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소비자의 해외 직구액이 전년 대비 28.3%가 증가해 6조 8천억원에 이르며, 중국 온라인쇼핑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이 국내에서 급성장 중이며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직구 물품 중 어린이가 직접 입에 넣거나 피부에 접촉하는 물품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내구성 결함과 유아의 질식 우려가 있는 제품들이 다량 유통되고 있어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가 지난 3월 국내 2위 온라인플랫폼으로 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율 상위에 링크된 생활 밀접 제품 31개 품목에 대한 안전 점검 결과, 8개 어린이 제품에서 기준치 초과 유해물질이 발견되었다.
이번에 안전성 조사대상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은 어린이용 물놀이 튜브, 보행기, 목재 자석낚시 장난감, 사탕모양 치발기, 바나나모양 치발기, 캐릭터 연필, 지우개 연필, 어린이용 가중가방 등 총 8개 품목이다.
특히, 어린이용 가죽가방에서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사용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4종(DEHP, DBP, DINP, DIBP)이 검출되었는데 총합이 허용 기준치의 55.6배에 달했다.
검출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불임 유발 등 생식 독성이 있고, 그중 DEHP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가능물질(2B 등급)에 해당된다.
1~5세 어린이용 어린이 물놀이 용품인 튜브에서는 기준치 33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되었고, 제품 두께도 국내 기준인 0.25mm보다 얇은 0.19mm로 파손과 익사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보행기에서는 기계적, 물리적 특성 시험에 탈락하고, 보행기 좌석과 등받이 형상에 5~12mm 틈이 발생했다. 제품에서 발생하는 틈으로 인해 베거나 끼는 등 위험 발생이 가능하다. 앞과 측면, 후방 계단 시험시 굴러떨어져 낙상사고 위험도 지적되었다.
완구 중 목제 자석낚시에서는 투명 플라스틱 필름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BP)가 기준치의 2.2배가 검출되었다.
위험천만한 것은 아이가 이가 나기 시작할 때 씹는 욕구를 충족하고 입안의 간지러움을 없애주기 위해 사용하는 사탕 모양 치발기, 바나나모양 치발기 2종이 기계적 물리적 특성 시험에 탈락한 것이다.
치아 발육기 및 입으로 빠는 완구는 유아의 기도라 가정한 구멍을 통과하면 안 되는데 이를 통과했다. 특히 바나나 모양 치발기는 어린이가 엄지와 집개 손가락이나 치아로 잡을 수 있는 돌출부, 부품에 대한 인장시험에서 작은 조각이 발생해 질식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용품 중 캐릭터 연필는 인체 발암가능 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가 연필을 감싸는 코팅인 투명 플라스틱 필림에서 기준치 대비 33배 검출되었다. 지우개 연필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가 투명 플라스틱 필름에서 기준치 대비 35배가 검출되었다.
서울시는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온라인 플랫폼 판매 상품에 대한 유해성 집중 조사와 소비자 피해구제 등 보호대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하며, 소비자 피해 전담 신고센터를 8일부터 운영한다.
먼저 중국 대표 온라인 플랫폼(알리, 테무, 쉬인)을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 체계를 가동하며, 4월 넷째주부터 매주 검사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해 피해를 방지한다.
안전성 검사는 국내 소비자 구매가 많거나 피해 접수가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국가기술표준원 인증기관에서 정확하고 빠르게 진행한다.
현재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주방세제와 일회용품, 가공식품, 식자재류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며 향후 인체에 직접 닿는 화장품, 위생용품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조사 전담 조직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생활용품, 의류 가죽제품 등 일상 생활에 밀접한 제품에 대해 외부 인증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KATRI 시험연구원, FITI시험 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둘째,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 전담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한다. 피해 상황 상담과 구제 방안을 전담 요원이 빠르게 안내하고 필요시 한국소비자원 등 중앙부처와 공조체계를 구축해 피해를 최소화한다. 아울러 해외 유력 온라인 플랫폼과의 핫라인도 지속적으로 구축해 빠른 구제를 돕는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피해 신고센터는 서소문 1청사 14층 서울시전자상거래 센터 내에 전담 상담 기능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핫라인 2133-4896 또는 120다산콜로 전화 상담하거나 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으로 문의하면 된다.
아울러 소비자단체와 함께 저가 물품에 대한 무분별한 소비 대신 지속 가능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대시민 캠페인도 대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학생 SNS서포터즈를 운영해 피해예방 홍보를 진행하고, 중장년층을 위해 영상 위주의 유튜브 등을 통해 저가 상품의 위험성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