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학교 인문자연학부 우실하 교수는 한국 전통문화의 전문가다. 1997년 우 교수는 《오리엔탈리즘의 해체와 우리 문화 바로 읽기》(조합공동체 소나무)를 펴내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 문화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정당한 문화 읽기’”를 제안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관련하여 우실하 교수에게 왜 이 애니메이션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한국인이 아닌 한국계 외국인들이 이런 작품을 만드는지, 현시점에서 한국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먼저 20여 개의 질문을 작성하여 우 교수에게 보내고 우 교수가 이에 답하는 방식으로 초고를 정리했다. 이후 초고를 읽고 우 교수를 만나 상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한국 전통문화의 미래”라는 주제로 1. <케이팝 데몬 헌터스>, 왜 이 이야기가 통하는가: 해외에서의 인기 의미, 2.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콘텐츠’인가? 3.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4. 한국 문화의 21세기라는 제목으로 네 차례에 게재한다. [편집자 주]

한국항공대학교 인문자연학부 우실하 교수. 사진 정유철 기자
한국항공대학교 인문자연학부 우실하 교수. 사진 정유철 기자

 2.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콘텐츠’인가?

-- 혹자는 이 작품을 또 하나의 ‘K-콘텐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소비형 콘텐츠 그 이상일까요? 이 작품이 한류를 넘어서 문화적 의미를 가지는 지점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요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을 소개하는 신문기사들에는 <오징어게임>과 더불어 ‘K-콘텐츠’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K-콘텐츠’로 보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만든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모두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가졌기에 이런 것을 기획하고 만들었겠지요. 2021년 3월에 벌써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에서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으로 보아, 그 전부터 준비했겠지요.

많은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는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에서 한국의 민속학자라든지 관련 학자들의 자문을 구했는지 의문입니다. 사용된 한국 전통문화적 요소들이 너무나 단편적이고 1차원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영화 제목에도 ‘케이팝’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은?

제목에서 ‘케이 팝(K-Pop’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지도 의문입니다. ‘케이팝’은 집단 군무와 함께 노래하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스타일의 한국 음악을 지칭하면서 널리 퍼진 용어입니다. 이와 유사하지만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은 ‘제이 팝(J-Pop)’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케이팝’과 유사하게 한국계 미국인이 작곡한 음악을 ‘케이팝’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일까요? ‘케이팝 스타일의 미국 노래’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요?

최근 인터넷 신문 기사에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1위를 했다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빌보드 차트’와 함께 세계 양대 차트로 불립니다. 오피셜 차트 측은 “헌트릭스의 ‘골든’이 13년 만의 K팝 오피셜 차트 1위가 됐다”, “헌트릭스의 ‘골든’이 13년 만의 K팝 1위가 되면서 하나의 ‘현상’이 된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이번 주 오피셜 차트를 장악했다”고 합니다(SBS뉴스, 2025. 08. 02.)

‘싸이 이후 13년만’이라는 표현은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2012년에 1위를 했고, 이후 13년 만에 ‘골든’이 다시 1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오피셜 차트 측이 밝힌 이런 표현은 ‘골든’을 ‘한국 음악’ ‘케이팝’ ‘케이 콘텐츠’로 보는 것입니다.

미국 빌보드는 오늘(2025. 8. 11.) ‘골든’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고 밝히면서 “‘골든’은 ‘핫100차트’를 정복한 K팝과 관련된(associated with Korean pop) 아홉 번째 노래로,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부른 첫 번째 (1위) 곡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연합뉴스, 2025. 8. 11). ‘K-팝과 관련된 9번째 노래’라는 것이 ‘골든’을 K-팝으로 인정하는 것인지 애매합니다. 이를 소개한 [연합뉴스] 소제목에서는 “차트 정복한 K팝 9번째 곡”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빌보드는 ‘K-팝과 관련된 9번째 노래’로 소개하지만, 우리의 신문 기사에는 그냥 K-팝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신문의 기사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1위를 한 것을 축하해 줄 수 있지만, ‘한국계 미국인’이 ‘케이팝 스타일로 작곡한 노래’를 ‘미국계 한국인 가수’가 부른 ‘골든’이 ‘한국 음악’ 혹은 ‘케이 콘텐츠’일까요?

이 영화에는 많은 노래들이 새로 작곡되어 들어가 있는데,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든’은 ‘한국계 미국인’ 이재(EJAE, 한국 본명은 김은재)가 주된 작곡가고, ‘한국계 미국인 가수’ 이재(=루미역 노래), 오드리 누나(=미라역 노래, 한국 본명은 추해원), 레이 아미(=조이역 노래, 한국 본명은 이예은) 3명이 불렀습니다.

‘골든’은, (1) 이재가 주된 작곡가이지만 마크 소넨브릭(Mark Sonnenblick)과 공동 작곡한 것으로 되어 있고, (2) 작사도 여러 명(IDO, 24, TEDDY, EJAE, Mark Sonnenblick)이 공동으로 한 것이고, (3) 편곡은 이재가 빠진 다른 분들(IDO, 24, TEDDY, Ian Eisendrath)이 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골든’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의 산물임에도 영국 오피셜 차트 측이나 한국의 신문에서는 ‘골든’을 ‘케이팝’, ‘한국 콘텐츠’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계 미국인’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한국의 메달 집계에 금메달이 추가될까요? ‘골든’은 ‘한국계 미국인이 작곡’하고 ‘한국계 미국인’이 부른 ‘케이팝 스타일의 미국 노래’이고 ‘미국 콘텐츠’일 뿐입니다.

-- 그렇다면 ‘K-콘텐츠’는 어떤 것인가요?

‘케이팝’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후, 한국에서 만든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케이 콘텐츠’라고 부르며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 이것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한국인에 의해 한국 사회와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음악, 드라마, 게임 등등의 문화 콘텐츠’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됩니다.

한국항공대학교 인문자연학부 우실하 교수
한국항공대학교 인문자연학부 우실하 교수

‘케이 콘텐츠’의 의미는 ‘케이(K)’을 어떻게 해독하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1) ‘한국에서 한국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콘텐츠’로 읽어 ‘제작 주체’에 방점을 둘 것인지, (2) ‘한국의 전통-현대-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로 읽어서 ‘한국적인 내용’에 방점을 둘 것인지에 따라 ‘케이 콘텐츠’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한류 초기의 ‘케이 콘텐츠’는 대부분 ‘한국에서 한국인에 의해서 한국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케이 콘텐츠’에 대한 학술논문에서도 대부분 별다른 정의를 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K-콘텐츠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한국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발전시킨 문화를 기반으로 한 유무형의 콘텐츠’ 혹은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대중가요, 웹툰 등 대중예술 분야를 가리키는 용어’ 정도로 언급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문화산업이 거대화되고 신자유주의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면서 많은 나라의 다양한 전문가와 자본이 결합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나라 영화’, ‘어느 나라 콘텐츠’라는 것을 구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사람과 자본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문화적 산물들은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한국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유사한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케이 콘텐츠’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그 범위나 기준을 학계나 문화 전문가들이 논의해야 할 시점이 온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학술적으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봅니다. 아마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등장으로 관련 학계에서도 논의가 이어지리라고 봅니다.

아직은 불완전할 수 있지만 제 생각에 ‘K-콘텐츠’인가의 여부는 결국, (1) 제작 주체와, (2) 메인 스토리텔링의 내용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저의 개인적 견해로는 ‘케이 콘텐츠’라는 것은 좁은 의미에서 보수적으로 보면, (1) 제작 주체가 한국인이고, (2) 한국의 과거-현재-미래를 배경으로 한 문화적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만들든, 할리우드 자본이 100%이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광의로 보면, 제작 주체가 한국인이라면 내용은 무엇을 다루든 ‘케이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영화를 만든 분이나 다른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1) ‘서구 악마론을 스토리텔링’의 바탕으로 삼아, (2) ‘케이팝 스타일의 노래’를 가미하고, (3) ‘한국의 전통문화적 요소를 활용’한 ‘서구적 콘텐츠’ 정확히 말하면 ‘미국 콘텐츠’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케이 콘텐츠’라고 부를 수 있는 기준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등장으로 학계에서도 그 기준이나 정의를 고민할 것이라고 봅니다. 아직은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것 같지 않습니다. ‘케이 콘텐츠’인가 여부는 결국 ‘K-팝’과 ‘J-팝’과 같은 그 콘텐츠의 국적(?)과 내용의 문제입니다.

제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는 것을 간략히 소개드릴까 합니다. 물론 아직 잠정적이고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소개하면, ① 제작 주체: 제작, 기획, 감독, 배우 등이 주로 한국인이 주도한 것인가, ② 사회-문화적 배경: 한국 전통-현대-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가, ③ 주된 사용 언어: 주된 언어가 한국어인가, ④ 제작비와 이윤 배분: 제작비와 이윤이 얼마나 한국에 귀속되는가?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입니다. ① ② ③ ④를 다 충족한다면 논란의 여지 없이 케이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기의 케이 콘텐츠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이런 유형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 여러 국가나 전문가의 협업이 이루어지는 등 양상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지요.

첫째, <오징어 게임>은 ① ② ③을 충족하지만 제작비나 이윤 배분(=④)에서는 미미합니다. 그럼에도 <오징어 게임>을 ‘케이 콘텐츠’라고 대부분 보고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가 거대 문화산업이 되어 세계적인 수준에서 펀딩을 받는 현실을 감안하면, 자본금이나 이윤 배분의 문제는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봅니다.

둘째, <미나리>는 주된 사용 언어(=③)가 한국어라는 이유로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아 ‘외국 영화’ 취급을 받았습니다. 많은 영화인이 문제를 제기했었지요. 윤여정 배우가 배역을 맡아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받아 ‘한국 여배우의 위상’을 높였을 수 있지만,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들이 주축이 되어서 ‘한국계 미국인 사회’을 배경으로 한 ‘미국 영화’로 ‘미국 콘텐츠’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사실 ②(= 사회문화적 배경)의 조건만 일부 충족할 뿐 ① ③ ④는 충족하지 않습니다. 제작 주체(=①)는 미국계 한국인이 대부분이고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목소리로 등장하는 정도입니다. 주된 사용 언어(=③)도 영어이며, 자본금과 이윤 배분(=④)도 소니 픽처스 에니메이션이 만들고 네플릭스에서 배포하였으니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으로 귀속됩니다. 그래서 저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케이 콘텐츠’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봅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미국 영화’이고 ‘미국 콘텐츠’일 뿐이지요.

넷째, <설국열차>는 감독 봉준호와 주연 배우인 송강호는 한국인이지만 많은 배우가 외국인이고,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를 원작으로 한 가상의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내용상으로는 특정한 국가나 사회와는 상관없으며, 주된 언어는 영어이고, 한국 자본이 중심이 되어 제작해서 한국의 지분은 높은 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영화’ <설국열차>는 ‘케이 콘텐츠’라고 보아야 할까요? 저의 생각에는, <설국열차>는 한국에서 만든 ‘한국 영화’이자 특정한 국가와 상관없는 배경이니 넓은 의미의 ‘케이 콘텐츠’에 넣을 수 있다고 봅니다.

특별한 국가나 문화와 상관없는 가상세계를 그린 SF영화들 가운데 많은 것들은 제작 주체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에서 한국인이 동남아인 6명을 훈련하여 아이돌 그룹을 만들고, 외국인 작곡가에서 의뢰해서 ‘케이팝 스타일’ 노래를 만들어서 영어나 한국어로 노래한다면 ‘케이 콘텐츠’일까요? 이 역시 ‘케이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다섯째, 가정을 해서 미국인 감독과 배우가(=①), 한국의 전통사회를 배경으로(=②), 춘향전이나 홍길동전을 만들면서, 미국 배우들이 영어(=③)를 사용하고, 미국의 자금으로(=④)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다면 ‘케이 콘텐츠’일까요? 이런 유형은 ‘케이 콘텐츠’라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주된 제작 주체의 국적이 가장 큰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여섯째, <킬빌> 1부는 본래 일본 사무라이 세계를 다룬 일본에서 제작된 ‘일본 영화’에 뿌리를 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 영화’ <킬빌>은 할리우드 제작진이 미국 배우들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을 가미하여 만들어 놓았습니다. <킬빌> 2부는 홍콩 무협 영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이 ‘미국 영화’는 ‘미국 콘텐츠’로 봅니다. 결국 내용보다도 제작 주체국이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미국인들이 세계 각국의 펀드를 받아서 특정 국가와는 전혀 상관없는 ‘연어의 회귀 본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러 나라 언어로 각각 더빙되어 방송된다고 하더라도 이 다큐멘터리는 당연히 ‘미국 콘텐츠’라고 할 것입니다.

① ② ③ ④ 각각의 부분마다 세계 각국의 협업이 확대되고 있기에 ‘어느 나라 영화’, ‘어느 나라 콘텐츠’라는 것을 구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사람과 자본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문화적 산물들은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런 상황에서는 그것을 ‘주도적으로 만든 제작 주체의 국적’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유사한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케이 콘텐츠’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면, 그 범위나 기준을 학계나 전문가들이 논의해야 할 시점이 온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학술적으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좀 보수적으로 ‘케이 콘텐츠’라는 것은 (1) 제작 주체가 한국인이고, (2) 한국의 과거-현재-미래를 배경으로 한 문화적 콘텐츠라고 보고 있습니다. 넓게는 그 내용과 상관없이 ‘주된 제작 주체가 한국인인 콘텐츠’라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귀궁>은 ‘한국 드라마’이자 ‘케이 콘텐츠’이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 영화’이고 서구적 악마론에 한국 전통을 끼워 넣은 ‘미국 콘텐츠’라고 보며, <미나리> 역시 ‘미국 영화’이고 ‘미국 콘텐츠’라고 설명한 것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