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큼 다가온 초여름, 서울 성북구 길상사 곳곳에 여름을 알리는 꽃들이 피었다.
산수국. 붉은 빛이 도는 하늘색으로 꽃이 주로 장마철 전후 7~8월에 핀다는데 조금 이르게 꽃을 피웠다. 물을 매우 좋아하고 국화처럼 풍성한 꽃을 피운다. 열매를 맺은 9~10월에 꽃은 갈색으로 변한다. 장마철 날씨 변덕이 심하듯 꽃 색이 변한다고 하여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 ‘처녀의 꿈’이란다.
가장자리 화사한 꽃은 벌과 나비 등 곤충을 유인할 뿐 생식 능력이 없는 무성화이고, 꽃봉우리 중심에 작은 꽃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유성화라고 하니 꽃가루받이를 위한 전략이 탁월하다.

조록싸리. 콩과 싸리속에 속하는 낙엽활엽으로 산야에 자란다. 꽃말은 ‘생각이 나요’. 주로 6월에 홍자색 꽃이 핀다. 나누어 보면 꽃잎 기판은 자적색, 익판이 홍자색, 용골판이 연한 홍색으로 핀다. 우리 속담에 ‘조록싸리 피거든 남의 집도 가지 마라’가 있다. 조록싸리꽃이 피는 초여름은 궁한 때이니 남의 집을 찾아가면 폐가 된다는 뜻이란다. 농사가 먹거리 생산의 전부였던 시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바위취. 5~6월 흰색꽃이 피며 무늬가 있다. 꾳잎 5장 위 3장은 짙은 붉은색 점이 있고 아래 2장은 큰 귀처럼 생긴 흰색이다. 호랑이의 귀를 닮아 호이초라고도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