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키고 가꿔야 할 소중한 유무형 문화유산이 세계유산 및 국가유산으로 각각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가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월 12일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또 ‘봉은사 생전예수재’를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생전예수재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정옥순씨를 인정하고, ‘대금정악’ 보유자로 임진옥씨를 인정 예고했다.
‘반구천의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국가유산청은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가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월 12일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지난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15년 만에 결실을 맺었고,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 유산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또 △선사시대부터 약 6천 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등재를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자체,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 천연기념물 지정

국가유산청은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는 크기가 제각각인 유문암질 암석 조각들이 서로 맞물려 넓게 분포하고 있는 지대로,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방향 외곽 지역에 약 2.3km 구간에 걸쳐 있고, 최대 폭은 500-600m에 이른다. 약 2만 8천 년 전, 소규모 용암돔이 붕괴하면서 생긴 화산쇄설류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화산지질학적 가치가 높다.
한라산 모세왓에서 발견되는 유문암질 암석은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두운 색을 띠는 현무암질 암석과는 달리 이산화규소(SiO₂) 함유량이 높아 밝은 색을 띠고 있어 쉽게 구별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 방언으로 모래밭을 뜻하는 ‘모세왓’은 유문암질 각력암들이 널려 있는 광경이 마치 모래밭과 유사하다고 해 붙여진 지명으로, 밝은색의 유문암질 암석의 지질학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화산의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며 화학성분이 점차 변해 현무암질-안산암질-유문암질 순으로 암석화돼 가는데, 그동안 제주에는 현무암질 암석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통해 유문암질 암석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과거 한라산 고지대 화산활동의 특징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천연기념물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한라산을 오르는 탐방객들이 제주의 다양한 지질학적 역사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봉은사 생전예수재’ 국가무형유산 신규종목 지정 및 보유단체 인정

국가유산청은 ‘봉은사 생전예수재’를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생전예수재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무형유산 ‘영산재’ 전승교육사 이병우씨를 명예보유자로 인정했다.
생전예수재는 살아 있는 자가 사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불교의례다. ‘봉은사 생전예수재’는 『동국세시기』에 19세기 중반 윤달의 대표적인 풍습으로 언급되는 등 역사성, 학술성, 대표성이 확인돼 이번에 국가무형유산으로 최종 지정됐다.
이와 함께, ‘봉은사 생전예수재’의 보유단체로 인정된 생전예수재보존회는 봉은사를 비롯한 5개의 서울 소재 사찰들이 함께 참여해 지난 2017년 6월 발족한 단체로, 재를 이끌어나가는 연행 능력 등 ‘봉은사 생전예수재’의 전승에 필요한 기반과 기량, 전승 의지를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영산재’ 명예보유자로 인정된 이병우씨는 지난 2005년에 국가무형유산 전승교육사로 인정돼 전승자 육성과 무형유산의 보급을 위해 19년간 헌신해왔으나,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전승활동에 어려움이 있어 그간의 공로를 예우하기 위해 명예보유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정옥순 씨 인정, ‘대금정악’ 보유자로 임진옥 씨 인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정옥순(鄭玉順, 서울, 1958년생)씨를 인정하고, ‘대금정악’ 보유자로 임진옥(林珍玉, 서울, 1954년생)씨를 인정 예고했다.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인정된 정옥순 씨는 1969년 고 박귀희(1921-1993) 보유자 문하에 입문해 지금까지 56년 동안 ‘가야금병창’과 관련한 공연, 교육, 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가야금병창’ 보유자 인정은 지난 2001년 보유자 인정 이후 약 24년 만에 이뤄지는 만큼, 향후 전승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금정악’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임진옥 씨는 지난 1968년 국악사양성소(국립국악중·고등학교의 전신)에 입학해 대금을 전공했고, 고 김성진(1916-1996) 보유자의 문하에서 전수장학생과 이수자로 활동했다. 지난 2015년에는 전승교육사로 인정돼 ‘대금정악’ 전승에 힘써오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대금정악’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임진옥 씨에 대해서 예고 기간(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무형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