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최부자댁, 나주 홍기창 가옥 등 아름다운 우리나라 민가 정원의 특징이 보존된 곳들이 문헌과 현장조사 등을 통해 선정되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립수목원과 함께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 ‘한국의 민가정원’ 24곳을 발굴했다. 양 기관이 2019년 한국정원 발굴 및 원형복원과 보존관리 등 활성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공동조사를 통해 2년에 걸쳐 찾아낸 곳이다.

'한국의 민가정원' 24곳 중 조선 후기 남원 몽심재 고택 전경. [사진=문화재청]
'한국의 민가정원' 24곳 중 조선 후기 남원 몽심재 고택 전경. [사진=문화재청]

2019년 경상도 권역에서 정원 12곳, 2020년 전라도 권역에서 정원 12곳을 우선 발굴했다. 남한 지역의 주요 민가정원의 문헌과 현장조사, 식재기록과 분석, 소유자 인터뷰 등을 통해 현황기록과 변화분석을 진행했다.

우선 발굴된 민가정원은 경상도의 경우 ▲경주 최부자댁 ▲함양 일두고택 ▲거창 동계종택 ▲상주 오복종택 ▲성주 예산리 만신댁 ▲산청군 단계리 박씨고가 ▲거창 갈계리 임씨고가 ▲문경 장수황씨종택 ▲밀양 청운리 안씨 고가 ▲고성 최필간 고택 ▲함양 노참판댁 고가 ▲함양 개평리 하동정씨 고가 등 12곳이다.

전라도의 경우 ▲장흥 죽헌고택 ▲나주 계은고택 ▲나주 홍기창 가옥 ▲장수 장재영 가옥 ▲창평 장전이씨 고택 ▲장수 권희문 가옥 ▲남원 몽심재 고택 ▲남원 죽산박씨 종가 ▲영광 매간당 고택 ▲정읍 김명관 고택 ▲익산 조해영 가옥 등 12곳이다.

함양 일두고택 전경. [사진=문화재청]
함양 일두고택 전경. [사진=문화재청]

지금까지 민가건축에 관한 연구는 진행되었으나 민가에 딸리 정원 연구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 정원이 있는 문화재 미등록 민가가 훨씬 많은 점을 고려해 과거와 현재의 정원문화를 반영하는 민가정원 기록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여기서 민가는 백성의 집으로, 궁궐, 관아, 사찰, 향교 등 공공건축과 구분되는 사적인 건축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상류주택인 궁집과 제택, 중류주택, 서민주택을 포함한다.

향후 양 기관은 등록된 문화재는 물론 등록되지 않은 민가 정원들의 3차원 입체(3D) 스캔, 360도 가상현실(VR)기록 등을 활용해 ‘디지털 민가정원’ 특별전시회도 계획 중이다.

또한, 민가정원의 기록이 한국정원사의 빈 지점을 채울 수 있는 연구 자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민가정원 관리를 위한 식재관리 안내 지침도 보급할 예정이다. 이들 정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 정원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