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류를 타고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한국식 심신수련법인 K명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을 알고 싶고 한국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어한다. 이것은 단순 K-POP과 K드라마 차원의 관심이 아니라 한국의 정신인 K스피릿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한국인들을 닮아 가려는 세계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K명상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K명상을 체험하고 있고 대학 간의 학점교류 차원으로 K명상을 체험하기도 한다. K명상에 대한 관심은 그 효과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역사 속 내재되어 있는 K스피릿의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K명상은 우리 전통 수행 문화인 선도문화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궁극적인 목적이 단순 건강 차원뿐만 아니라 심신수련을 통해 K스피릿, 즉 홍익정신의 확산과 가치 실현에 있다. 이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Love myself)으로 시작되어 지구환경에 대한 감수성 회복을 통한 지구경영 마인드 형성(Love earth)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학의 관점에서 선도문화와 K명상의 관계를 재조명 해 보고자 한다.

선도문화란 무엇인가?

한국선도(仙道)의 존재는 1910년 단재 신채호의 『동국고대선교고(東國古代仙敎考)』를 통해 알려졌다. 한국선도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실천을 중시하였고, 둘째, 개인의 수행을 중시하였으며, 셋째, 수행의 장소가 특정화 되어 있지 않은 점이다. 즉 생활 속에서 수행과 실천을 행했다. 이것을 ‘선도수행’이라고 하며 여기서 비롯된 우리 전통문화를 ‘선도문화’라고 한다.

선도수행의 명맥

신시 배달국 시대의 삼랑(三郎)과 단군조선의 국자랑(國子郞)을 거쳐 북부여의 천왕랑(天王郞), 고구려의 조의선인(皂衣先人), 백제의 무절(武節), 신라의 화랑(花郞), 고려의 재가화상(在家和尙), 선랑(仙郞), 국선(國仙) 등으로 계승되었다.

그 후 한민족의 선도수행은 고려 시대 윤관의 9성 정벌 때는 항마군으로, 대몽항쟁 때에는 ‘삼별초(三別抄)’ 로 이어졌다.

고려가 끝나고 유교사회인 조선이 들어선 후 선도수행의 명맥이 극도로 쇠잔해졌으나, 그 정신만은 한민족의 역사의식 속에 뿌리 깊이 잠재되어 ‘조선 시대의 선비정신’, ‘동학농민혁명’, ‘의병운동’, ‘독립군’, ‘광복군’ 등으로 끊임없이 표출되었다.

민족문화의 원형과 인류시원의 역사

한민족의 창세기, 『부도지(符都誌)』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마고성 시대가 있었고 그 시대 사람들은 품성이 순정하여 능히 조화를 알고 지유(地乳)를 마시므로 혈기가 맑았다. 지구의 여신, 마고의 혈족 중 백소씨 족의 지소씨가 지유를 먹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여 결국 배고픔에 못 이겨 포도를 먹게 되었는데, 이것은 강제로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 이 때문에 사람들은 천성(天性), 즉 하늘의 성품을 잃게 되었다.

마고의 혈족 중 장자인 황궁씨는 미혹됨이 커서 본바탕이 변질됨에 따라 마고성을 출성하기로 결의하고 수행을 통해 미혹함을 깨끗이 씻어 내면 하늘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 마고 앞에 사죄하고 복본의 서약을 한 후 무리를 이끌고 책임지는 차원에서 가장 추운 북쪽 땅, 천산주로 향했다. 이것은 복본의 고통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렇듯 각 지역으로 흩어져 지금의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황궁씨 이후 유인씨, 환인, 환웅, 단군으로 단절 없이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여기서 비롯된 전통이 바로 선도수행이고 선도문화이다.

천부경을 비롯한 삼대경전으로 선도문화를 전하다

문화민족의 상징이 경전의 존재이다. 우리 민족에도 고유한 경전이 있다. 삼대경전이라고 하는 천부경(天符經), 삼일신고(三一神誥), 참전계경(叅佺戒經)이 그것이다. 우선 그 근본이 되는 천부경은 『태백일사(太白逸史)』의 기록에 등장하는 것으로 나온 시기는 환웅이 다스렸던 신시 배달국 시대 때부터 있었던 경전으로 신라말기 최치원에 의해서 세상에 전해지기 시작했다. 천부경은 우주 창조의 이치를 81자로 풀이하였으며, 한 철학, 천지인 사상, 홍익인간의 정신이 여기서 비롯되었다. 삼일신고는 발해, 즉 대진국을 세운 대조영의 명으로 그의 동생 대야발에 의해 세상에 전해졌으며, 천부경을 5훈(五訓), 즉 다섯 가지 가르침으로 81자의 천부경을 366자로 풀이한 것이다.

『삼일신고』「진리훈」에서 명시한 지감(止感)·조식(調息)·금촉(禁觸) 수행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수행법으로, 수행의 완성 경지인 성통공완(性通功完)에 도달하기 위한 수행론이다. 『참전계경』은 고구려의 9대 고국천왕 때 국상 을파소에 의해 세상에 전해졌다. 『천부경』과 『삼일신고』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366사, 즉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모든 일을 366가지로 압축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한 경전이다. 선도수행과 선도문화를 경전을 통해 후대에 전하였고 수 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선도수행의 역사적 전개

『태백일사』「신시본기」에 따르면, 기원전 3512년 즉위한 태우의 환웅천황때 심신수련법이 체계화되어 ‘신선도’ 혹은 ‘선도(仙道)’로 널리 일반 백성들에게 전해졌다. 기원전 1763년 단군조선 제13대 단군 흘달때 소도를 많이 세워 천지화를 심었고, 미혼의 자제로 하여금 글 읽고 활 쏘는것을 익히게 하니 이들을 이름하여 ‘국자랑(國子郞)’이라고 불렀다.  국자랑들은 나갈 때 머리에 천지화를 꽂았으므로 ‘천지화랑(天指花郞)’이라고도 불렀다. 국가적인 규모로 문무를 겸비한 인재들을 양성하였는데, 이는 후대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고조선 이후 한국사 전개 과정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는 각각 형태는 달랐지만 선도수행의 전통을 이어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신라의 화랑도이다. 단군조선 시대에 국자랑이 있었다면 고구려와 신라는 각각 조의선인과 화랑이 있었고, 백제는 무절이라는 집단이 있었으며, 그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사무라이가 되었다.

‘세속오계’와 함께 신라인들의 정신을 헤아릴 수 있는 금석문이 ‘임신서기석’ 이다. ‘세속오계’는 불교의 계율이 아니라 단군조선 이래로 세상 속에 존재했던 여러 계율 중 원광법사가 ‘귀산’과 ‘추항’이라는 두 화랑을 위하여 다섯 가지만 간추린 것이다.

‘임신서기석’은 1934년 경주시 현곡면 금장리에서 발견된 신라시대의 귀중한 유물로써 신라의 두 젊은이가 학문을 닦아 오로지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맹서한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비문에서 가장 핵심되는 부분이 ‘충도집지(忠道執持) 과실무서(過失無誓)’라는 구절인데, 효ᆞ충ᆞ도 정신을 굳게 지켜 아무 잘못이 없기를 하늘에 맹서하는 모습은 참으로 엄숙하고 숭고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한다. 시대에 따라 나라 별로 그 모습은 달라도 이것들 모두 선도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근대 선도의 부흥

성리학의 나라인 조선에서 유학을 숭배한 탓으로 민족정신이 상실되어 그 바닥을 드러내자 우리의 민족정신이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동학농민혁명이었다. 흥선 대원군의 개혁과 갑신정변과 같은 위로부터의 개혁이 실패로 끝나자 밑으로부터의 개혁이 일어나게 된다. 그것이 동학농민혁명이었고, 이러한 동학의 ‘인내천(人乃天)’이란 사람 안에 하늘 성품이 있다는 전통적인 선도문화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온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정신이 하나로 모아져 분출되었던 동학의 힘이 외부의 세력, 즉 일본과 물질문명에 의하여 한풀 꺾이게 되었다.

또한 구한말에 발흥한 동학, 천도교, 대종교 등 민족종교들은 모두 우리나라 고유의 선도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으며, 그 중심에는 단군의 홍익정신이 있었다. 특히 대일항쟁기에 종교운동, 민족주의 역사학, 국어학 운동을 주도했던 대부분 국학자들은 대종교의 교도이거나 대종교 철학과 역사관에 사상적인 뿌리를 두고 있었다.

현대 국학의 부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난 후 1980년대에 이르러 현대 국학은 다시 시작이 되었다. 1987년에 우리나라 초대 문교부 장관이었던 고 안호상 박사 등 뜻있는 민족의 선각자들이 모여 ‘민족정신광복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하게 되는데, 이때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 깨달음의 철학이자, 보편적 민주주의 정신이며, 민족 단합의 구심이자 인류평화 사상 임을 만천하에 밝히게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매년 개천절을 기념하는 축제를 민간 차원에서 복원하여 전국적으로 개최하는 운동을 전개하여 오고 있다.

그 외에도 통일기원 국조 단군상 건립 운동을 벌여 초중고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369기의 단군상이 세워지게 되었고, 2004년에는 민족정신 및 역사, 문화의 연구와 교육을 위하여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이 있는 흑성산자락에 ‘국학원’을 개원하게 된다. 이러한 ‘국학원’은 세워진 이래 동북공정 반대, 고구려 역사 지키기 등 민족의 정신과 문화유산을 지키고 알리는 일을 해왔고, 또한 많은 공무원, 군인, 학생들이 다녀가며 나라 사랑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어서 살아있는 역사교육과 체험을 통해 우리 민족의 국학을 알리기 위하여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K명상과 선도문화의 관계

명상의 궁극적인 목적은 심신 수련을 통해 자기 안의 빛 , 즉 위대한 가치인 신성(광명)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다른 명상과 K-명상이 다른 이유는 K-스피릿이 살아있는 명상이기 때문이다. K-스피릿은 한 철학, 천지인 사상, 홍익인간의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K-명상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오랜 기간 한민족이 지켜왔던 우리 민족의 수행문화(선도문화)를 전승 및 발전시킨 것이다. K-명상은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은 하나에서 비롯되어 하나로 돌아가기 때문에 모두가 하나라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따라서 지구환경에 대한 감수성 회복이 중요하며, 이것이 곧 인성의 회복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라는 자아가 중요하며 그 ‘나’를 둘러싸고 있는 지구 환경이 중요한 것이다. 결국 나를 살리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것이고, 지구를 살리는 것이 나를 살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도문화에서 비롯된 심신수련법을 현대화한 K 명상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지구인의 마음으로 우주를 품고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사람을 품는 다면 진정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국학(선도문화)에서 말하는 가치 창조이며 K 명상의 미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