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사건 목격한 러시아 청년 사바틴 특별전 개최
명성황후 시해사건 목격한 러시아 청년 사바틴 특별전 개최
  •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20.10.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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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11월 11일 덕수궁에서 ‘사바틴이 남긴 기억과 공간’부제로 전시

1895년 10월 8일 새벽 명성황후의 처소였던 경복궁 건천궁에 당시 조선 주재 일본공사 미우라 고로를 필두로 한성 주둔 일본군 수비대와 공사관원, 그리고 낭인집단이 난입해 한 나라의 국모를 시해했다.

을미사변으로 불리는 이 사건을 목격한 외국인들이 있었다. 사건 전날 경복궁에서 당직을 서기 위해 출근했던 러시아 청년 사바틴과 미국인 다이 장군이 새벽 4시 그 현장을 목격했다. 그중 러시아 청년 사바틴이 그린 명성황후 시해장소 약도와 사바틴의 증언서(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소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러시아 청년 사바틴의 초상화와 조러수호통상조약(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보관). [사진=문화재청]
러시아 청년 사바틴의 초상화와 조러수호통상조약(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보관).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10월 19일부터 11월 11일까지 덕수궁 중명전 2층에서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 조선에 오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사바틴이 남긴 공간과 기억’을 부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근대 조선에 머물며 근대 건축물과 설계, 공사에 관여한 인물 사바틴(아파나시이 이바노비치 세레딘-사바틴, 1860~1921)을 조명한 전시이다.

사바틴은 1883년 인천해관 직원으로 조선에 입국해 1904년 조선을 떠날 때까지 제물포항 축조, 조선의 궁궐 건축물 및 정동 일대 근대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를 맡았다. 1896년 고종이 일제의 탄압을 피해 1년 간 피신했던 러시아 공사관 건축에도 참여해 우리 근대 건축사에 한 축을 담당했다.

19일 개막과 온라인 전시 공개를 시작으로 현장관람은 20일부터 가능하다. 특별전은 ▲프로로그를 시작으로 ▲‘조선에 온 러시아 청년 사바틴’ ▲‘러시아공사관, 사바틴의 손길이 닿다’ ▲‘사바틴, 제물포와 한성을 거닐다’ 등 3개 주제별로 전시된다.

프롤로그에서는 을미사변의 목격자인 사바틴의 기록을 소개한다. 사건 당일 목격한 사바틴이 그린 약도와 증언서가 영상으로 소개된다.

1부 ‘조선에 온 러시아 청년사바틴’에서는 그의 활동을 엿볼 수 있다. 세레딘 사바틴은 우리나라에서 ‘설덕(薛德), 살파정(薩巴丁), 살파진(薩巴珍)’ 등으로 불렸다. 그는 1883년 9월 조선에 와서 인천해관 승선세관감시원(tidewaiter)으로 일했으며 1888년 한성으로 가 궁궐 건축을 담당했다.

을미사변 후 신변의 위협을 느낀 그는 잠시 조선을 떠났다가 1899년 다시 인천으로 돌아와 1904년 러일전쟁 후 조선을 떠날 때까지 건축과 토목사업을 했다. 사바틴은 정식으로 건축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상당한 수준의 건축적 조예가 있었다고 전한다. 또한 1부 전시에서는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열강들의 대립과 갈등 속에 1884년 7월 7일 조러수호통상조약 체결과 간련된 조선 측 비준문서(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소장) 사진이 전시된다.

2부 ‘러시아 공사관, 사바틴의 손길이 닿다’에서는 러시아 공사관 건립 관련 내용을 전시했다. 러시아 공사관 건립은 러시아 대리공사 겸 총영사직을 맡은 베베르가 주도했고 최초 설계안은 건축가 류뱌노프가 설계했다. 그러나 예산상 이유로 최초 안은 실현되지 않았고 사바틴이 예산과 설계를 수정해 공사를 완료했다. 2부 전시에서 최초 설계안, 준공안의 비교, 당시 기축통화였던 멕시코 달러로 계산된 견적서, 준공이 실현되지 못한 대한제국 황제 사저, 공사관 공사대금을 요청하는 사바틴의 청원서 등 공사관 준공까지의 우여곡절을 살펴볼 수 있다.

(시계방향으로)사바틴이 관여한 것이 확실하거나 추정되는 건물들. 러시아공사관 본관과 정문 전경, 대한제국 황제의 개인주택 계획안, 독립문, 관문각. [사진=문화재청]
(시계방향으로)사바틴이 관여한 것이 확실하거나 추정되는 건물들. 러시아공사관 본관과 정문 전경, 대한제국 황제의 개인주택 계획안, 독립문, 관문각. [사진=문화재청]

3부 ‘사바틴 제물포와 한성을 거닐다’에서는 제물포와 한성에 위치한 12개 건물 모형과 사진들을 전시하는데 그중 사바틴이 관여한 것이 확실한 건물은 관문각과 러시아공사관이다. 그 외 사바틴이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물포구락부, 독립문, 중명전, 정관헌, 손탁호텔 등의 건물 사진과 모형도 만날 수 있다.

전시에서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 있는 엽서를 제작했다. 엽서의 바코드를 전시장 기기에 넣으면 가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사진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장관람은 20일부터 덕수궁 중명전 2층에서 개최하는데 관람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5시까지 입장해야 한다. 동시 관람자는 현재 30명으로 입장시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전자출입명부 작성(QR코드) 등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실시한 다. 관람객 간 간격은 2m를 준수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에 관한 정보는 덕수궁관리소 누리집(www.deoksugung.go.kr)을 참고하면 된다.

직접 관람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온라인 전시도 진행한다.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유튜브(https://www.youtube.com/chluvu), 다음 갤러리(https://gallery.v.daum.net/p/premium/sabatin) 등에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진과 영상을 가상현실(VR)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 조선에 오다' 특별전 다음 갤러리. [사진=다음 갤러리 갈무리]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 조선에 오다' 특별전 다음 갤러리. [사진=다음 갤러리 갈무리]

한편, 전시와 연계된 강연회가 11월 2일 오후 2시 경복궁 흥복전에서 진행한다. 경상대 김제정 교수가 ‘사바틴 거주 당시의 국제 정세와 한러 관계’를 주제로 강연하고 사바틴이 건립한 건청궁 내 관문각 터와 사바틴이 목격한 을미사변 현장인 곤녕합을 답사한다. 참여 방법은 10월 22일부터 문화재청 누리집, 경복궁관리소 누리집, 덕수궁관리소 누리집에서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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