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평단이 모두 호평했지만, 소극장 특성상 짧은 공연기간으로 막을 내렸던 우수작품 3편이 ‘2023 제2회 연극 판 페스티벌’을 통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23 제2회 연극 판 페스티벌’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을 재발견하는 ‘레퍼토리 페스티벌’이다.

‘2023 제2회 연극 판 페스티벌’ 포스터.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2023 제2회 연극 판 페스티벌’ 포스터.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코너스톤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 - 맹>을 비롯해 프로덕션IDA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극단 일상의 판타지 <코끼리 장마>가 오는 10월 25일(수)부터 11월 26일(일)까지 예술공간 혜화와 나온씨어터에서 공연한다.

페스티벌의 첫 작품 코너스톤의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 - 맹>은 ‘2023 제1회 서울예술상’ 연극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수상작이다. 1943년 발표한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현재에 맞게 각색했다. 이 작품은 맹 진사의 딸 갑분이 혼례를 통한 신분 상승의 욕망을 담아내며 당시 가부장적인 사회의 모순을 꼬집고 있다.

코너스톤의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 - 맹'.  포스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코너스톤의 '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 - 맹'. 포스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번 공연에는 2019 제40회 서울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김은석 배우를 비롯해 곽성은, 고병택, 윤슬기, 주은주, 정홍구, 신근호 배우가 호흡을 맞춘다.

희곡을 각색하고 연출한 코너스톤의 이철희 대표는 작품 배경을 충청도로 옮겨와 충청도 정서가 짙게 밴 언어와 리듬으로 극을 변주한다. 등장인물 또한 능청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대사로 시대를 풍자하며 ‘충청도식 연극’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두 번째 작품 프로덕션IDA의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는 2009년과 2013년에 퓰리처상 최종후보로 오르며 주목받았던 미국의 극작가 지나 지온프리도의 작품이다. 전작에서 보여준 작가의 유쾌함과 김희영 연출의 색이 더해져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프로덕션IDA의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포스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프로덕션IDA의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포스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번 공연에는 <이 불안한 집>, <벚꽃동산> 등 굵직한 무대에서 활약하는 송철호 배우가 주인공 그레이엄 역을 맡았으며, ‘2020 제41회 서울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이지혜 배우가 미란다 역을 소화한다. 이와 함께 김승환 배우(데이빗 역)가 든든한 조력자로 나서며 서미영 배우(타냐 역)가 새롭게 참여해 작품의 맛을 더한다.

연출한 프로덕션IDA의 김희영 대표는 <배소고지 이야기>로 2023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에서 대상을 비롯해 연출상, 최우수연기상, 연기상 등 4관왕에 올랐으며 <환희 물집 화상>으로 ‘2020 제41회 서울연극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희영 연출은 발표 작품마다 연극계 주요 상을 휩쓸며 탄탄한 연출력과 작품성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돈, 사랑, 과거에 얽매여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인간군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페스티벌의 마지막 작품 <코끼리 장마>는 ‘2022 제7회 도담도담 페스티벌’ 작품상, 연기상, 신인연기상을 휩쓴 극단 일상의 판타지이다. 이 작품은 대학 밴드 동아리 출신 코끼리 멤버들이 결혼 축가를 준비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연극으로, 30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꾸밈없이 담아냈다.

극단 일상의 판타지 '코끼리 장마' 포스터.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극단 일상의 판타지 '코끼리 장마' 포스터.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번 작품은 대학로에서 활약하는 극단 일상의 판타지의 정민찬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2022 제7회 도담도담 페스티벌에서 연기상을 받은 이나경 배우를 비롯해 안동기, 이준호, 한새봄, 안용, 신진호, 권혜빈, 박솔지 등 8명의 젊은 배우가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이와 함께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관객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play’(연극), ‘art’(예술), ‘attack’(공격), ‘new’(새로운)의 앞글자를 딴 연극 판(PAAN) 페스티벌은 우수작품이 한 번의 공연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재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길해연 이사장은 “연극은 다양한 예술 장르의 총집합체이자 문화예술의 초석이다. 연극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가치가 있고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작품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연극복지의 최우선 과제이자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극 판 페스티벌은 관객에게는 우수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극단에게는 작품을 지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진의 ‘고전극’부터 지나 지온프리도의 ‘번역극’, 정민찬 연출의 ‘창작극’까지 개성 넘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번 페스티벌은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26일까지 5주간, 예술공간 혜화와 나온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