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박물관 겨울 기획전에 전시된 서안. 소박한 책상 앞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는 아이의 목소리는 희망이었다. 사진 비움박물관 
비움박물관 겨울 기획전에 전시된 서안. 소박한 책상 앞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는 아이의 목소리는 희망이었다. 사진 비움박물관 

긴 겨울밤 희미한 호롱불 아래 아이가 책 읽는 소리는 가난한 시절 자식만큼은 부모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망했던 옛 어른들에게 뭉클한 희망이었다.

비움박물관(광주광역시)는 오는 6일부터 겨울 기획전시회 ‘문명의 뒷마당, 책 읽는 아이들과 어른의 가르침’展을 연다. 이번 기획전은 모든 것이 고요해지는 추운 겨울밤 작고 낮은 책상 앞에서 부지런히 읽고 배우기를 멈추지 않았던 선인들의 겨울나기를 조명한다.

광주광역시 시립민속박물관 비움박물관은 오는 12월 6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겨울기획전 '문명의 뒷마당, 책 읽는 아이들과 어른의 가르침'전을 개최한다. 사진 비움박물관.
광주광역시 시립민속박물관 비움박물관은 오는 12월 6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겨울기획전 '문명의 뒷마당, 책 읽는 아이들과 어른의 가르침'전을 개최한다. 사진 비움박물관.

주요 전시품은 옛날 책을 올리고 글을 읽던 소박한 서안(書案), 선비들의 책상인 선비상과 주로 왕과 고관대작이 썼던 경상, 그리고 연상(문방사우 보관함) 등 책상들, 그리고 고서와 등잔, 화로, 문방사우(벼루, 먹, 종이, 붓) 등이다. 옛 선조가 어른에서 아이로 지식과 지혜를 전하던 배움 공간을 채우던 물건들인 셈이다.

광주의 유일한 사립 민속박물관 비움박물관 이영화 관장은 “옛날 동지섣달 들리던 아이들의 책 읽는 소리를 그리며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했다.

옛선조들의 손때 묻은 삶의 흔적을 전시하는 비움박물관 겨울기획전시. 사진 비움박물관
옛선조들의 손때 묻은 삶의 흔적을 전시하는 비움박물관 겨울기획전시. 사진 비움박물관

이 관장은 “그 시절 매일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부지런히 땀 흘려 일하는 어른들의 삶 자체가 아이들에겐 큰 가르침이었고, 아이의 책 읽는 소리는 그 집안의 자랑이자 미래를 위한 등불이었다”라며 “현대인들이 편리한 물질문명에만 매몰되지 않고 긴 겨울밤에도 읽고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조상의 지혜를 작고 낮은 옛 책상을 통해 느꼈으면 한다”라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겨울기획전 ‘문명의 뒷마당, 책 읽는 아이들과 어른의 가르침’전은 내년 2월 14일까지 진행된다. 12월 6일 개막당일 전 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비움박물관은 광주광역시 유일의 시립민속박물관이다. 사진 비움박물관.
비움박물관은 광주광역시 유일의 시립민속박물관이다. 사진 비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