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이 발에 통증이 생기면 신발을 편한 걸로 바꾸거나 깔창만 바꿔 끼우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은 단순히 몸을 지탱하는 부위가 아니다. 몸 전체의 하중을 감당하고 움직임을 조율하는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다. 발에 생긴 문제를 방치하면 무릎, 허리, 골반 등 다른 관절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일상생활 전반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대표적인 족부질환에는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족저근막염 등이 있다. 대부분 반복적인 충격, 잘못된 보행 습관, 발에 무리를 주는 신발 착용 등 생활 속 요인이 원인이 된다. 문제는 이들 질환이 대부분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증상이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가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있는 두꺼운 섬유조직인 족저근막에 미세 손상이 생기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첫 발을 디딜 때 느껴지는 찢어질 듯한 통증이다. 움직이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활동량이 늘어나면 다시 악화되기도 한다.
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받아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주로 앞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타는 듯한 통증이 생기며, 환자들은 “발에 작은 돌멩이가 들어간 것 같다”거나 “신발 속에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표현한다. 마사지를 하거나 신발을 벗으면 잠시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일 뿐 증상은 점차 악화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관절이 돌출되는 질환이다. 외형적인 변형뿐 아니라 통증, 염증, 관절염까지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보행 자체가 어려워진다. 주로 하이힐이나 앞코가 좁은 신발을 자주 신는 사람에게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남성들에게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족부질환은 단순히 통증만 해결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핵심은 발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다. 발은 체중을 분산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며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통증만 줄이는 치료보다는 발의 구조와 기능을 정상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도수치료는 족부질환의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단순한 마사지 개념을 넘어, 해부학적 구조와 움직임의 연계를 이해하고 손으로 조절하는 치료 방식이다. 통증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발의 정렬을 바로잡고 기능을 개선하며 재발을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비정상적인 보행 패턴, 체형 불균형 등 전신의 움직임까지 진단해 맞춤형 치료를 진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족부질환은 단순한 발의 문제가 아니다. 전신의 균형과 활동성, 나아가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증상이 가볍다고 방치하다 보면 만성 통증이나 관절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의 작은 불편이 결국 일상의 큰 제약이 되기 전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글: 삼성역 휴고든정형외과 이철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