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의 감흥을 더해 줄 공연 무대가 풍성하게 열린다. 조선왕릉서부지구관리소는 오는 10월 11일 오후 3시, 화성 융릉과 건릉에서 ‘융건릉 음악회’를 개최한다. 화음챔버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시리즈 ‘Sonority of Strings’가 오는 10월 20일 오후 7시 30분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홀에서 열린다. 한국현대무용진흥회가 주최하는 ‘2025 K-WAVE DANCE FESTIVAL’이 오는 10월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앞 야외무대에서 개최된다. 공연창작소 공간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을 선보인다.

세계유산 융건릉에서 만나는 ‘옛 그림 속 정조’

‘융건릉 음악회’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융건릉 음악회’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서부지구관리소는 오는 10월 11일 오후 3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 중 하나인 화성 융릉과 건릉(경기 수원시)에서 ‘융건릉 음악회 – 옛 그림 속에서 정조를 만나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의 이야기를 담은 옛 그림 속 장면을 영상·음악·무용으로 재현하는 융복합 공연이다. 특히, 혜경궁 홍씨 회갑을 기념하고 사도세자 능을 참배하기 위해 행차한 과정을 기록한 8폭 병풍 ‘화성능행도’와 정조가 직접 그린 ‘국화도’를 비롯해 김홍도 등 정조 시대 화가들의 작품들을 전문 해설과 함께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어 관객에게 특별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공연에서는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작곡된 국악실내악단의 창작곡과 함께,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그린 ‘봉수당진찬도’(보물)에 등장하는 북춤 ‘무고’와 궁중 연례에서 추던 ‘처용무’ 등을 생생히 재현한 국립국악원 무용수들의 궁중무용을 감상하며 섬세한 멋과 예술미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미술평론가 손철주가 해설을 맡아 ‘낙남헌양로연도’에 담긴 유교적 경로 사상 등 정조 시대 회화에 담긴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역사적 사실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10월 3일 오전 9시부터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한 관람객 100명은 좌석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이외에 현장 방문 시에도 누구나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입장료 별도)이다.

고요와 기억을 품은 공간에서 울려퍼지는 현의 울림 ‘Sonority of Strings’

화음챔버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시리즈 ‘Sonority of Strings’가 오는 10월 20일 오후 7시 30분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홀에서 열린다. 현악기만으로 구성되는 이번 무대는 풍부하고 완성된 음향으로 시대를 넘어 변함없는 감동을 전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삶과 영원을 노래한 바스크스의 첫 교향곡 ‘목소리’, 낭만적인 첼로 독주가 이끄는 차이콥스키의 ‘페초 카프리치오소’, 옛 노래의 고풍스러운 서정미에 현악사운드 음향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본 윌리엄스의 ‘토마스 탈리스 환상곡’ 등이 연주된다.

또한 재독 작곡가 박영희의 창작곡 ‘석양의 빛’으로 저녁노을의 평온한 여운과 현악의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1945년생인 박영희는 한국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인물로, 한국적 정서를 현대 서양 음악어법과 융합한 독창적 작품 세계로 국제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연주되는 ‘석양의 빛’은 화음챔버의 위촉으로 지난 2018년 현악 5중주로 작곡된 뒤, 같은 해 현악합주 버전으로 개작돼 더욱 넓은 음향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사각형의 벽으로 둘러싸인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홀은 고요와 기억을 품은 특별한 공간으로, 현악오케스트라의 압도적인 사운드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더욱 몰입감있는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현악기의 진한 감동 속에서 삶과 낭만을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한강의 춤의 물결 ‘2025 K-WAVE DANCE FESTIVAL’

‘2025 K-WAVE DANCE FESTIVAL’ 포스터. 이미지 현대무용진흥회.
‘2025 K-WAVE DANCE FESTIVAL’ 포스터. 이미지 현대무용진흥회.

한국현대무용진흥회가 주최하고, K-WAVE DANCE FESTIVAL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5 K-WAVE DANCE FESTIVAL - 다양함을 나누다. Spread the Love’가 오는 10월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앞 야외무대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는 전 세계에서 한국 문화와 춤을 사랑하는 관광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춤’이라는 예술 언어로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글로벌 문화예술 축제다. 다양한 장르의 ‘춤’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으며, 세계 각국 시민 100여 명과 국내외 춤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축제는 다음과 같은 화려한 라인업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승원과 유연수, 제이블랙, 안은미댄스컴퍼니, 김보람 & 전태원, 서울발레시어터, 락엔 롤 크루. 모헤르댄스컴퍼니, K-발레시어터 등 국내외 유명 댄스팀들이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또한 K-Dance의 미래, 청소년과 청년 무용수들의 무대 △중·고등부 - 선화예술중학교, 예원학교, 계원예술중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고양예술고등학교 △대학부 -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 차세대 춤꾼들이 열정과 잠재력을 발산하는 특별한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농인 딸을 통해 비춰보는 우리 삶의 흔적 …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공연창작소 공간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아내의 죽음을 마주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과 단절, 그리고 화해의 가능성을 그린다. 연극은 외로움에 갇힌 아버지 경수, 끝내 자신과 마주하지 못한 아내 희진,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과 고통을 겪는 농인 딸 유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견뎌내며, 죽음과 이별을 지나 소통의 순간에 다가선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은 장애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품은 소통의 어려움이 단순히 장애의 문제를 넘어 인간 관계 전반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소통의 본질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이번 공연은 농인과 청인이 함께 창작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제작진은 농인예술감독(DASL) 개념을 차용해 ‘농예술팀장제’를 도입하고, 실제 농인 스태프의 창작 접근성을 확대했다. 이 과정은 농인 영상감독이 참여하는 아카이빙 작업으로 이어지며 무대 밖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은 이처럼 무대 안팎에서 다양한 시도를 이끌어낸 작품이다.

한편, 공연창작소 공간은 연극이 ‘공간’을 지배하는 예술임을 새기며, 제한되고 인위적인 무대 ‘공간’을 정밀하게 다스리려는 정신을 담고 있다. 동시대 연극의 본질과 존재 이유를 물으며, 즐거움과 예술적 균형을 맞춘 작품으로 사람을 만나는 공간을 기획하고자 한다. 2025 서울시 우수공연 공모사업 선정 단체, 2025 제46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 선정 단체, 2024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