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0~1930년대 우리나라에 무성영화가 발전하던 시기에 ‘영화소설’이라는 문학 장르가 등장한다. 이 ‘영화소설’은 영화의 시각적 경험을 소설형식으로 재구성하여 대중에게 영화의 감동을 글로 전달하고자 했던 독특한 서사 양식이다. 이 ‘영화소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10월 2일(수)부터 10월 11일(금)까지 영화진흥위원회(부산 해운대구)에서 《영화제에 간 도서관》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영화와 문학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예술적 흐름을 만들어 간 영화소설의 흔적을 조망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디지털아카이빙 프로젝트인 코리안메모리 ‘영화와 문학 사이’ 컬렉션과 연계하여 이 전시를 기획하였다.
영화소설은 영화 내용을 소설형식으로 풀어쓴 문학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총 15편의 영화소설이 책자, 이미지, 엽서와 같은 형태로 소개된다. 방문객들은 1926년 한국 최초의 영화소설인 김일영의 《삼림에 섭언》이 신문 《매일신보》에 등장한 이후 1930년대 다양한 영화소설이 출판되고 대중 속에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가는 시대별 과정을 볼 수 있다.
시대별 과정을 보면 1926~1929년 영화소설은 신문연재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 시대는 영화가 유행하고 영화계의 제작 열풍이 불고, 영화 제작 목적이 다양화하였다. 영화소설은 이에 대한 문학적 대응물이라는 성격이 짙었다. 이 시기는 영화소설의 형성기로 볼 수 있다.
이어 1930~1932년은 영화를 소설화한 영화소설이 나타나고, 영화잡지가 창간되면서 단편 위주의 영화소설이 발표되는 등 영화소설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던 전성기였다. 이어 1935~1939년은 신문연재와 문예지 시대로 1935년을 기점으로 조선 영화계가 발성영화시대로 진입함으로써 다시 영화소설이 활기를 띄었다. 소리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영화의 변화에 맞추어 서사를 전개하는 데 대사가 폭넓게 활용되기도 했다.
영화소설은 창작 배경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영화를 위해 창작된 영화소설, 영화를 소설화한 영화소설, 영화를 창작 방법으로 활용한 소설로 나뉜다.
한편 전시와 연계한 이벤트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운영된다. 영화소설 속 삽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대사를 자유롭게 적어 제출하면 폴라로이드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 전시와 관련된 영화 이미지를 담은 다양한 레트로 엽서도 제공한다.
국립중앙도서관 김수정 디지털정보기획과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영화소설이라는 다소 생소한 문학 장르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국립중앙도서관은 문화와 예술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자로서, 새로운 형태의 국가지식정보자원 발굴과 양질의 자원 서비스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