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 2  [사진 갤러리그림손]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 2 [사진 갤러리그림손]

1970~80년대 건강한 제주 사람들의 삶을 포착하여 화폭에 담은 작가 강동의 개인전 <제주사람들>이 12월 2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 개막했다.

제주에서 태어난 작가 강동언에게 제주는 그의 삶과 예술의 원천이자 시원이며 궁극적인 귀결처이다. 그의 작업은 제주 사람이 살아가는 삶 장면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삶의 언저리에서 채집하고 포착한 제주의 풍경은 풋풋하고 건강한 활력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러한 장면을 작가는 수묵 작업으로 일관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5  [사진 갤러리그림손]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5 [사진 갤러리그림손]

또한 강건한 필치로 포착해 낸 그의 작품들은 엄정한 형태미와 더불어 탄력 있고 안정적인 필선의 묘미가 두드러졌다. 잘 짜인 화면의 구성에 세련된 필선을 구사하고 이에 맑고 담백한 담채를 더했다. 문인화적 격조와 품격을 바탕으로 작가가 현대적인 필묵의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6  [사진 갤러리그림손]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6 [사진 갤러리그림손]

이제 그는 일변하여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강렬한 수묵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강한 인상의 인물들은 거칠고 투박하다. 작위적인 기교나 인위적인 조형의 틀에서 벗어나 무작위적이고 무기교적인 성격이 도드라진다. 형태는 물론 특정한 기법이나 조형에도 얽매이지 않아 그의 작업이 분방하고 자유롭다.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7  [사진 갤러리그림손]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7 [사진 갤러리그림손]

김상철 동덕여대 교수는 강동언 작가의 작업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수묵은 그가 평생을 천착해 온 형식이자 수단이었다. 그는 이를 통해 제주라는 시공의 이야기를 표현해왔다. 그는 그간 육안에 의한 관찰과 기능적인 표현을 통해 그 건강한 삶의 이야기들을 기록했었다. 이제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오늘 그가 마주한 것은 제주라는 태생적인 조건 속에서 그가 감내한 시공의 역사들을 관조하는 것이다. 그것은 재료로서의 수묵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본질에 육박하는 수단으로서의 수묵을 발견한 것이며, 소재로서의 제주가 아니라 삶에 대한 지극한 성찰을 통해 발견한 제주의 얼굴이라는 상징으로 귀결된다. 침잠하는 깊이와 알 수 없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의 화면에서 이를 읽어내는 것은 보는 이의 몫일 것이다. 그것은 대단히 은밀하고 상징적인 것으로 내밀한 곳에 숨겨진 작가의 관조이자 성찰일 것이다.”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9   [사진 갤러리그림손]
표정, 40x42cm, 장지에 수묵, 2022.9 [사진 갤러리그림손]

 

강동언 개인전 <제주사람들>은 12월 27일(화)까지 갤러리그림손(서울시 종로구 인사동10길 22)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