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을 '인검寅劒'으로 선정했다.

1월 3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지하1층 상설전시장 과학문화실에서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 공식채널에서 국·영문 자막과 함께 해설 영상도 공개한다.

안내 홍보물 [사진=문화재청]
안내 홍보물 [사진=문화재청]

2022년 호랑이해를 맞아 첫 큐레이터 추천 왕실유물로 인검을 선정하고 소개하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 인검으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안녕하기를 기원하는 의미이다.

인검은 살상용으로 제작된 검이 아닌 의례용으로 제작된 검이다. 태어난 해를 열두 지지地支로 나누어 상징하는 동물 12간지 중 호랑이를 뜻하는 ’인寅‘자가 겹치는 특별한 때에 만들어진다. 사인검四寅劒의 경우,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제작된 칼이다.

또한,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인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에서 금金은 강직, 결단력의 의미가 담긴 ‘의義’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즉, 호랑이는 오행의 분류에 따라 ‘의義’를 상징하여 나쁜 기운을 막고,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나타낸다. 그래서 인검은 왕실에서만 만들었던 칼로 인검 제작과 소장을 통해 하늘의 신령한 힘을 빌려 벽사의 기능 뿐 아니라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고, 임금과 신하 간의 도리를 강조하고자 하였다.

공통적으로 부식을 막기 위해 오래된 철을 사용하고, 특수한 재료와 장소, 특별히 선정된 장인만 제작할 수 있었다. 선정된 장인은 복된 기운을 모으기 위한 주문을 외우며 칼을 제작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조선 후기 이규경의 책 《오주연문장전산고》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인검.  [사진=문화재청]
사인검. [사진=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현재 총 22점의 인검을 소장하고 있다. 이 중 사인검과 삼인검 2점의 인검을 선정하여 이번에 소개한다.

사인검은 검날 한 면에는 ‘사인검’이라는 명칭과 27자의 한자와 다수의 산스크리트어 주문이 새겨져 있고 다른 한 면에는 북두칠성과 28개의 별자리가 금으로 새겨져 있다. 삼인검은 사인검과 달리 인이 3번 겹치는 시기에 만들어지며 한 면에는 ‘삼인검’이라는 명칭이, 다른 면에는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다.

달력 표지 [사진=문화재청]
달력 표지 [사진=문화재청]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소장품 속 호랑이를 경쾌하게 해석한 그림을 담아 제작한 달력을 누리집에서 제공한다. 달력 속 호랑이는 치아교정기를 하거나 요가를 하며, 드론과 액션카메라를 사용하는 현재 우리 인간의 삶을 누리는 경쾌한 모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