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4월 30일 저녁 7시30분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행사가 개최되었다. [사진=천도교중앙총부 - 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 제공]
서울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4월 30일 저녁 7시30분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행사가 개최되었다. [사진=천도교중앙총부 - 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 제공]

  서울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4월 30일 저녁 7시30분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행사가 개최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천도교중앙총부-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위원장 주용덕)이 주관한 이 행사는 〈2022 어린이 문학주간〉 개막식 행사를 겸한 것으로, 5월 1일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앞두고 어린이 문학예술 종사자와 문화운동 단체 대표들이 새로운 100년의 어린이운동을 준비하는 약속의 장이 되었다. 이 천도교중앙대교당은 1922년 5월 1일 첫 어린이날 행사가 열린 의미 있는 장소이다.

전야제 ‘4월 그믐날 밤’은 방정환의 대표 동화인 ‘4월 그믐날 밤’을 그대로 행사명으로 하여,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했다.

전야제 공연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가 울리고 먼저 역사청소년합창단이 방정환 선생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 〈눈〉, 〈잘가라 열 다섯살〉, 〈가을밤〉 세 곡과 방정환의 삶과 정신을 다룬 〈방정환〉을 불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종관 위원장은 “100년 전 훌륭한 어르신께서 ‘어린이’라는 말을 만드시고 ‘어린이’라는 귀한 세대를 기념하는 어린이의 말을 만든 그 자리에 서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며 “어린이의 날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세상에 내놓은 날인 만큼 그 숭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위해 100년 전 오늘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첫 어린이날을 제정했던 그 의미가 한데 크게 어우러진 축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공연. [사진=천도교중앙총부 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 제공]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공연. [사진=천도교중앙총부 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 제공]

  박상종 천도교령은 인사말을 통해, “천도교 2세 교조 해월 최시형 선생은 어린아이도 한울님을 모셨으니 어린아이를 때리는 것은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라는 정신에 따라 방정환 선생을 중심으로 1922년 5월 1일 어린이날이 탄생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1923년 창간한 잡지 어린이를 비롯하여 ‘어린이’라는 호칭을 우리 사회에 보급하여 어린이가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업적을 남긴 방정환 선생을 기억하며 오늘의 어른들이 어린이날 제정의 뜻을 기리고 다시 이 시대의 방정환이 되어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의 어른이 될 것을 다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은 축하 영상을 통해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맞이하여 방정환을 비롯한 어린이운동 선구자들의 뜻을 기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운동을 전개하며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듯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열 번의 10년이 지난 오늘, 우리 어린이들은 평등하고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한국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면서 “지난 100년간 한국 사회는 큰 발전을 이루었고 K-컬처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문화로 발돋음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100년은 문화가 중심이 될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관부는 희망을 살리고 내일을 살리는 어린이 예술을 더욱 지원하겠다. 어린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서 방정환 선생의 돈독한 동지였으며 〈짝짜꿍〉, 〈졸업식노래〉 등 많은 동요를 지은 정순철 선생의 장남 정문화 옹은 축하 영상을 통해 아버지 정순철 선생의 생전 활동을 회상하며 “어린이날이라고 하면 세상이 살기 좋고 편안하고 행복한 그런 날로 느낍니다. 여러분 잘 지내시고 영원히 어린이날을 즐겨주세요”라고 말했다.

전야제에 참석한 도종환 국회의원은 “수운 선생님과 해월 선생님의 사상을 바탕으로 어린이 가슴 속에 한울님이 있다며, 어린이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고 100년 전 5월 1일, ‘어린이의 날’ 2만 1천 장의 선전물을 돌리면서 어린이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시작했던 어린이 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천도교소년회, 불교소년회, 대한소년단이 모여 더욱 조직적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열고 잡지를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어린이 독자투고란에 소년 문예가들이 동시를 투고하면 곡을 붙여 동요를 만들어 온 국민이 불렀던 100년 전의 어린이 날의 의미와 함께 독자투고란에 동시를 투고한 최순애, 이원수, 윤석중 등의 소년들이 〈오빠생각〉, 〈오뚜기〉, 〈고향의 봄〉 등의 동시를 투고하여 우리나라 아동문학이 시작되었음을 강조했다. 방정환 선생을 비롯한 정순철, 윤극영 등의 일본 유학을 함께했던 인물들이 또 〈색동회〉라는 어린이운동 단체를 만들어 인적, 물적 토대가 된 자랑스러운 역사임을 강조하며 100년 전 어린이날을 제정하며 거리에서 배포했던 선전물의 내용을 낭독했다.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공연. [사진=천도교중앙총부 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 제공]
“어린이날 제정100주년 기념 전야제 - 4월 그믐날 밤” 공연. [사진=천도교중앙총부 어린이날제정100주년기념사업회 제공]

이어 천도교중앙대교당 전면에 미디어파사드를 투사하여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였다. 천도교중앙대교당 전면에 새싹이 피어오르고 새순이 돋아나고 나무가 자라나듯 100년의 역사를 보여주며 방정환 선생의 얼굴이 떠오르며 또다시 100년의 새 역사가 출발하는 듯 나무가 길게 뻗어 어깨를 걸고 우뚝 솟아올랐다. 천도교의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인 천도교중앙교당은 3.1운동의 실질적인 진원지라는 의미에 이어 이날 행사로 ‘어린이날 발상지이자 어린이운동의 성지’라는 의미를 새롭게 각인시키게 되었다.

방정환연구소 장정희 소장은 어린이날 100주년의 의미를 소개하였다. 장 소장은 “어린이날이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이 기쁨은 지난 100년 동안 시련 속에서 어린이날을 만들고, 이를 지켜낸 고난의 결과”라고 말문을 연 뒤 1922년 5월 1일 첫 번째 어린이날 탄생하지 못할 뻔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100년 전 방정환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어린이를 위해 일하고 어린이를 위해 생각하고 어린이와 함께 놀자는 날로 100년을 기뻐하자고 말했다.

공연을 한 역사청소년합창단 김봄 학생은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우리 합창단이 방정환 선생님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곡을 노래했다. 일곱 살 때부터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는데, 선배들부터 지금 우리까지 어린이날마다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노래를 불러 기쁘고 특히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여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하다”며 “특히 방정환 선생님의 삶을 노래로 풀어낸 곡 <방정환>을 부르며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마음을 감동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야제를 총연출한 권호성 예술감독은 “오늘 전야제는 지나온 100년의 의미와 지난 100년의 어린이날 역사를 돌아보고 또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운동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행사의 주제를 밝히고, 이어 “5월 1일 펼쳐는 행진과 기념식 행사는 앞으로의 미래 100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하는 선언적 의미를 더한다”고 밝혔다. 4월 그믐날 밤인 이날은 어린이날의 취지와 배경, 엄혹한 시절 인격체로서 대우받지 못하던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날을 만들고 양지로 끌어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음을 강조했다.

지난 1999년 소파 방정환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며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 뮤지컬을 만든 바 있는 권호성 감독은 전야제에서 선보였는데 “20여 년 전에 만든 공연이지만 이 시대에도 울림이 있는 작품”라고 소개했다. 어린이 해방 선언 100주년 및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2023년에는 방정환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뮤지컬 등의 공연을 제작하여 선생의 정신을 선양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이금희 아나운서의 목소리 특별 출연과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에서 방정환 역을 맡은 안덕용 배우가 방정환의 대표 동화 〈4월 그믐날 밤〉을 극화하여 낭송하고, 무용극 〈불 켜는 아이〉(방정환 시),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뮤지컬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이 공연되며, 꿈나무 중창단, 노래하는 나무 합창단과 함께 작곡가 김대성의 주제곡 ‘어린이는 우리의 희망’을 대합창으로 노래하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어린이날’은 1919년 3ㆍ1운동을 계기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고 억압받는 어린이를 해방하자는 취지로 1922년 5월 1일 ‘첫 어린이날 행사’를 한 것을 기점으로 삼는다. 그동안 1923년 5월 1일로 알려진 어린이날은 그보다 한 해 앞선 1922년으로 기점으로 삼는 것이 맞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사업은 이날 전야제에 이어, 5월 1일에는 100년 전의 어린이날 거리행진을 재현하는 행진(방정환 탄생지~천도교중앙대교당)과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식(천도교중앙대교당)을 시작으로 천도교중앙총부와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어린이문화연대, 방정환연구소, 어린이도서연구회,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등 주요 아동문학단체가 공동 주관하여 전국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