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채색으로 조선시대 관북關北지방인 함경도 마을과 군사요충지를 13면에 걸쳐 그린 ‘관북여지도’가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관북여지도와 함께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에서 발견된 고려~조선초기 불상4구, 그리고 부산 복천동 11호 고분에서 출토된 거북이 토우장식 가야토기 1점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조선과 청나라 경계지역인 함경도 마을과 군사요충지를 그린 '관북여지도'. [사진=문화재청]
조선과 청나라 경계지역인 함경도 마을과 군사요충지를 그린 '관북여지도'. [사진=문화재청]

‘관북여지도’는 지리적 내용과 표현방식으로 보아 영조 14년~31년(1738년~1753년)사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이 2007년~2008년 ‘옛지도 일괄공모’를 통해 고려~조선시대 역대 지도 35점을 보물로 지정한 이후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현존하는 북방 군현지도 중 정밀도와 완성도가 뛰어나고 보존상태도 매우 좋다.

조선은 1712년(숙종38년) 청나라와 경계를 정한 것을 계기로 함경도 지역 방어에 관심이 높아졌으며, 1719년(숙종 45년) 함경도병마절도사를 역임한 이삼(1677~1735)의 지시로 함경도 지도집을 제작했다. 이번 관북여지도도 이 계보를 잇고 있다. 지도에는 지역마다 한양과의 거리, 호구수와 군사 수, 역원(驛院, 여관의 일종) 등 상세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특히 관북여지도에는 횃불과 연기로 긴급소식을 전하던 봉수烽燧사이의 연락관계를 실선으로 직접 표시한 점은 여타 지도에서 나타나지 않은 독특한 점이다. 또한 봉수 간의 거리를 수치로 제시해 이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했으며, 회화적으로도 실제 지형의 모습과 강물을 잘 표현해 도화서 화언의 솜씨로 봐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봉수 간 거리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봉화의 신호법 등을 자세하게 나타냈다는 점에서 조선 지도발달사를 잘 보여주고, 국내외 현존하는 8점의 관북여지도 중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되었다.

(왼쪽부터) 부여 무량사 5층석탑 안에서 발견된 고려 전기 금동보살좌상과 조선 초기 금동지장보살좌상, 금동아미타여래좌상, 금동관음보살좌상. [사진=문화재청]
(왼쪽부터) 부여 무량사 5층석탑 안에서 발견된 고려 전기 금동보살좌상과 조선 초기 금동지장보살좌상, 금동아미타여래좌상, 금동관음보살좌상. [사진=문화재청]

이외에도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에서 출토된 금동불상 4구는 1971년 석탑 해체 수리과정에서 발견된 것이다. 2층 탑신에서 고려 전기 보사금동보살좌상이 나와 자료가 부족한 고려 전‧중기 불교조각사를 규명할 작품으로 손꼽힌다. 1층 탑신에서는 조선 초기 양식인 아미타여래좌상, 관음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 등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 3구가 발견되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탑 봉안 아미타여래 삼존불상 중 구성과 도상이 가장 완전하고 규모가 크며 상태도 양호하다.

도굴되지 않은 5세기 가야 수장의 무덤인 부산 복천동 11호분에서 발굴된 가야 토기로 훼손되지 않았고 기대 중앙에 거북이 토우가 장식되어 있다. [사진=문화재청]
도굴되지 않은 5세기 가야 수장의 무덤인 부산 복천동 11호분에서 발굴된 가야 토기로 훼손되지 않았고 기대 중앙에 거북이 토우가 장식되어 있다. [사진=문화재청]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는 가야고분 중 도굴되지 않은 5세기 가야 수장급 무덤의 석실 서남쪽에서 발견되었다. 출토된 토기 중 깨지거나 훼손된 부분이 없는 작품으로 기대 중앙에 거북이 토우 한 마리가 부착되어 있는데, 삼국 시대 토우 중 거북이 토우는 유일하다.

문화재청은 ‘관북여지도’ 등 3건에 대해 30일 간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