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돌파구(대표 전인철)가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Abnormal필운 무대에 올리는 연극〈아이들〉((The Children, 연출 전인철)은 기후재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연극 '아이들' 공연 포스터. 이미지 극단 돌파구 제공
연극 '아이들' 공연 포스터. 이미지 극단 돌파구 제공

이 이야기는 60대 중반 은퇴한 핵물리학자 부부, 헤이즐과 로빈이 살아가는 해안가 외딴 오두막에서 시작된다. 발전소 사고 이후에도 재난의 흔적이 남은 마을에서 두 사람은 전기와 물을 아껴 쓰며 직접 농사로 자급자족한다.  어느 날,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로즈가 예고 없이 찾아오면서 이들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초반에는 세 사람의 과거 인연과 감정의 흔적이 드러나지만, 결말에 다다를수록 상반된 입장과 삶의 태도가 충돌하며 압도적 긴장감이 고조된다. 

〈아이들〉은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 위기 속에서, 과거의 결정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을 상상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차이메리카>(2015), <웰킨>(2022)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영국 동시대 극작가 루시 커크우드의 대표작. 2016년에 발표하여 그해 런던 로열코트씨어터에서 초연, 2017년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이어져 토니상 최우수 연극상 후보에 올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작품을 “21세기 최고의 공연 50” 중 3위(2019)로 선정하며, “정교하게 타오르는 슬로 번 드라마”,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깊이 있게 묻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루시 커크우드가 동시대 최고의 극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현재도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슬로베니아 등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사진 왼쪽부터) 배우 김호정, 성여진, 김정호. 사진 극단 돌파구 제공
(사진 왼쪽부터) 배우 김호정, 성여진, 김정호. 사진 극단 돌파구 제공

이번 공연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하려는 로즈 역에는 영화 〈화장〉(2015), 〈프랑스여자〉(2021) 등에서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호정이 출연한다. 짓궂은 농담 속에 깊은 회의와 자기모순적인 면모를 지닌 로빈 역은 배우 김정호가, 자신과 주변을 철저히 챙기며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려는 헤이즐 역은 배우 성여진이 맡았다.

이번 공연은 전통적인 극장이 아닌,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Abnormal필운에서 열린다. 

전인철 연출은 “희곡의 배경은 사고가 난 핵발전소 근처 바닷가 오두막이지만, 관객이 서울 한복판에서도 이런 상황을 마주했다고 상상하길 바랐다. 해가 지는 자연광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관객이 시간의 흐름을 극적으로 체험하고 희곡의 시공간을 ‘지금, 여기’로 받아들이길 바랐다”라고 했다.  연극〈구미식〉, 〈고목〉, 〈지상의 여자들〉, 〈목란언니〉 등 동시대 이슈를 꾸준히 다뤄온 전인철 연출은 〈헤다 가블러〉, 〈키리에〉 등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며 자신만의 연출 세계를 구축해 왔다.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아이들> 예매는 NOL 티켓(구.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