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2024,  woodcut, ink on arches paper,  93x133cm. 이미지 나광호
맨드라미, 2024, woodcut, ink on arches paper, 93x133cm. 이미지 나광호

2022년부터 시골의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이미지를 도감의 형식을 빌려 작품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나광호 작가가 판화로 제작한 ‘인천도감(仁川圖鑑)’을 10월 29일부터 인천 오솔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목판화, 실크스크린, 드라이포인트 등 30점을 전시한다.

나광호 작가는 강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강원도감(江原圖鑑)’ 작업을 하여 2023년 8월 서울 OCI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바 있다. 또한 ‘양평도감’을 작업하여 그해 10월 개인전 《양평도감》을 열었다. 나광호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

해국, 2024,  silkscreen, acrylic on arches paper,  47x37cm. 이미지 나광호
해국, 2024, silkscreen, acrylic on arches paper, 47x37cm. 이미지 나광호

‘가장 쓸데없음’ : 무엇이든 검색하면 세세하게 자연과 식물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나열되는 오늘날 도감을 제작한다는 것은 어쩌면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탈출할 작은 배에 자신들의 탈 자리가 없자 생존을 포기하고 마지막까지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연주자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쓸데없음’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는데 이것이 어쩌면 예술의 역할이자 예술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가장 쓸데없어 보이는 소재와 태도로 이번 ‘인천도감(仁川圖鑑)’ 프로젝트에 임하려고 한다.

인천의 문화자원 자연, 생태, 염생식물[鹽生植物]이 서식하는 벌과 들판에서 수집된 식물을 소재로 ‘인천도감(仁川圖鑑)’을 제작하려고 한다.

칠면초, 2023,  drypoint, ink on arches paper,  47x37cm. 이미지 나광호
칠면초, 2023, drypoint, ink on arches paper, 47x37cm. 이미지 나광호

이같은 작업을 하는 나광호 작가의 의도는 이렇다.

“매일 마주하는 환경, 자연을 주제로 작업할 것인데 나무, 숲, 바위, 들꽃, 풀, 흙, 자갈, 잡초, 시든 풀들이 뒤엉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질긴 생명력으로 해와 비를 견디며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모습을 자세하게 표현할 것이다. 밀도 있는 자연의 모습을 판화로 제작할 것이며 흔하디흔한 식물을 새로 발견하거나 걸음을 멈추고 보게 할 것이다.”

퉁퉁마디, 2023,  drypoint, ink on arches paper,  47x37cm. 이미지 나광호
퉁퉁마디, 2023, drypoint, ink on arches paper, 47x37cm. 이미지 나광호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에게 이렇게 바란다. 

가장 쓸데없어 보이는 태도가 작업이 되는 과정과 결과를 통해 인지 가능한 인천 속 자연을 통해 내 주변의 식물 풀들이 흑백의 판화와 깊이 있는 색채의 회화를 통해 관객들이 바라보게 되기를 감각적으로 촉감되기를 기대한다.

나광호 작가 개인전 '인천도감(仁川圖鑑)' 포스터. 이미지 나광호
나광호 작가 개인전 '인천도감(仁川圖鑑)' 포스터. 이미지 나광호

 

나광호 작가의 개인전 《인천도감(仁川圖鑑)》은 오솔갤러리(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391-2)에서 11월 26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