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흔적을 담은 현장과 전시물을 보며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과 전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5월 16일부터 11월 10일까지 총 40회에 걸쳐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 ‘왕릉팔경’을 운영한다.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4월 22일부터 7월 13일까지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서울 중구)에서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기증받은 고문헌 중 14인의 대표자료를 모아 고문헌 기증전 '家寶(가보), 모두의 품으로'를 개최한다. 

경운박물관은 오는 4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 경운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재봉틀 연대기, 자봉침(自縫針)’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은 오는 4월 27일까지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안 ‘장미의 뜨락’에서 고려 ‘동국 이상국의 화원’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으로 떠나는 역사여행

‘왕릉팔경’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왕릉팔경’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5월 16일부터 11월 10일까지 총 40회에 걸쳐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과 궁궐을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 ‘왕릉팔경’을 운영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왕릉팔경’은 기존 ‘왕릉천행’의 새로운 이름으로, 여덟 곳의 조선왕릉에서 흥미로운 역사와 아름다움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특성을 살렸다. 전문 강사와 함께 조선왕릉과 궁궐, 그리고 왕릉 주변 지역의 역사, 문화자원을 연계해 여행하는 체험형 1일 답사 프로그램(8시간 내외)이다.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능행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사건과 행사를 조선왕릉의 아름다운 풍경을 거닐며 이해할 수 있는 8개의 코스로 구성했다.

각 코스에는 프로그램에 따라 도자기 공예체험, 영월 오일장 체험, 왕릉석물 모양의 자개 열쇠고리 공예체험, 소리 치료(사운드테라피) 등 다양한 체험들이 준비돼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또한, 참가자들에게는 이번 ‘왕릉팔경’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조선왕릉길 윷놀이’를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상반기(5-6월)에는 ‘조선왕실 능행길’, ‘삼전 능행길’, ‘성종 능행길’, ‘단종의 길’, ‘숙종 능행길’, ‘정조 원행길’까지 6개의 코스가 운영된다.  하반기(9-11월)에는 상반기 코스에 ‘대한제국 봉심길’, ‘순종황제 능행길’ 2개가 추가되어 총 8개가 운영될 예정이다. 비수도권 지역민들을 위해 각 코스별로 1회씩 대전지역에서 출발하는 회차도 준비된다.

참가자들은 ‘왕릉팔경’을 통해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다채로운 매력을 체험하며, 낯설고 근엄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는 조선왕릉 속에서 자신만의 ‘팔경’을 발견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가인원은 회당 25명이며, 상반기 5월 프로그램은 오는 4월 24일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한 사람당 최대 4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약(02-738-4001)도 가능하다.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특별전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22일부터 7월 13일까지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서울 중구)에서 개항 이후 궁궐에 건립된 서양식 건축물인 양관의 역할을 조명하는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이자 현재의 덕수궁에 개항 이후 건립된 양관들(구성헌, 정관헌, 중명전, 돈덕전, 석조전 등)에 간직됐던 국새와 어보, 금책, 인장 등과 외국공사가 황제를 만나는 의식인 폐현례 관련 유물 11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먼저, 덕수궁 돈덕전 기획전시실에서는 개항 이후 시대의 변화 속에서 궁궐에 건립된 양관과 그 역할을 소개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1부 △‘새로운 건축, 양관’에서는 개항 이후 보빙사 등을 통해 양관이 어떻게 도입됐는지를 살펴보고, 돈덕전을 비롯한 양관에서 발견된 벽돌, 타일, 보일러 부재 등과 석조전의 바닥 및 지붕에 적용된 철골 콘크리트 구조 등을 통해 개항기 양관의 건축적 특징을 조명한다.

2부 △‘전통을 지키는 벽, 세계를 맞이한 문’에서는 황실의 수장처이자 외교 공간으로 활용된 양관의 역할을 조명한다. 정관헌에 보관됐던 ‘대군주보’, ‘순정효황후 황후 추봉 금책’, ‘영친왕 황태자 책봉 금보’ 등이 전시된다. 특히 순헌황귀비가 정관헌을 ‘존경해 받드는 곳(尊奉之所)’이라 밝힌 기록이 담긴 ‘승녕부일기’도 처음 공개된다.

3부 △‘변화한 황실 의례와 생활’에서는 온돌을 바탕으로 한 전통 생활공간과 양관의 입식 공간을 비교해 만나 볼 수 있다. 온돌을 활용한 좌식 생활공간을 무형유산 작품으로 연출하고, 양관의 입식 생활공간은 1910년 건립 당시 석조전에 사용된 영국 메이플 회사(Maple & Co.)의 가구를 활용하여 비교 연출했다.

4부 △‘우리에게 오기까지’에서는 일제강점기 동안 철거와 변형을 겪은 양관이 국가유산청에 의해 복원·재건돼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조명한다. 2023년 돈덕전 재건을 위해 고증을 통해 새로 제작된 난간, 타일, 지붕 재료 등도 함께 소개된다.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선택한 덕수궁의 양관을 배경으로, 자신의 얼굴을 황제·황후·신하의 모습에 합성한 사진과 돈덕전 터에서 발견된 12종의 타일을 배치한 이미지를 만들어볼 수 있다. 생성된 이미지는 정보 무늬(QR코드)를 통해 휴대폰으로 받아볼 수 있다.

한편, 정관헌과 돈덕전의 폐현실을 대한제국 당시의 모습으로 연출한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고종이 커피를 마시고 연회를 열던 공간으로 잘못 알려져 왔던 곳이자, 덕수궁 내 가장 오래된 양관인 정관헌은 본래 황실 보물을 간직하던 공간으로, 사방에 벽이 있던 당시의 모습을 연출해 선보인다. 

또한, 돈덕전의 폐현실은 관련 고증자료가 부족해 완벽한 재현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폐현실 끝 높은 단 위에는 황룡포를 입은 고종의 모습을, 내부 양옆의 원기둥 사이에는 근대 복식을 갖춘 신하들의 모습을 구현해 관람객들이 당시 외교 의례의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민의 품으로 간, 우리 집 보물 ⋯ 고문헌 기증전 ‘家寶, 모두의 품으로’

‘家寶, 모두의 품으로’ 포스터. 이미지 국립중앙도서관.
‘家寶, 모두의 품으로’ 포스터. 이미지 국립중앙도서관.

개관 80주년을 맞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기증받은 고문헌 중 14인의 대표자료를 모아 고문헌 기증전 '家寶(가보), 모두의 품으로'를 개최한다. 

4월 21일부터 오는 2026년 3월 31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는 각 가문에서 대대로 보관해 온 고서, 고문서, 근대문헌, 책판(冊板) 등 35점의 자료가 소개된다.

홍윤표 '우산문고'. 이미지 국립중앙도서관.
홍윤표 '우산문고'. 이미지 국립중앙도서관.

특히, 이번 전시에는 지난 2021년에 1천775책을 기증한 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홍윤표 교수의 '우산문고'와 2024년에 1천902책을 기증한 단국대학교 한무희 명예교수의 '석인문고'도 포함됐다.

조윤형 '초서육폭병풍'. 이미지 국립중앙도서관.
조윤형 '초서육폭병풍'. 이미지 국립중앙도서관.

개인 기증자료 가운데 조선 후기 문신이자 서예가인 조윤형(曺允亨, 1725-1799)의 글씨로 추정되는 초서 6점이 주목된다. 이 작품은 원래 6폭 병풍으로 제작됐으나, 후에 병풍에서 떼어낸 글씨를 별도로 보관해 온 것이다. 여기에는 당대의 유명 시인 왕유(王維, 699-759)의 연작시 '망천집(輞川集)'의 중 '칠원(漆園 : 옻나무밭)'을 비롯해 맹호연, 전기, 원결, 황보증 등의 5언 절구 6편이 초서로 쓰여 있다. 이 가운데 1점이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도서관 이용자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기증자료는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검색할 수 있다. 

경운박물관, 재봉틀 연대기, 자봉침(自縫針) 특별기획전 

재봉틀 연대기, 자봉침(自縫針) 포스터. 이미지 경운박물관.
재봉틀 연대기, 자봉침(自縫針) 포스터. 이미지 경운박물관.

경운박물관은 오는 4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 경운박물관 기획전시실(경기여고 100주년기념관 1층)에서 ‘재봉틀 연대기, 자봉침(自縫針)’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경운박물관 특별기획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의 바느질 문화가 손바느질에서 재봉틀 사용으로 변환되는 재봉(裁縫) 혁명기를 조명해 바느질의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1890년대 후반 양장점을 중심으로 시작된 외국산 재봉틀 도입과 국산 재봉틀 생산까지 우리 일상에 필수 품목이었던 재봉틀의 여정을 1859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됐던 40여 대의 재봉틀을 비롯해 일상복, 재봉교육서, 신문기사, 광고, 영상자료를 통해 살펴보는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는 2부로 구성돼 있다. 프롤로그에서 재봉틀 도입 이전 ‘손바느질’ 문화를 규중칠우(閨中七友)를 주제로 다룬다. 옛 여인이 바느질할 때 사용한 일곱 가지 도구(자·가위·바늘·실·골무·인두·다리미)를 중심으로 전통 침선(針線) 문화를 알아본다.

부라더 재봉틀. 이미지 경운박물관.
부라더 재봉틀. 이미지 경운박물관.

1부 ‘재봉틀 도입과 복식 개혁’에서는 국내 재봉틀 도입기 시대상과 재봉틀이 사용된 복식 유물을 함께 살펴본다. 세계 최초의 재봉틀 발명은 영국인 토마스 세인트(Thomas Saint)로부터 시작됐는데, 영국 일라이어스 하우(Elias Howe Jr. 1819-1867)의 1874년 재봉틀을 시작으로 미국 아이작 메릿 싱어(Isaac Merritt Singer, 1811-1875)가 발명한 1865년 싱거(Singer) 재봉틀을 선보인다.

특별히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대한제국 시위대 군복(추정)을 최초 공개한다. 대한제국 시위대는 황제 직속의 호위 군대로 1907년 일제의 군대해산에 항거하여 해산 이후 항일의병전쟁에 합류했다. 이러한 제복과 함께 이승만 양복과 영부인 프란체스카 양장도 전시한다.

2부 ‘재봉 교육과 가정의 필수품, 재봉틀’에서는 재봉교육서 발간, 재봉틀 제작사의 재봉강습소 개설 등 ‘재봉 교육’ 소개와 함께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피난길에도 목숨처럼 지켜낸 재봉틀들의 이야기와 혼수 품목 1호로 자리 잡은 서민들의 필수품, 재봉틀을 소개한다. 

1960-70년대 섬유산업 고도성장과 함께한 봉재산업과 전문직, 재봉공들의 이야기도 다루어 당시 재봉틀이 우리 삶에 어떠한 형태로 적용됐는지를 살펴본다.

에필로그에서는 범위를 확장해 ‘세계의 재봉틀’을 알아본다. 특별히 경남 진주에 있는 리조 세계재봉틀박물관의 협조를 받아 장난감 재봉틀, 탁상 고정용 재봉틀, 카페트 재봉틀, 가죽신발 재봉틀 등과 함께 다양한 부속품(기름통, 다리미, 북, 반짇고리)과 광고 전단 등을 전시한다.

로비에서는 재봉틀 드로잉 아티스트, 정민기 작가의 작품전을 선보이는데, 다양한 재봉틀 모형과 전통 누비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동국 이상국 화원의 꽃식물’ 전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기초기반과와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은 오는 4월 27일까지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안 ‘장미의 뜨락’에서 고려 ‘동국 이상국의 화원’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꽃 기르기를 좋아했던 고려시대 문신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시에 등장하는 35가지 꽃식물 화분을 한곳에 모아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시와 사진을 같이 볼 수 있도록 기획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양 기관은 지난 18일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내 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화훼 품종 전시, 홍보 등 정례적인 기술협력을 약속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기초기반과는 관상 가치가 높은 화훼 식물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은 이러한 화훼 식물을 전시하거나 보존 또는 분양하고 있다. 그동안 두 기관은 화훼문화사 연구 결과와 열대풍 거리화단 현장 실증 등 관련 전시를 함께 추진해 왔다.

이영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기초기반과 과장은 “우수 자원을 알릴 수 있는 전시를 자주 마련해 꽃식물의 가치와 문화사, 화단 조성 모형 등을 널리 홍보해 나가겠다.”라며 “두 기관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화훼산업 외연을 넓히고 수목원이 친근한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