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락의 신명을 선보이는 국악무대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11월 8일 오후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백진주의 ‘온실’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11월 21일부터 29일까지 창극 ‘이날치傳’을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남산국악당이 기획 시리즈 ‘남산컨템포러리 - 전통, 길을 묻다’를 오는 11월 13일과 14일 저녁 7시 30분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다시 선보인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11월 1일 토요일 오후 3시 김영희춤연구소 초청공연 ‘소고小鼓 놀음 허튼’을 선보인다.

시와 정가, 무용이 함께 어우러진 감각적 무대, 백진주의 ‘온실’

백진주의 ‘온실’ 포스터. 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백진주의 ‘온실’ 포스터. 이미지 국립무형유산원.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11월 8일 오후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2025 전통공연 연출가 발굴공모전 ‘출사표’> 선정작으로 백진주의 ‘온실’ 공연을 선보인다.

‘출사표’는 전통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무대를 선보일 신진 연출가를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으로, 새로운 감각으로 무형유산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무대를 소개한다.

이번 작품 ‘온실’은 전통 가곡 ‘정가’를 토대로 현대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근본적 질문인 ‘자아에 대한 이해’를 무대에 담아낸다. 연출가 백진주는 “관객이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만의 방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이야기를 다시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꽃나무’, ‘아지랑이’, ‘모란이 피기까지는’, ‘꽃에 물 주는 뜻은’, ‘꾀꼬리’, ‘무어래요’ 등 전통 시와 정가 작품들이 무용과 국악기 연주와 함께 어우러져 ‘나만의 방’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며, 예약은 10월 29일 오전 9시부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63-280-1500, 1501)로 하면 된다.

국립창극단 ‘이날치傳’

이날치傳 포스터. 이미지 국립창극단.
이날치傳 포스터. 이미지 국립창극단.

국립창극단은 오는 11월 21일부터 29일까지 창극 ‘이날치傳’을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이자, 날쌔게 줄을 잘 탄다고 해 ‘날치’라 불린 이경숙(1820-1892)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이다. ‘이날치傳’은 양반집 머슴으로 태어나 줄광대로 활동하다 명창의 북재비로 들어가, 온갖 수모를 견디며 귀동냥으로 소리를 익힌 끝에 명창의 반열에 오른 이날치의 일대기를 그린다. 신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며 예인(藝人)으로 살아간 이날치의 삶을 다양한 일화와 함께 생생하게 풀어낸다.

지난 2024년 초연 당시 전통 판소리를 중심으로 하되 다양한 전통연희를 조화롭게 녹여낸 연출과 국립창극단 단원들의 탄탄한 소리 기량이 어우러지며,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신명나는 무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초연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장면을 보완해, 보다 밀도 있는 이야기와 완성도를 갖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는 ‘소리판’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지름 10m의 원형 바닥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나무의 나이테나 사람의 지문을 연상케 하는 무늬를 통해 시간이 켜켜이 쌓인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 ‘이날치’ 역은 초연에서 맹활약한 국립창극단의 젊은 소리꾼 이광복과 김수인이 더블 캐스팅돼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날치의 의형제이자 조력자인 ‘개다리’ 역은 최용석이 맡으며, 극의 흐름을 이끄는 재치 있는 입담의 ‘어릿광대’는 서정금이 연기한다. 이 외에도 국립창극단 단원을 비롯해 줄타기꾼, 전통연희꾼 등 총 40여 명이 함께 출연해, 더욱 유쾌하고 신명나는 놀이판을 완성한다.

한편 국립창극단은 ‘2025 찾아가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공연에 앞서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11월 6일),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11월 13-14일)에서 ‘이날치傳’을 무대에 올린다. 

서울남산국악당, 5년 만에 ‘남산컨템포러리-전통, 길을 묻다’ 재개

‘뿌리의 주파수’ 포스터. 이미지 서울남산국악당.
‘뿌리의 주파수’ 포스터. 이미지 서울남산국악당.

서울남산국악당이 동시대 전통예술의 실험적 무대를 선보이는 기획 시리즈 ‘남산컨템포러리 - 전통, 길을 묻다’를 5년 만에 오는 11월 13일과 14일 저녁 7시 30분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다시 선보인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이 시리즈는 ‘남산에 담는 이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전통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 창작을 선보여 왔다. 전통음악과 무용, 미디어아트, 연극, 연희, 의상, 사진 등 다양한 장르가 만나 경계를 넘는 협업을 시도하며 ‘전통의 현재성’을 실험하는 장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작품은 지난 안무가 차진엽,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소리꾼 권송희 세 예술가가 ‘지금의 전통’을 다시 묻는 작업이다. ‘Roots Hz’에서 전통은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현재의 몸과 소리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우리와 함께 진동하는 ‘살아있는 관계’다.

이 공연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과거를 현재로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며 서로를 사용하는 상태다. 소리와 몸은 시간의 층위를 넘나들며, 뿌리가 아래로만 뻗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리좀(rhizome)의 이미지로 확장된다.

‘Roots Hz’에서 ‘Roots(뿌리)’는 수직적 혈통이 아니라 가로로 퍼지며 서로 얽히고 진동하는 관계의 지도다. ‘Hz(헤르츠)’는 주파수의 단위를 넘어 전통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의 태도이자 공명의 리듬을 상징한다.

기억이 아니라 관계로서의 전통, 보존이 아니라 공존으로서의 예술, 재현이 아니라 공명으로서의 몸. ‘Roots Hz’는 그 진동 속에서 전통이 다시 살아나는 현장을 만들어낸다.

예매는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공연 문의는 유선으로 할 수 있다.

흥겨운 소고 놀음이 진도를 뒤집다! ‘소고小鼓 놀음 허튼’

‘국악이 좋다’ 포스터. 이미지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이 좋다’ 포스터. 이미지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11월 1일 토요일 오후 3시 김영희춤연구소 초청공연 ‘소고小鼓 놀음 허튼’을 선보인다.

김영희춤연구소는 전통춤의 공연 및 연구 활동을 통해 전통 공연 예술의 전승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10년에 설립된 단체다.

이번 공연은 소고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전북특별자치도무형유산인 ‘고창농악 고깔소고춤’, 설장구와 소고가 함께 선보이는 ‘동동듀엣’, 세 명의 소고춤 ‘소고 삼채’, 가야금산조와 소고춤 ‘가야금산조와 소고 세산조시’, ‘아리씨구나~ 풍장소리’, 노동으로 고됨을 소고로 해방을 담은 ‘아리씨 소고(笑鼓)’, 오방진 마당을 중심으로 여덟 명의 춤꾼이 선보이는 ‘팔소고’까지 선보인다.

공연은 무료이며,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남도국악원 누리집, 또는 전화(061-540-4042, 장악과)로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