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고대 황금 금관 13점 중 신라 6점, 가야 1점 독보적
- 10월 31일~11월 1일 APEC 정상 관람, 11월 2일~12월 4일 일반관람
- 북방유라시아 금관과 연계성…고대 신라 드넓은 세계와 교역의 흔적

‘금관의 나라’라 불린 신라의 수도 경주에 APEC 환태평양 연안 국가의 세계정상과 더불어 신라 금관 6점이 한 자리에 집결한다.

국립경주박물관에 모이는 신라금관 6점(구본창 작가 기증 사진). 양 옆으로 내리는 드리개가 합쳐지면 빼어난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위 왼쪽부터) 초기 형태 교동금관, 황남대총 북분 금관, 첫 발굴한 금관총 금관 (아래 왼쪽부터) 서봉총 금관, 천마총 금관, 금령총 금관. 사진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국립경주박물관에 모이는 신라금관 6점(구본창 작가 기증 사진). 양 옆으로 내리는 드리개가 합쳐지면 빼어난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위 왼쪽부터) 초기 형태 교동금관, 황남대총 북분 금관, 첫 발굴한 금관총 금관 (아래 왼쪽부터) 서봉총 금관, 천마총 금관, 금령총 금관. 사진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국립경주박물관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와 함께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Silla Gold Crowns, Power and Prestige)’을 개최한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일정 중 10월 31일과 11월 1일 양일간 참가국 정상들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6점의 금빛 찬란한 신라 금관을 관람하고, 11월 2일부터 일반관람이 시작되어 오는 12월 1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전시에서 금관총 금관, 천마총 금관, 교동 금관, 서봉총 금관, 황남대총 북분금관, 금령총 금관을 만날 수 있다. 특별전은 금관의 조형미와 함께 그 안에 담긴 ‘왕의 미학’을 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춰 금관의 구조와 상징, 제작기술을 비교 분석해 신라 사회의 정치, 문화적 위상을 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21년 일제강점기 금관총 금관이 처음 발굴된 이래 지금까지 발굴된 금관 6점이 104년간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상 최초의 자리다.

금령총과 황남대총 금관 2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금관총과 교동, 천마총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서봉총 금관은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또한, 한국의 독특한 문화유산으로 희귀성에 주목한 해외 박물관의 ‘러브콜’을 받아 해외 순방길에 오르는 일정으로 인해 금관 6점의 집결은 전무후무한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국립경주박물관 김대환 학예연구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100년 동안 모일 리가 없을 것 같다”라고 한 바 있다.

국보 191호 황남대총 북분 금관. 양 옆으로 내리는 6개의 화려한 드리개로 인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사진 KBS 역사스페셜 영상 갈무리.
국보 191호 황남대총 북분 금관. 양 옆으로 내리는 6개의 화려한 드리개로 인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사진 KBS 역사스페셜 영상 갈무리.

한편, 신라 금관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굴된 고대의 황금 금관은 13개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신라금관이 6점, 가야금관 1점으로 우리나라가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고대의 금관이 많을 것 같지만 서양문명에서는 금관보다 월계관 형태의 금제 왕관이나 황금마스크, 화려한 금속 투구가 주로 발견되고, 북방 유라시아 초원지대에서 신라 금관의 기원으로 추정되는 금관들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북방 유라시아의 대표적인 금관 유물로 아프가니스탄 틸리아 테페(Tillya Tepe) 황금무덤의 금관(서기 1세기), 카자흐스탄 이식쿠르간 황금인간(Golden Man) 무덤의 금제 투구(서기전 4~3세기), 시베리아 고대 사르마트족 금관(1세기) 등이 있다.

(위) 시베리아 고대 사르마트족 금관, (아래) 서봉총금관과 사르마트족 금관 비교. 사진 KBS 다큐 '초원의 길' 영상 갈무리.
(위) 시베리아 고대 사르마트족 금관, (아래) 서봉총금관과 사르마트족 금관 비교. 사진 KBS 다큐 '초원의 길' 영상 갈무리.

잎사귀가 달린 나무와 황금 사슴뿔, 새 장식 등 신라 금관의 상징을 북방  유라시아 금관에서 발견할 수 있어 광활한 초원의 길 너머 동서 간 교역과 문화 교류의 흔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신라 고분에서 발굴된 유물에는 중국 고대 여러 국가, 일본과의 교역품뿐 아니라 서역의 로만글라스가 황남대총 남분과 북분, 서봉총, 천마총, 금령총 등에서 출토되어 드넓은 세계와 교역한 신라의 개방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천년왕국 신라의 개방성은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의 개최 취지와도 부합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