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멕시코 세계문화박물관에서 《서울의 멋》 기획전을 8월 21일(멕시코 현지 시간) 개막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중남미 중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멕시코 시티에서 처음 선보이는 서울역사박물관의 대규모 해외 전시로서, 멕시코 시티 시민들에게 K-POP, K-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의 뿌리인 서울의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원삼, 까치두루마기, 백자청화성문반구형 연적, 자수 수저 주머니 등 서울역사박물관의 210여 점(재현품 30여 점)의 소장품을 선보였다. 《서울의 멋 : El encanto de Seúl》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입다-격을 피우다’에서는 조선 후기 사대부 복식이 단순한 의복을 넘어 신분과 역할, 미의식과 삶의 철학을 담아낸 문화적 상징임을 보여준다. 돌잔치의 까치두루마기와 풍차바지, 혼례의 원삼과 당의, 비녀나 노리개 혹은 선추 등 정교한 장신구를 통해 길상성과 세련된 미감을 구현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2부 ‘살다-격을 품다’에서는 학문과 예술, 사유와 이상을 실천하던 내면의 서재로서 남성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던 사랑방과 바느질과 자수, 돌봄과 정서가 교차하던 섬세한 삶의 공간이었던 여성들의 규방을 조명한다. 이 공간들에서 핵심적 요소인 ‘문방사우’와 ‘규중칠우’의 ‘벗’이라는 개념을 통해 도구가 단순한 물건이 아닌 정서적 삶의 동반자로 기여할 수도 있다는 한국적인 사유방식도 전달하고자 했다.

3부 ‘이어지다-격의 도시, 서울’은 오늘날 전세계가 주목하는 역동적인 도시로 거듭났지만 경복궁과 창덕궁 그리고 광화문, 청계천과 인사동, 광장시장과 을지로 등에서 전통과 현대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이를 생생한 영상을 통해 관람객들이 언어나 배경 지식 없이도 공간의 깊이와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가 열린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stituto Nacional de Antropologia e Historia 이하 INAH) 국립세계문화박물관은 멕시코 시티 중심 소칼로 광장에 자리한 박물관으로 매년 약 27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다. 총 1만 4천여 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한국실을 운영하며 110여 점의 한국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개막식에는 허태완 멕시코 한국대사, INAH의 후안 마뉴엘 가리바이 로페스 멕시코 인류역사청 국립박물관 전시 국장을 비롯한 페르난도 곤잘레스 사이페 멕시코 외교부 아시아태평양협력 국장, 주멕시코 리비아, 말레이시아, 슬로바키아 공화국 대사 등이 참석했다.
알레한드라 고메즈 콜로라도 멕시코 국립세계문화박물관장은 개막식에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기에 ‘서울의 멋’ 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멕시코 시티 시민이 한국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LA 한인 예술단의 축하 공연과 함께 ‘한국의 맛’을 체험할 수 있는 음식도 제공되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멕시코 시티 시민 여러분들이 전시된 ‘서울의 멋’과 멕시코 전통문화를 상호 비교·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서울이 지닌 문화 에너지가 멕시코 시티 시민들에게 연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2025년 10월 19일까지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