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의 숲(Breath Forest), 2025, 한지에 수묵, 91×182cm(2piece 연작).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숨결의 숲(Breath Forest), 2025, 한지에 수묵, 91×182cm(2piece 연작).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권소영 작가는 직관적인 시선으로 자연을 인식하고, 이를 새롭게 변주된 풍경으로 화폭에 담아낸다.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된 감정과 감각이 깨어나는 순간을 포착하며, 실체와 비가시적 세계가 교차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감각과 존재, 그리고 세계의 관계를 탐구하는 하나의 사유적 공간으로 확장된다.

히든엠갤러리에서 10월 16일부터 열리는 개인전 《서로를 지나며 : Passing Through One Another》에서 권소영 작가는 ‘존재의 관계성’을 중심에 둔다.

작가에게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서로를 지나며 흔적을 남기는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유기적인 흐름이다. 바람과 빛, 바다와 같은 자연의 언어들은 작가에게 감각을 깨우는 매개이자, 자신과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통로로 작용한다. 이 유동적인 순간 속에서 작가는 존재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고 변화하는 과정을 회화적으로 직조한다.

안기는 들판(Embracing Field), 2025, 한지에 수묵, 130×150cm.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안기는 들판(Embracing Field), 2025, 한지에 수묵, 130×150cm.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이번 개인전에서 ‘제주’라는 장소는 이번 작업에서 중요한 사유의 공간이 된다. 보이지 않지만 모든 생명을 통과하는 바람, 사라지는 것을 머무르게 하는 빛, 반복되는 파동 속의 바다는 작가에게 ‘존재의 방식’을 되묻게 하는 상징으로 다가왔다. 그 자연의 결을 따라 그린 화면들은 시간과 기억, 감각과 감정이 포개지는 층위로 구성되며, 보이는 풍경 너머에 자리한 내면의 진동을 드러낸다. 결국 ‘존재와 존재가 서로를 통과하며 남긴 흔적’의 기록이다. 그 흔적들은 사라지는 듯하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는 결(結)로 남아, 관람자를 조용한 사유로 이끈다.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세계와 나를 잇는 감응의 장(場)으로서, 우리가 서로를 지나며 남기는 보이지 않는 흔적의 의미를 되묻는다.

권소용 개인전 ' 서로를 지나며 : Passing Through One Another' 전시 모습(부분).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권소용 개인전 ' 서로를 지나며 : Passing Through One Another' 전시 모습(부분).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히든엠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권소영 작가가 탐구해 온 ‘존재의 관계성’이 한층 깊어진 시적 회화 세계를 조명한다.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자 또한 자신을 스쳐 간 기억과 감각의 결을 더듬으며,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를 사유하기를 바란다.

권소용 개인전 ' 서로를 지나며 : Passing Through One Another' 전시 모습(부분).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권소용 개인전 ' 서로를 지나며 : Passing Through One Another' 전시 모습(부분). 이미지 히든엠갤러리

 

권소용 작가의 개인전 《서로를 지나며 : Passing Through One Another》은 히든엠갤러리(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86길 16 제포빌딩 L층)에서 11월 12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