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북촌박물관 기획전 포스터. 제공 북촌박물관
2025 북촌박물관 기획전 포스터. 제공 북촌박물관

북촌박물관은 오는 8월 20일부터 개최하는 《박물관, 작가를 만나다》는 조선시대 공예품과 현대 민화 작품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특별기획전이다. 전통과 현대, 실용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하였다.

14번째 맞이하는 이번 특별기획전에서는 조선시대 공예와 옛 민화, 현대민화의 전시를 통해 전통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화조영모도 10폭 병풍(조선시대). 꽃과 새가 어우러진 화면이 10폭으로 구성된 병풍이다. 각 폭마다 모란, 연꽃, 매화, 국화 등 계절별 꽃과 봉황, 공작, 학, 사슴,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이 함께 그려져 있어, 생명력과 풍요, 장수를 기원하는 전통 화조 병풍이다. 제공 북촌박물관
화조영모도 10폭 병풍(조선시대). 꽃과 새가 어우러진 화면이 10폭으로 구성된 병풍이다. 각 폭마다 모란, 연꽃, 매화, 국화 등 계절별 꽃과 봉황, 공작, 학, 사슴,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이 함께 그려져 있어, 생명력과 풍요, 장수를 기원하는 전통 화조 병풍이다. 제공 북촌박물관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공예의 구조적 아름다움과 장식성, 민화에 담긴 상징과 염원을 통해 선조들의 삶과 소망을 되짚어 보고, 현대 작가들의 민화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시선이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의 유물과 현재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며, 전통이 오늘의 감각과 소통하는 살아있는 문화임을 실감하게 한다.

용·봉황 무늬 지장 문갑 (조선시대). 종이를 붙여 만든 문갑이다. 용과 봉황이 장식되어 벽사와 길상의 의미를 함께 지닌다. 제공 북촌박물관
용·봉황 무늬 지장 문갑 (조선시대). 종이를 붙여 만든 문갑이다. 용과 봉황이 장식되어 벽사와 길상의 의미를 함께 지닌다. 제공 북촌박물관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나쁜 기운을 물리치다’, 벽사의 의미를 담아 신령한 동물과 풍습을 통해 재앙을 막고자 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2부 ‘좋은 기운을 부르다’, 수복강녕, 장수와 복, 풍요를 기원했던 사람들의 소망이 반영된 다양한 도상을 통해 그 염원을 살펴본다. 3부 ‘이상향을 꿈꾸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선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담은 작품을 통해 현실 너머의 세계를 상상했던 당시의 정신세계를 비춘다.

책반닫이(조선시대). 장석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 반닫이이다. 앞바탕과 경첩에 명월(明月),천하태평(天下太平) 등의 글자가 투각되어 있어 사용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제공 북촌박물관
책반닫이(조선시대). 장석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 반닫이이다. 앞바탕과 경첩에 명월(明月),천하태평(天下太平) 등의 글자가 투각되어 있어 사용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제공 북촌박물관

헌대 작가 작품으로는 이수연 작가의 '책장과 연적'(2025)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묵직한 소나무 삼층 책장 위에 청화백자 복숭아 연적 하나가 놓여 있다. 짙은 목재와 청백색 도자의 대비가 절제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정적이고 단아한 분위기가 조선 문인의 서재를 연상케 한다.

이수연, 책장과 연적, 2025. 사진 제공 북촌박물관
이수연, 책장과 연적, 2025. 사진 제공 북촌박물관

 박지은 작가는 '반닫이와 선반' (2023)을 선보인다. 반닫이와 선반을 중심으로 동서양의 상징을 결합한 현대 민화 작품이다. 상단에는 성경, 레드북, 오페라 대본, 익투스 등 서양의 상징들이 선반 위에 놓여 있다. 중단에는 복수(福壽) 장석과 물고기가, 하단에는 대나무, 거북, 사슴, 석류 등 전통 길상 도상이 배치되었다.

박지은, 반닫이와 선반, 2023. 사진 북촌박물관
박지은, 반닫이와 선반, 2023. 사진 북촌박물관

 김한영 작가는 '화수분' (2025)을 선보인다.  화수분은 본래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를 뜻하지만, 소반 위에 놓인 순백의 도자기는 보는 이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배경에는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복숭아가 꽃잎처럼 흩날리며 생동감을 더한다.

김한영, 화수분, 2025. 사진 북촌박물관
김한영, 화수분, 2025. 사진 북촌박물관

북촌박물관은 우리의 문화를 통해 과거와 소통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열어 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조선의 목공예품을 중심으로 당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며, 매년 특별기획전을 통해 북촌에 우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전통을 살펴 현재 우리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장을 마련한다.
조선 공예와 현대 민화의 만남, 전통의 아름다움을 오늘의 시선으로 보는《박물관, 작가를 만나다》는 북촌박물관(서울 종로구 북촌로 39)에서 10월 1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