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철 모르고 일찍 다가온 불볕 무더위. 옛 마을 땅속에서 솟아나던 샘물은 한여름에도 가슴을 시원하게 적셨던 기억을 선사했다.
한 집안의 살림과 음식을 담당하며 생명수 같던 샘물을 깃던 물동이와 그 샘물로 담근 씨간장을 품은 독을 주제로 과거 여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광주광역시 유일한 사립박물관 비움박물관은 오는 6월 28일부터 8월 27일까지 여름 기획 ‘우리 동네 땅속에서 솟아나던 샘물, 우리 집안 장독에서 우러나던 장맛’전시를 한다.

‘장맛을 보면 그 집안을 알 수 있고, 물맛을 보면 그 동네 인심을 알수 있다’는 옛말이 있다. 마을마다 있던 샘물에서 물을 길어 머리에 이고 조심스레 집으로 향했던 여인들. 그들에게 장맛은 자부심이었다. 그들은 일 년 동안 가족이 먹을 장을 정성껏 만들고, 매 끼니 장독대를 오가며 애지중지 관리했다.
이번 전시는 마을마다 있던 큰 샘물에서 동네 물맛을 담아내던 물동이와 그 집안 대대로 장맛을 이어가던 씨간장독으로 옛 여인들의 삶을 조명했다.

이영화 관장은 “현대인들이 편리함에만 매몰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지키고 순응하며 살던 옛사람들의 삶에서 소중한 것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전시는 광주광역시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