산, 남아시아’를 제작했다. 특히 중앙아시아 편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과 지난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공공영역 문화다양성 우수사례’ 인증을 받으며 사업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위대한 유산, 동아시아’는 일본, 몽골, 대만 등 동아시아 3개국의 무형문화유산을 2년에 걸친 조사와 현지 촬영을 통해 기록한 3부작 다큐멘터리다. 제작 과정은 각국 정부와 문화기관,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 속에서 진행됐다.
먼저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1부 신화가 깨어나는 날-일본 다카치호 가구라’에서는 일본 신화와 전설의 고장으로 유명한 규슈 다카치호 지역을 배경으로, 800년 이상 마을 사람들이 계승해 온 신에게 바치는 춤 ‘가구라’를 조명한다. 밤새 이어지는 요카구라와 신화의 현장을 통해 신화가 지역공동체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 보여준다.

이어 오는 12월 2일 방영되는 ‘2부 자연을 닮은 소리-몽골 모린 후르’ 편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모린 후르(마두금)를 중심으로 몽골 전통 음악과 춤의 전승 현장을 담았다. 몽골국립예술대학에서 모린 후르를 전공하는 학생의 일상과 나담 축제 무대 준비 과정을 따라가며, 젊은 예술가들이 자연과 전통을 잇는 방식을 조명하고 교육·전승의 의미를 탐구한다.

끝으로 오는 12월 9일 시청자와 만나는 ‘3부 작은 무대, 큰 서사-포대희, 전통공연의 힘’은 손가락 인형으로 펼치는 대만 전통 인형극 포대희(布袋戲)를 다룬다. 국보급 장인이 100년 전 공연 형식을 지켜가는 전통 무대부터, TV를 통해 97%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성장한 역사, 그리고 젊은 세대 단체 ‘삼매당’의 창의적 시도를 통해 전통이 산업과 팬덤, 교육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외에도 ACC는 지난 2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ACC 아시아문화연구 국제학술행사에서 대만 포대희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의 현장 기록을 바탕으로 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조사연구보고서도 조만간 발간할 예정이다. 또한 몽골과 중앙아시아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수집·축적한 자료를 선보이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전시 ‘길 위의 노마드’를 오는 25일 개막한다. 이를 통해 ACC는 방송 콘텐츠와 연계한 연구·전시·아카이브를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동아시아의 무형문화유산을 기록한 EBS 특집 다큐멘터리 ‘위대한 유산, 동아시아’ 3부작은 EBS 누리집에서도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