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한국현대춤작가 12인전이 오는 7월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한국현대춤작가 12인전>은 그동안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우리 무용계 각 부문에서 탄탄한 기량과 작가 정신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한 중견 무용가들이 모여 한 무대에서 한국 춤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제시해 온 국내 무용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무대 중 하나이다.

제38회 한국현대춤작가 12인전에서는 7월 9일 ~ 10일 오후 7시 30분 김성훈 <검수>, 권세현 <Silent noise>, 문지애 <Homo RuahⅡ _물 숨>, 김지혜 <결론은 이별>을 각각 선보인다.
김성훈의 <검수>는 존재의 본질을 확인받고자 하는 몸의 투쟁이다. 이 작품에서 무대는 하나의 거대한 심문대이자 조율되지 않은 질서의 공간이며, 지속적으로 무언가에 ‘통과’되기를 요구받는다. 규격에 맞춰지길 강요받는 신체는 타자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해체당하고, 다시 조립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형태를 되묻는다. 안무 및 출연 김성훈, 음악 차지혁.
권세현의 <Silent noise>는 사랑과 상실, 그리고 소통의 부재를 주제로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 커플이 겪는 복잡한 감정을 춤을 통해 담아낸다. 서로에게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 둔 감정들은 움직임과 표정 연기로 표출하도록 한다. 침묵과 고독은 이 작품의 핵심 요소이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안정과 치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관객들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안무한다. 안무 권세현, 출연 권세현, Aleksandr Seytkaliev
문지애의 <Homo RuahⅡ _물 숨>은 ‘물 숨’, 즉 사람의 숨이 아닌 물의 숨, 물속에서의 숨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물속이라는 한계적 공간 안에서 고요히 존재하는 상태. 아주 작고 미세한 숨, 반복되는 멈춤과 흩어짐을 통해 인간 내면의 균형과 갈등을 돌아본다. 안무 문지애, 출연 이지희, 문지애, 비주얼디렉터 정승재, 사진 강선준, 의상 최인숙.
김지혜의 <결론은 이별>, 안무 의도는 이렇다. 우리는 매일을 살아감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가고 있다. 그것은 모든 것들로부터의 소멸이다. 영원한 것은 없으며 지금을 살아가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이별이라는 결론과 맞닿아 있다. 안무 강지혜, 출연 강지혜, 최지원, 소품 노현주, 음악 이아민.
7월 12일부터 13일까지는 윤전일의 <숨..>, 손미정 <Via Dolorosa -가지 않은 길>, 이혜원 <나는 이미 지워졌다>, 홍은주 <“반음”-반음을 타고 오르는 아리랑 고개>가 공연된다.
윤전일의 <숨..>의 작품 내용은 이렇다. “사랑하는 사람에 숨소리와 호흡하고 큰 숨에 무너질까 받쳐주고 작은 숨소리에 귀를 댄다. 마지막 숨은 서서히 작아지며 죽어가는 그녀의 숨과 나는 서서히 숨이 멈춰진다.” 안무 윤전일, 출연 윤전일, 이승아.
손미정의 <Via Dolorosa(부제:가지 않은 길)>의 작품 내용은 이렇다. “세상을 살고자 세상을 괴롭혔고 세상에 욕심을 냈다. 세상이라는 것은 이제 우리가 살 수 있도록 곁에서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간의 이기심과 과욕은 세상을 괴롭혔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지구...
그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 미안하게도 세상은 그래도 좋았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그 길 위에서 나는 음악에 몸을 실어본다.”
이혜원의 < 나는 이미 지워졌다 >의 안무 의도는 이렇다. “이제는 만질 수 있는 것에 진리가 있다고 느낀다. 만질 수 없는 것들이 가져다주는 불안이 언제부턴가 자극제가 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를 벽으로 몰아붙이도록 두고 싶지 않다. 보이는 대로 그러한 물질로 존재하는 것들 위에, 진심이 존재한다면 그 위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희덕의 시 안에서 ‘안개’는 깊이, 넓이, 높이를 만들고 스스로 이러저러한 물상이 된다. 안갯속에서 무수한 사물이 생겨났다 다시 안개와 더불어 사라져 간다. 유한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질로 가득찬 이 시 구절들이 놀랍게도 이 세계를 너무나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긍지어린 마음으로 오늘 물질의 그 눈부심에 대하여 읊어 보고자 한다.” 안무 및 출연 이혜원, 영상 정호영.
홍은주의 <“반음” - 반음을 타고 오르는 아리랑 고개> 안무의도는 이렇다.
“‘반음’은 정박에서 비켜난 삶이며 완전하지 않은 감정의 결을 껴안고 한 존재가 고개를 넘어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반음’은 불안정함이 아니라 그 흔들림을 살아낸 용기이자 존재의 진동이다. 춤은 말해지지 못한 마음을 따라 움직이며, 아리랑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게 흐른다.” 안무 및 출연 홍은주, 박종원, 홍정희, 음악감독 홍정희, 무대디자인 이종영, 의상 김경희, 분장 김유진.
7월 15일부터 16일에는 이영철의 <Whisper>, 김남식의 <기둥 위의 남자-The Man on the Pole>, 최소빈의 <Rosa hybrida>, 김용철의 <흔들리지 않게>을 공연한다.
이영철 <Whisper>의 안무의도는 이렇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 숨결, 바람, 시간, 기억… <Whisper>는 이러한 보이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흐르는 요소들을 탐구하며, 인간의 숨결을 통해 신체가 만들어내는 근원적인 리듬을 추상적으로 나타낸다. 이 작품은 계절 시리즈의 일환으로, 각 계절의 본질과 그에 맞는 나무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봄과 가을의 작품들에 이어, 겨울에 어울리는 나무로 자작나무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 고요한 겨울 속에서 생명과 리듬을 이어가는 자작나무의 상징성에 깊이 이끌렸다. 자작나무와 겨울이 가진 의미를 통해, 고요한 자연, 흐르는 바람, 그리고 살아 있는 나무 사이의 미묘한 조화를 시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안무 이영철, 출연 이영철, 장혜림
김남식 <기둥 위의 남자 (The Man on the Pole)> 의 안무의도는 이렇다. “몸으로 써 내려간 침묵의 서사,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9년부터 서울 강남역 사거리의 CCTV 기둥 위에서 355일 동안 생존했던 한 남성. 그는 도심 한복판의 높고 외딴 기둥 위에서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침묵으로 외쳤다.
<The Man on the Pole>은 그 상징적 실존을 움직임과 이미지, 조명, 그리고 침묵을 통해 되살린다. 단 하나의 몸, 고립된 공간, 축적된 시간의 흐름으로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힘, ‘존엄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도를 하고자 한다.” 안무 김남식, 출연 김시윤, 김남식, 목소리&미쟝센구성 에밀리아노 까스티요.
최소빈 <Rosa hybrida>의 안무는 “한 여인이 걸어온 인생과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한 송이의 장미꽃이 피고 지는 아름다운 시간의 흐름에 빗대어 표현해 보고자 한다.” 안무 최소빈, 출연 최소빈, 이명헌, 이코노스타소프 막심.
김용철 <흔들리지 않게>의 작품 내용은 이렇다. “아파한다는 것. 이 얼마나 신비롭고 신성한가! 우리가 가진 모든 선함,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 모든 것은 다 고통이다. -에피쿠로스의 정원에서-”. 안무 및 출연 김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