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갭이어형 대안 고등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10주년을 맞아 열린 그랜드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성장스토리와 소신을 밝히는 새내기 건축가 성규리 씨. 사진 김경아 기자.
국내 첫 갭이어형 대안 고등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10주년을 맞아 열린 그랜드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성장스토리와 소신을 밝히는 새내기 건축가 성규리 씨. 사진 김경아 기자.

이제 막 8개월 차 새내기 건축가가 된 청년은 8년 전 일반 고교 과정을 중단하고 ‘인생을 바꾸는 1년’ 갭이어 과정에서 건축가 멘토를 만났다. 그리고 캄보디아 건축 봉사활동을 하면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건축가의 꿈을 꾸었다.

“검정고시 만점으로 명지대 건축학과를 장학생으로 들어갔어요. 밤샘 작업도 많고 고된 공부를 마다하지 않고 몰두할 수 있던 건 제가 정말 원하는 꿈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똑같은 길이 아니라 저와 같은 길도 있다고 많은 학생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국내 첫 갭이어형 대안고등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2기 김규리 졸업생은 지난 1일 개최된 ‘벤자민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 무대에서 얼굴 가득한 웃음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7월 1일 열린 벤자민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에는 졸업생, 재학생, 학부모, 멘토단, 교육관계자를 비롯해 각계 각층 인사들 1,000여 명이 참석해 그 성과를 나눴다. 사진 김경아 기자.
지난 7월 1일 열린 벤자민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에는 졸업생, 재학생, 학부모, 멘토단, 교육관계자를 비롯해 각계 각층 인사들 1,000여 명이 참석해 그 성과를 나눴다. 사진 김경아 기자.

또한, 2기 김권우 졸업생(장례지도사)은 허약체질이던 자신이 벤자민학교에서 철인3종경기, 9개 산 종주 프로젝트를 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과정, 그때 배운 뇌활용 법칙을 삶에서 활용하며 홍익 장례문화를 만들겠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그는 “어렵고 힘들어도 누군가 해야 한다면 바로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당차게 꿈을 밝혔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졸업생 김권우 씨가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 김경아 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졸업생 김권우 씨가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 김경아 기자.

현재 10기로 재학 중인 벤자민학교 대전학습관 김채영 학생은 정치동아리 활동을 통해 시각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탐구해 지역에서 관리되지 않고 잘못된 점자 유도 블록을 실제 변화시킨 사회참여 경험을 전했다.

김채영 학생은 “늘 응원해 주는 부모님과 성장의 기쁨을 함께 나누게 되었어요”라며 “국토대장정 전국 프로젝트의 첫 여자 단장이 되었는데 멋지지 않나요? 내년에는 뉴질랜드 지구시민 리더에 도전해 내 안의 밝은 빛을 넓게 펼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재학생 김채영 학생의 성장스토리 발표 모습. 사진 김경아 기자.
현재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재학생 김채영 학생의 성장스토리 발표 모습. 사진 김경아 기자.

벤자민학교의 ‘인생을 바꾸는 1년’ 갭이어 과정을 진행한 청소년들은 재학 중에도, 졸업 후에도 자신의 꿈을 찾고 도전하여 현실로 이루어내는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의 도전과 성취, 성장의 10년 결실을 대내외에 알리는 ‘벤자민 10년 그랜드 페스티벌’에서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어우러져 성장드라마를 담은 전시와 공연, 그리고 강연이 국학원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 멘토들이 참여해 흥겨운 시간을 즐겼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자신들의 성장드라마로 개최한 강연과 공연, 전시들. 사진 강나리 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자신들의 성장드라마로 개최한 강연과 공연, 전시들. 사진 강나리 기자.

대강당 좌우로 학생들의 작품 전시와 사진전, 산티아고 순례길부터 마라톤, 지구환경 활동, 정치 참여 프로젝트, 글로벌리더십 프로젝트로 성장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판넬전이 있었다.

벤자민학교의 핵심 특징인 벤자민 멘토단 중 안병조 청년 작가 초청 특강과 질의응답이 열렸다. 진행은 1기 졸업생이자 청년NGO 미래경영네트워크 신채은 대표가 맡았다.

벤자민멘토단 안병조 청년 작가가 초청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진솔한 경험을 전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벤자민멘토단 안병조 청년 작가가 초청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진솔한 경험을 전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안병조 작가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하지만 제일 안녕을 확인해야 할 자신에게 왜 ‘안녕하세요?’라고 묻지 않는가? 매일 자신의 안녕을 고민하라”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어떠한 노력도 배신하지 않는다”라며 자신의 다양한 도전 경험을 전했다.

안 작가는 3년간 1,000권 책을 읽는 도전으로 자신의 삶을 180도 전환한 청년 작가로, 빈민가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 짓기, NGO 미라클 팬슬 대표 등을 하며 청년 멘토로 활약 중이다.

이어 2기 허재범 졸업생이 이끄는 뮤지컬 동아리 앙코르와 9기 졸업생들로 구성된 밴밴 밴드의 신나는 합동 공연이 펼쳐 참석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벤자민학교 졸업생들로 이루어진 뮤지컬 동아리 앙코르 팀과 밴밴 밴드의 합동공연에 참석자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벤자민학교 졸업생들로 이루어진 뮤지컬 동아리 앙코르 팀과 밴밴 밴드의 합동공연에 참석자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2부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벤자민학교의 체덕지 교육으로 체력과 자신감을 키운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손가락 씨름, 일지핑거 씨름대회였다. 열띤 응원 속에 여자부에서는 3기 졸업생 서예진 선수가, 남자부에서는 9기 홍지영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참여한 손가락 씨름, 일지 핑거 씨름 대회 결승전 모습. 사진 강나리 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참여한 손가락 씨름, 일지 핑거 씨름 대회 결승전 모습. 사진 강나리 기자.

작은 체구의 3기 서예진 씨는 “평소 팔씨름을 좋아하는데 팔힘이 좋은 건 아무래도 모계유전인 것 같다. 우승해서 너무나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벤자민학교를 졸업한 후 일반 고등학교로 복학했고, 교육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서 대학에서 아동교육상담학과를 전공했다”라며 “졸업하고 지금은 현장경험이 중요하다고 여겨 어린이집에서 근무 중”이라고 했다.

벤자민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 중 일지핑거 씨름대회 여자부 우승자 3기 서예진 씨. 사진 강나리 기자.
벤자민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 중 일지핑거 씨름대회 여자부 우승자 3기 서예진 씨. 사진 강나리 기자.

9기 홍지영 군은 “올해 초 졸업한 후에도 체력을 꾸준히 단련해왔는데 우승해서 기쁘다”라며 “대학을 다니다 꼭 이루고 싶은 분야가 생겨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자민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 중 일지핑거 씨름대회 남자부 우승자 9기 홍지영 군. 사진 강나리 기자.
벤자민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 중 일지핑거 씨름대회 남자부 우승자 9기 홍지영 군. 사진 강나리 기자.

벤자민학교에서의 갭이어 경험은 졸업 후 삶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8년 전 졸업 후 신문사 인턴기자와 브레인트레이너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2기 졸업생 김영철(23) 씨는 군 제대 후 중량을 들어 힘을 겨루는 경기인 파워리프팅 선수로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벤자민학교에서 배운 것 중 제 인생에 꾸준히 도움이 되는 것은 자기 객관화입니다. 내가 뭘 잘하고 뭘 잘못하는지, 나는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리고 지금 현재 어떤 감정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메타인지를 키운 것이 살아가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라고 했다.

현재 파워리프팅 선수로 훈련 중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졸업생 김영철 씨. 사진 강나리 기자.
현재 파워리프팅 선수로 훈련 중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졸업생 김영철 씨. 사진 강나리 기자.

또한, “군대에서나 사회생활 할 때 인간관계 속에서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지금 내게 뭐가 필요하고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어떤 것은 내려놓고 집중해야 하는지 선택과 집중에 끊임없이 도움이 되고 있죠. 도전과 성장은 멈추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고 진솔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