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과 함께 영국 초기 팝아트를 이끈 14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한영수교 140주년 특별전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1960s 스윙잉 런던》 전이 3월 23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열린다. 

Bridget Riley_Red Red Blue.1968 ⓒ Bridget Riley 2023. All rights reserved.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Bridget Riley_Red Red Blue.1968 ⓒ Bridget Riley 2023. All rights reserved.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이번 전시에서는 영국 초기 팝아트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리히텐슈타인 등이 팝아트의 대표적인 거장으로 불리지만, 현대미술사에서 팝아트의 시작은 영국으로 알려졌다. 1956년 영국 작가 리처드 해밀턴(1922~2011)의 작품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ent, So Appealing?)>가 팝아트의 시초이다. 해밀턴은 콜라주 작품과 비슷한 방식으로 잡지에서 오린 이미지들을 판지에 붙여 만들었다. 해밀턴은 대부분 속물스러운 생활지에서 오린 이미지를 비롯한 온갖 자료를 활용해 미래의 거실을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로 표현했다. 해밀턴이 밝힌 것처럼 이 콜라주 작품의 기원은 아담과 하와 이야기였다. 그는 그저 이야기의 배경인 에덴동산을 전후 20세기의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멋진 천국으로 바꾸어 놓았다. 

전시는 영국 팝아트의 성장 배경이 된 1960년대 ‘스윙잉 런던’ 시기 작품부터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영국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까지 10개 섹션으로 나눠진다. 작품뿐만 아니라 배경이 된 자료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아카이브 형식의 전시로 당시의 시대상도 엿볼 수 있다. ‘Swinging London’은 1960년대 사회적, 문화적으로 급변하는 시기의 활기차고 에너지 가득한 영국 런던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역동적이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영국의 젊은 아티스트을 끌어들이며, 전통적인 가치와 태도에 도전하고자 하였다.

Michael English_Ice-Cream.1968 ⓒ Michael English.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Michael English_Ice-Cream.1968 ⓒ Michael English.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첫 번째 섹션인 ‘스윙잉 런던(Swinging London)’은 1960년대 초반 역동적이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영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광고, 영화, 사진 같은 대중문화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 전통적인 가치와 태도에 도전한 작품을 보여준다. 그들의 대담하고 다채로운 작품은 시대를 정의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대중문화와 예술계에도 영감을 준다.

‘브리티시 팝 아티스트’에서는 영국의 전설적인 팝 아티스트 피터 블레이크, 앨런 앨드리지, 데렉 보쉬어 등 영국의 팝아트를 이끈 14명의 팝 아티스트 작품을 소개하고 1960년대 영국 팝아트 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피터 블레이크(Peter Blake, 1923~)의 가장 유명한 팝아트 작품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앨범 커버이다. 커버에는 영화배우, 소설가, 철학자, 시인, 운동선수, 탐험가 들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팝 밴드 비틀스 멤버들이 있다. 강렬한 색, 비꼬는 유머, 이곳저곳에 보이는 유명인은 블레이크 작품의 특징이다. 이는 또한 팝아트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한데, 이러한 요소들을 예술적으로 교묘히 결합하는 방법으로 예술과 기업을 비판한다.

Peter Phillips_Leolocation.1970 ⓒ Peter Phillips.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Peter Phillips_Leolocation.1970 ⓒ Peter Phillips.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스위밍 풀’과 ‘데이비드 호크니와 물’은 작가가 사랑한 물을 소재로 한 전시 공간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고 대중적인 예술가 중 하나다.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 출신으로 1960년대에는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면서 수영장, 정물 등을 비롯하여 인물 초상화를 다수 제작하며 대중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호크니의 작품에는 물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물을 형상화해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 특히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스위밍 풀’은 물의 상징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 속의 물은 삶의 에너지와 운동성, 인간의 삶과 순환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 ‘스위밍 풀’은 마치 수영장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특별한 포토존으로 꾸며졌다. 그의 작품은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등 다양한 장르와 더불어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면서 폭넓은 범주를 다루고 있다.

R.B.Kitaj_The Republic of Southern Cross.1964 ⓒ R.B. Kitaj Estate.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R.B.Kitaj_The Republic of Southern Cross.1964 ⓒ R.B. Kitaj Estate.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전시에서는  1960년대의 스윙잉 런던 시절의 호크니 초기 작품부터 중기 이후까지의 많은 활동을 볼 수 있는 작품 60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그밖에 1960년대 영국의 대중매체와 합작한 작품도 소개된다. 대중문화와 일상생활에서 찾아낸 소재를 사용해 만들어진 작품은 예술과 문화, 소비와 대중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함과 동시에 당시 팝아트에 대한 사회적 평판과 각종 제도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영수교 140주년 특별전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1960s 스윙잉 런던" 전 포스터. 이미지 서울디자인재단
한영수교 140주년 특별전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1960s 스윙잉 런던" 전 포스터. 이미지 서울디자인재단

리처드 해밀턴은 1957년 ‘대중문화’를 이렇게 정의하였다.

“(다수의 소비자를 겨냥한) 대중성, 즉흥성(단기적 해결책), (쉬이 잊히는) 소모성, 저비용, 대량생산, (젊음을 추구하는) 청춘, 위트, 섹시한, 보기 좋은 겉모양, 화려함, 대기업.” 이러한 정의를 놓고 봤을 때, 팝아트는 사회에 도사린 악과 유혹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작품 속에 표현하는, 수준 높은 정치운동이었다. 1870년대 인상파 화가들이 그랬듯, 팝아트 작가들은 자신이 속한 세계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기록으로 남겼다.(윌 곰퍼츠, 《발칙한 현대미술사》 김세진 옮김, RHK, 2014),

이번 전시를 기획한 엑스씨아이 유창원 대표는 “현대 미술의 역사인 데이비드 호크니와 영국의 전설적인 팝 아티스트의 작품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세대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2023년 서울에서도 ‘스윙잉 런던(Swinging London)’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한영수교 140주년 특별전 《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1960s 스윙잉 런던》 전은 오는 7월 2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