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고성능 카메라 하나씩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시대.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한 사진 한 장과 5행의 짧은 시 속에 생생한 메시지를 담는 디카시가 새로운 문학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25일 명성문화예술센터는 도서출판명성서림, 도서출판시담, 한국예술문학신문과 공동으로 ‘제5회 디카시 전국 백일장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봄과 여름을 주제로 한 공모전 결과 이날 시상식에서 총 30 작품이 선정되었으며, 대상은 ‘피서’를 주제로 출품한 남궁유순 작가가 수상했다.

금상은 김승 작가의 ‘아무일 없듯이’, 이서연 작가의 ‘새싹미소’, 은상은 동심철수 작가의 ‘구하가龜河歌’와 이진환 작가의 ‘행복꽃’, 권대근 작자의 ‘풍란꽃 향기처럼’이 수상했다. 동상은 김종두 작가의 ‘벚꽃 나들이’ 등 10작품, 장려상은 김철수 작가의 ‘천사 나팔꽃’ 등 14작품이 선정되었다.
대회장인 박종래 시인‧문학평론가는 “디카시에는 함축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 시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뭔가 깨우침이 있고 성찰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선정 취지를 밝혔다.

이날 대상 수상작 남궁유순 작가의 작품 ‘피서’는 책들이 나란히 꽂힌 서가를 배경으로 화분에 심은 하얀 치자꽃 위에 도심에서는 귀하디귀한 몸인 여치가 주인공인 양 앉아있다.
“기상관측 예보 이래 최고 폭염 열대야/ 누구는 산과 바다 어떤 이는 해외로/ 나는 독서실 꽃방석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 독서가 부족하다는 세종대왕의 염려”

남궁유순 작가는 “무더위 중 잠깐 내린 비에 목을 축이라고 내놓은 치자꽃 화분을 따라 여치가 들어왔다. 사진을 찍을 때도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는데 신기했다. 작품을 만들라고 보내주신 듯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꽃방석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은 여치가 마치 독서삼매경에 빠진 나 자신처럼 느껴졌다”라며 “요즘 주변에서 해외로 피서 가자고 유혹이 많다. 휴가철이면 국비 외화가 낭비되든 말든 해외로 나간다. 휴가를 못가 아쉽지만 서가를 찾은 여치를 보면서 세종대왕께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글을 만들어 주셨는데도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아 근심 걱정하는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무더위를 독서로 이기면 어떨까 한다”라고 작품에 담은 마음을 전했다.

디카시 작품들은 족자 형태로 명성문화예술센터(서울 중구 필동6) 전시장에 8월 25까지 전시한 후 참가자에게 도록과 함께 전달된다. 아울러 입상자의 작품은 실용신안특허출원된 3년(30개월) 캘린더로 제작해 선물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