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그림손에서 5월 31일(수)부터 6월 27일(화)까지 기획전《전통의 재해석》을 개최한다.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전통의 재해석 전시는 정해진 진채연구소와 갤러리그림손이 협업하여 기획한 전시이다. 전시 제목과 같이 전통을 이어가되 현대인에게 재평가되어 새롭게 표현된 방식을 보여준다. 올해 참가한 13명의 작가는 비단에 석채를 사용하여 진채법으로 작업하는 진채연구소의 작가들이다.

강민지, Avalokiteshvara in the Fashion Universe-멀티버스 판타지, 2023, 비단에 진채, 90×72cm. 사진 갤러리그림손
강민지, Avalokiteshvara in the Fashion Universe-멀티버스 판타지, 2023, 비단에 진채, 90×72cm. 사진 갤러리그림손

강민지 작가는 관음보살을 선보이고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아니 또 다른 우주 속, 저 너머 판타지 세상, 패션이 세상의 중심인 <패션 유니버스>에 패션에 무지한 자들을 구제해주는 관음보살이 있었으니…. 불교에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세계, 즉, 온갖 방면의 시방(十方)은 공간적으로 한 시대에 많은 수의 부처가 있다는 의미이다. 수많은 다중우주 가운데 나만의 동화적 판타지를 가미한 우주, 'The Fashion Universe' 속 관음보살을 탄생시켰다."

김정미, 새로운 만남, 2023, 비단에 석채, 78×28cm 3폭. 사진 갤러리그림손
김정미, 새로운 만남, 2023, 비단에 석채, 78×28cm 3폭. 사진 갤러리그림손

김정미 작가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모임 수계도권을 현대적인 분위기로 재해석하여 남자들의 계모임 문화를 재구성하였다.

그는 "요소요소 자동차, 오토바이, 체스, 위스키, 블루투스 스피커 등 현대 남성들의 상징적인 소재를 배치하여 꽃잎 흩날리는 봄 날, 코로나 이후 다시 만나는 이들의 반가움을 한 층더 빛나길 바라는 마을을 전달하고자 하였다"고 하였다. 

여설화, 의료인 흉배(hyungbae-medical worker), 2023, 비단에 진채, 72×60cm. 사진 갤러리그림손
여설화, 의료인 흉배(hyungbae-medical worker), 2023, 비단에 진채, 72×60cm. 사진 갤러리그림손

여설화 작가는 조선시대 흉배에 주목한다. 

"조선시대 흉배는 왕실에서 왕과 문무관의 권위와 신분을 구분하는 목적을 지닌 장식적 도구였지만, 지위에 맞는 자세와 길상의 요소를 미학적으로 표현한 복합적인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그리스 로마적, 또는 기독교적 문양이나 대중적인 아이콘 등 현 시대에서 통용되는 상징들은 시대에 따라 다르고, 현대에는 관직, 신분보다는 직업적 가치가 더 고귀해졌지만 행복이나 장수, 부귀 등을 바라는 길상적 소망들은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흉배를 조선시대 신분가치가 아닌 현대의 직업에 대한 상징들로 재해석 해 보았다."

최지현, Star wars Scene K-The clone work, 2023, 비단에 진채, 27×31.5cm. 사진 갤러리그림손
최지현, Star wars Scene K-The clone work, 2023, 비단에 진채, 27×31.5cm. 사진 갤러리그림손

최지현 작가는 김홍도의 풍속화의 모습을 스타워즈 스핀 오프로 활용하여, 열심히 일하는 클론과 쉬는 대장님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화폭에는 다스베이더와 스톰트루퍼가 등장한다.

최지희 작가는 어렸을 때 단군신화 이야기가 어른이 되어보니 새삼 다르게 느껴짐을 나타내었다.

“화려한 드레스. 곰은 사람이 되길 간절히 원했고, 미소. 원치 않는 환웅과 결혼하지 않아 안도했으며, 눈물. 그토록 원했던 사람이 되지 못해 슬펐습니다.” 

최지희, 단군신화의 재해석1,  2023, 비단에 진채, 71.5×59cm. 사진 갤러리그림손
최지희, 단군신화의 재해석1, 2023, 비단에 진채, 71.5×59cm. 사진 갤러리그림손

《전통의 재해석》은 매년 주제에 맞게 선정된 새로운 작가들로 구성하여 매해 주관적 창의력과 전통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을 볼 수 있다. 전통의 가치와 현대적 이야기를 접목하여 각자가 추구하는 문화적 가치와 예술성을 비단에 표현한다.

오늘날의 문화가 미래에는 전통이 될 수 있듯이, 전통의 재해석 기획전은 해마다 각자의 관심과 변화하는 가치에 대해 그들만의 이야기로 전한다. 전통의 아름다움이 현대의 작가를 만나 그 아름다움이 어떻게 변화하고 이어가는지를 함께 탐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