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식민지와 점령 지역 등에서 조선 민중이 체험한 강제노동의 실상을 밝히는 책이 출간되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이영호)은 일제 침탈의 역사를 국민과 공유하고자 ‘일제침탈사 바로알기 시리즈’로 기획한 ‘징용’을 발간했다. 이는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대립이 장기화되고 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가족 배상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발간되어 의미가 크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일제침탈사 발로알기 시리즈'의 일환으로 발간된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저자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의 '일제침탈사 발로알기 시리즈'의 일환으로 발간된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저자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사진=동북아역사재단]

저자 정혜경 대표(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에 의하면, 당시 연인원 780만여 명의 조선 민중이 일본이 저지른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되었다. 그 가운데 노무자로 동원된 민중이 약 75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별 직종별로 다양한 상황이었다.

이 책은 지역별 직종별 특성을 통해 당시 조선 민중이 노무자로 경험한 양상을 독자가 풍부하게 접할 수 있도록 총 22개 주제로 집필되었다.

정 대표는 일본 정부와 기업의 자료는 물론 한국 정부가 조사했던 노무동원 피해조사 결과 약 16만 건의 방대한 자료를 검토해 활용했다.

조선 민중을 노무작업장으로 내몰았던 일본 국가총동원체제의 이해를 전제로 한반도와 일본 본토, 남사할린, 중국과 만주, 동남아시아 등 조선 민중이 노무자로 동원된 지역을 대상으로 직종별 특성(탄광산, 군수공장, 토목건축작업장, 집단농장, 하역장 등)을 제시하고, 강력한 통제 체제 아래서도 적극적 투쟁을 전개한 조선 민중의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우리 사회가 강제동원 피해라는 역사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실천 과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동안 간과했던 여성, 어린이가 작업장에서 경험한 피해 사례를 실증적으로 제시했고, 공습 피해에서도 멈출 수 없었던 강제동원의 실상을 소개했다.

일본 정부와 우익이 강변하는 강제동원 부정론의 실상을 국제노동기구(ILO)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등 국제기구의 시각에서 논박해 일본의 전시 강제노동이 국제질서가 규정한 어떻게 배치되었는가를 입증했다.

정혜경 대표는 저서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을 통해 일본의 강제노동 문제가 아시아태평양 민중의 공동 과제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일 간 역사인식 차이에서 대립관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역사적 사실을 깊이 이해하며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일본 보수우익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